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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아니어도 좋아, 비건 페스타 방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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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8. 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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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하기로 마음먹은 지 약 2달, 회사에 다니고 점심을 사 먹게 되면서 내 다짐이 무색해지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특히 "육류"는 피하고 싶어서 점심 먹을 때 고기 반찬류는 고르지 않았다. 다행히 반찬이 다양하게 나와서 고기가 아니어도 먹을만한 건 꽤 있었다. 하지만 단체로 국밥집에 간다든지 회식으로 고깃집에 가는 날엔 자의 반, 타의 반 조금이라도 먹어야 했다. 이래저래 다짐이 무뎌지고 마음이 혼란하던 때 '비건 페스타'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예매했다. 가기로 한 날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졌지만,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다. 

 

▲ 채식의 종류 (출처=비건 페스타 홈페이지)

 


비건 페스타를 둘러보기에 앞서 "비건"이란, 육류와 생선은 물론 우유와 달걀, 유제품, 꿀, 가죽제품, 양모, 오리털 등 동물성 원료 및 동물 유래 성분을 사용하거나 동물실험을 거친 식품 및 제품의 소비를 일체 거부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나는 비건은 아니고 육류와 가금류만큼은 소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세텍에서 열린 비건 페스타 (사진=슝슝)

 


제3회 베지노믹스페어 비건페스타는 학여울역 세텍에서 열렸다. 고양이 박람회에 많이 다니면서 많이 친숙해진 세텍인데 고양이 용품이 아닌 비건 페스타라니... 느낌이 색다르고 설렜다.

 

 

 

▲ 우산 빗물 털이기가 준비되어 있다 (사진=슝슝)
▲ 비건 페스타 입장 순서 (사진=슝슝)

 


비 오는 날엔 보통 우산을 담는 비닐을 나눠준다.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는 비건 박람회답게 일회용 비닐이 아닌 우산 빗물 털이기가 있었다. 우산에 묻은 빗물이 완벽하게 마르는 건 아니지만 비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빗물을 제거해 준다. 빗물을 탈탈 털어주고 세텍 입장을 위해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 앞에 보이는 기계를 통과하면 소독약이 분사된다 (사진=슝슝)
▲ QR코드를 스캔해 스마트 출입 명부를 작성한다 (사진=슝슝)
▲ 모든 절차를 끝내면 받을 수 있는 입장표 (사진=슝슝)

 


바닥에 붙은 거리두기 스티커에 유의하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가면 기계에서 소독약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온다. 그 자리에서 체온을 재고 나면 스마트 출입 명부를 작성한다. 휴대폰을 이용해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완료가 되면 티켓을 받을 수 있다. 

 

 

▲ 종이 리플릿 대신 모바일 리플릿을 제공한다 (사진=슝슝)
▲ 강연 외 부대행사가 열리는 비건 페스타 (사진=슝슝)



비건 페스타는 여타 박람회와 다르게 종이 리플릿이 없고 모바일 리플릿을 제공한다. 한번 쓰고 버리는 종이 리플릿이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모바일 리플릿이라니! 이런 곳부터 신경을 쓰는구나 싶어 신기했다. 비건 페스타는 강연도 진행하고 있었다. 특히 비건 음식 만드는 강연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은 강연 대신 구경을 열심히 하기로 하고 입장했다. 

 

 

▲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부스 (사진=슝슝)

 


소규모 부스엔 주로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다회용품을 팔고 있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대신할 대나무, 유리, 스테인리스 빨대를 볼 수 있었다. 신기했던 건 비건 푸드 랩이었다. 흔히 아는 랩과는 다르게 생겼지만 여러 번 사용할 수 있고 과일이나 야채, 빵, 접시를 덮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겉이 살짝 끈적하니 접착력이 있다.

 

 

▲ 다양한 업체가 참여한 비건 페스타 (사진=슝슝)
▲ 비건 화장품 부스도 있다 (사진=슝슝)



각종 생활용품, 화장품, 샴푸, 비누 등등 비건 인증을 받을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닐봉지도 별로 없다. 종이봉투를 사용하고, 장바구니를 챙겨온 관람객이 대다수였다.

 

 

▲ 몽크스 부처 부스 (사진=슝슝)
▲ 비건 소스와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슝슝)

 


사실 비건 페스타에 오면서 제일 궁금했던 게 음식, 특히 대체육이었다. 채식을 시작하면서 고기를 굳이 사 먹지는 않지만, 가끔 대체육이 있었으면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직 먹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체육의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제일 유명한 대체육인 비욘드 미트를 판매하고 있는 몽크스 부처의 부스에 도착했다. 몽크스 부처에선 비욘드 비프와 비욘드 소시지를 팔고 있고, 각종 비건 소스와 와인도 팔고 있다. 

 

 

▲ 비욘드 미트를 이용한 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사진=슝슝)



비건 라구 소스를 시식해봤는데 아주 진한 맛이 나는 게 신기했다. 분명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았을 텐데 심심하지 않고 맛있었다. 비건식 하면 맛없을 거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 비욘드 미트를 이용한 음식도 판매하고 있다 (사진=슝슝)



비욘드 미트를 이용한 음식도 팔고 있었다. 바로 비욘드 타코. 소시지는 품절이라.. 맛볼 수는 없었다. 일단 한 바퀴 돌아보고 먹어보기로 했다.

 

 

▲ 비건 김치를 판매하고 있는 부스 (사진=슝슝)

 


돌아다니다 보니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한식 대가 심영순 선생님의 회사에서 나온 부스였다. 동물성 재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은 향신장과 김치를 판매하고 있었다. 김치는 시식이 가능해서 먹어봤는데, 맛김치가 정말 맛있어서 2통 구매했다. 

 

▲ 허브류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슝슝)

 


식용 허브와 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포장도 종이 캐리어에 담아서 준다. 나는 이미 밭에서 바질을 키우고 있기에 구매하지 않았지만 구경만으로도 즐거웠다.

 

 

▲ 음식부터 생활용품까지 판매하는 부스 (사진=슝슝)

 


이 부스에선 비건 식품과 생활용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천연 수세미와 세제, 대나무 칫솔 등 일상생활에서 그냥 쓰는 플라스틱 제품을 대체하기에 아주 좋아 보였다. 특히 대나무 칫솔은 예상과 다르게 솔이 아주 부드러웠다. 집에 있는 걸 다 쓰고 나면 구매하고 싶어졌다.

 

 

▲ 강연이 열리고 있다 (사진=슝슝)

 


전시장 한편에선 강연이 열리고 있었다. 거리두기를 준수해 배치한 의자가 인상적이었다. 

 

 

▲ 여러 음식도 판매한다 (사진=슝슝)
▲ 비건 초밥 (사진=슝슝)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팔고 있었다. 현미 김밥이 정말 맛있게 생겨서 먹으려고 했는데 한 바퀴 돌고 오니 품절이라 못 먹었다... 그리고 비건 모둠 초밥! 친환경, 유기농만 사용한 초밥이라고 해서 정말 맛이 궁금했다. 일단 구매해서 시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동했다.

 

 

▲ 지정된 공간에서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사진=슝슝)

 


전시장을 나오면 1층과 2층에 휴게실이 있는데 바로 이 공간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1층은 간단한 디저트류, 2층은 식사가 가능했다. 여러 개를 구매해서 맛보고 싶었는데 이런 식사 공간이 마련된 게 좋았다. 


▲ 비욘드 타코 (사진=슝슝)



나는 잊어버리고 못 챙겼는데 친구는 개인 도시락 용기를 가져왔다. 비욘드 타코를 구매해 여기에 받아왔다. 또띠아에 간단한 야채와 비욘드 비프가 올라간 비욘드 타코. 일단 맛부터 봤는데 간이 세서인지 콩 비린 맛 같은 건 안 느껴졌다. 돌돌 말아 한입 먹으니 맛있었다.

 

 

▲ 비건 모둠 초밥 (사진=슝슝)



생긴 것부터 신기했던 비건 초밥! 양념된 밥 위에 제철 채소가 올라가있다. 양념된 밥 위에 제철 채소가 올라가있다. 호박잎 쌈밥도 맛있었고 가지와 곤약 초밥도 맛있었다. 곤약 초밥은 곤약의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어서 오징어 같은 걸 먹는 느낌이었다. 고추냉이, 밥이랑도 잘 어울렸다. 초밥이 먹고 싶을 때 밥 양념만 잘 만들어서 해먹으면 좋을 것 같다.

 

 

▲ 비건 아이스크림 (사진=슝슝)

 


후식은 비건 아이스크림이었다. 우유, 생크림 등이 들어가지 않았고 현미와 토종 쌀로 밥을 지어 만들었다고 한다. 난 초코 친구는 호두 맛이었다. 먹자마자 입안에 퍼지는 쫀득한 초코맛이 정말 반가웠다. 


처음으로 비건 페스타에 다녀왔는데 내 생각보다 참여 업체가 적었다. 다 둘러보는 데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행사 마지막 날이기도 하고, 비가 많이 와서 관람객이 적은 탓도 있었겠지만 더 많은 볼거리가 있었으면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게 더 많았다. 평소 주변에서 체험하지 못했던 걸 실제로 보고 만져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대나무 칫솔이나 비욘드 미트는 다음에 꼭 구매하고 싶다. 이번에 채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친구와 채식하며 느낀 이야기를 나누며 박람회장에 도착했다. 여기 모인 사람들도 다 우리 같은 마음이겠지 묘한 연대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요새 해이해졌던 마음이 다 잡혔다.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해 채식을 실천해야겠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 행사였지만, 다음번에도 난 비건 페스타에 참여할 것 같다.

 

 

 

비건 페스타

국내 최초 비건 전시회, 착한소비 비건페스타,코엑스

www.veganfest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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