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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에 돈을 쓴다는 것(부제: 루치펠로치약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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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7. 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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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구강관리'에 유독 관심이 많은 히죽이다.


작년, 엄마 품을 벗어나 처음으로 내 살림을 꾸렸다. 생애 첫 살림을 하면서 여러가지를 깨달은 바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생필품이란 게 참 귀찮은 존재'라는 점이다. 예컨대 휴지나 치약, 키친타올 같은 것들 말이다. 엄마랑 살 때는 늘 제자리에 항상 있던 당연한 것들인데. 알고보니 누군가는 늘 그곳에 물건을 두기 위해 신경 써야한다는 걸 알게됐다. 그리고 그 역할이 이제 바로 나라는 점도.

 


처음엔 뭐이리 빼먹는 게 많은지 꼭 한달에 두어번은 샴푸나 치약 같은 것들을 미리 구비해두지 않아 애를 먹었다. 머리를 감으려고 머리를 적셨는데 샴푸가 없다거나, 출근해야 하는데 치약이 없던 적이 여럿이다. 1년 정도 지나서야 비로소 생필품을 넉넉하게 구매하는 버릇이 들었다. 덕분에 요새는 생필품이 다 떨어져도 당황하질 않는다.

 

사진= 픽사베이



문제는 취향이다. 이상하게 대량으로 구매를 해둬야 하는 물건, 특히 생필품에 있어서는 유독 가격을 박하게 잡게된다. 평소 한조각에 8,000원짜리 케익은 잘도 사 먹으면서 한개에 5000원이 넘는 치약을 볼때면 고민도 없이 지나간다. 아무래도 취향보다는 가격이 우선인 것. 나만 이런가 싶었는데. 얼마 전 9,800원 하는 치약을 사겠다고 하니, 내 친구 슈니도 비슷한 반응을 하더라. "집에 치약 안 사 놨어? 너무 비싼데…"라고.


쿨하게 "그냥 써보고 싶어서"라고 답했지만, 알고보면 속으로는 꽤나 고민했다. 맨날 2,500원에서 4,500원쯤 하는 치약들을 사용했으니까. 또 대량으로 왕창 사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데, 내가 고작 치약을 이 돈 주고 사는 게 맞나 싶었다.


결국, 망설이다가 2개의 루치펠로 치약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브레스케어 루치펠로 치약(사진= 히죽)
▲브레스케어 루치펠로 치약(사진= 히죽)



전부터 루치펠로 치약은 꼭 써보고 싶었다. 누군가는 내게 마케팅에 넘어가는 호구라고 할 지 모르겠지만. 유명 여배우들이 사용한다고도 하고, 치약계의 명품이라고도 불리길래 궁금했다. 실제로 검색을 몇번 해보니 배우 이민정이 돌잔치 답례품으로 이 치약을 지인들에게 선물 했다더라. 괜히 치약 하나 바꿨을 뿐인데, 마치 셀럽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또, 여느 치약과는 달리 예쁜 패키지도 마음에 쏙 들었고.


제품은 향과 특화 기능에 따라 총 4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유칼립투스 민트향과 더불어 구취케어에 특화된 ‘미스틱 포레스트’, 소금에 절인 민트향과 함께 치태케어에 특화된  ‘민티오션솔트’, 잇몸케어에 특화된 자몽향 ‘트로피칼오션’, 루이보스 향을 담은 구강케어 특화제품인  ‘루이스랜드’ 다.

 

 

▲루치펠로 치약(사진= 공식홈페이지)



나는 미스틱 포레스트 제품을 구매했다.  ‘포레스트’라는 단어가 주는 상쾌한 이미지가 구매 이유에 한몫했다. 실제로 미스틱 포레스트를 소개하는 카피 마저도 ‘그리스 키오스섬의 무성한 녹음을 품은 치약과 가글을 한번에 만나보세요’다. 녹음이라니, 청량함이 폴폴 밀려든다. 또, 처음엔 무조건 기본을 선택하는 것이 위험수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고.

 

 

▲(사진= 공식홈페이지)

 


조향사가 만든 치약



루치펠로는 향에 신경을 쓴다. 때문에 치약을 만들기 위해 전문 조향사와 협업을 했다. 조향사와 치약이라는 조합이 어딘가 어색해 보이긴 하다. 루치펠로가 전문 조향사까지 끌어들여서 표현하고 싶었던 향은 ‘바다’다. 세계 각국의 바다에서 영감을 받은 향을 치약에 담으려고 했다. 그러니까 앞서 언급했던  ‘그리스 키오스섬의 무성한 녹음’이라는 문구도 괜히 하는 말이 아닌 것. 

 

 

▲브레스케어 루치펠로 치약(사진= 히죽)
▲브레스케어 루치펠로 치약(사진= 히죽)

 


매번 기능성을 강조한 치약만을 보다가 향기를 전면 앞세운 치약은 처음이다. 향수를 고르는 기분이 들어 신중에 신중을 가하게 된다. 실제로 사용하면 타 사 제품과 향기에서 큰 차이가 있는지는 그닥 잘 모르겠다. 너무 기본향을 고른 탓일지도 모르겠다. 루이보스나 자몽향은 좀 더 향긋하려나?


다만, 질감이나 물로 헹구고 난 후에는 일반 제품과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부드럽다. 양치를 하고 나면 꼭 입안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든다. 어릴때는 이 느낌이 들어야 제대로 양치질을 했구나 싶었는데. 나이가 들 수록 이게 다 자극이라고 느껴지더라. 가짜 개운함이 아닌 진짜 개운함이 느껴지는 듯 하다.

 

▲브레스케어 루치펠로 치약(사진= 히죽)



천연 성분은 기본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입안에 닿는 치약인데, 그것도 무려 하루 3번이상 사용하는 치약을 너무 안일하게 여겼다. 먹는 건 그토록 유기농, 안심제품을 따지면서 말이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마찬가지다. 천연치약같은 거에 곧죽어도 관심 없었지 뭐.

 

[스마트 리빙] 튜브 '띠 색깔'로 치약 등급 알 수 있다? (2019.08.01/뉴스투데이/MBC)



근데 비싼 치약을 사려고 보니 관심이 생기더라. 내 돈이 들어간 만큼 좋은 게 맞는지 확인해야하니까. 루치펠로 치약은 유해성분인 트리클로산과 파라벤, 사카린, 광물성오일, 동물성유래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자몽종자추출물, 프로폴리스 등의 천연 유래 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에 임산부나 어린이도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 어린이용 제품 라인업이 있기도 하다.


이번에 구매한 루치펠로 치약 2개 중 하나는 집에, 또 하나는 회사에서 쓰고 있다. 요새 매번 양치질을 할 때마다 기분이 더 좋은 건 아무래도 치약 때문인 것도 같다. 치약에 돈을 쓴다는 것, 낯설기도 하고 사치스러운 것 같다고도 느껴진다. 반면에 내 자신을 잘 살펴보고, 돌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이번 루치펠로 치약은 시발비용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래,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시발비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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