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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리가 왜 여기서 나와?(부제: 2019 브이라이브 어워즈 '브이하트비트' 후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2. 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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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라이브는 아이돌 팬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네이버에서 운영하고 있고 스타와 셀러브리티 혹은 프로그램 등의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로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나 아무나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사용자가 정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브이라이브에 대해선 나중에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이 브이라이브(혹은 브이앱이라 불린다)에서 처음으로 열린 시상식 브이하트비트 시상식에 대해서다. 

 

▲ 고척돔에서 열린 브이하트비트 풍경 (사진 = 이내)

 

 

#가는_길이_험난한_시상식

 

 

 

 

먼저 시상식전에 티켓팅이 있었다. 이 티켓팅은 브이하트비트의 FANSHIP(브이앱에서 제공하는 팬클럽 서비스 - 돈을 내고 가입한 자에게 우선순위를 주는 등의 혜택 제공)을 가입한 사람들에 한해 열린 거였다. 


▲ FANSHIP 혜택 (사진 = 브이라이브 사이트 캡쳐)

 

 

고척돔에서 열림에도 불구하고 내 자리는 없었다. 대기 시간만 35분이 떴다. 내 생애 이토록 많은 대기자를 본 건 처음. 4층을 갈 바엔 가지 않는다 주의여서 미련 없이 끄고 양도 전쟁에 참여했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가격의 양도들뿐. 그러다 엑스원의 슬픈 불참 기사(ㅠㅠ)가 나오고 나서야 표를 구했다.

 

 

#FANSHIP_부스_이건_괜찮네?

 

 

▲ FANSHIP가입자만 이용가능 했던 부스의 대기공간 (사진 = 이내)

 

 

공연 하루 전날 FANSHIP 부스에 대한 공지가 올라왔다. FANSHIP가입자만 입장 가능하며 입장 때에 핀 버튼+스티커+음료 교환권을 준다는 공지였다. 부스에서 음료 한 잔도 제공하는 점이 좋았다. 더불어 대기 장소도 제공하는데 부스 장소가 내 예상과 다르게 실외여서 놀랐으나 대기 장소에 가득한 난로를 보고 '그래도 괜찮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파도 나름 푹신하고 난로도 따뜻하고 덕분에 괜찮게 대기할 수 있었다. 팬들이 공연장에서 대기할 때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잘 파악하고 있는 거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이 FANSHIP부스로 들어가는 입장 줄이 너무너무 너-어무 길어서 힘들었다. FANSHIP가입자 수와 공연 티켓이 나간 수들을 알 텐데 사람 수에 비해 작은 부스공간이 아쉬웠다. 부스가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의 반 정도는 대기 공간으로 쓰였어도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

 

▲ 사진인화서비스에서 내가 뽑은 사진들 (사진 = 이내)

 

 

그래도 제일 좋았던 건 사진 인화 서비스였다. 브이하트비트에서 제공하는 사진을 인화해서 간직할 수 있는 서비스였는데 기대보다 사진도 예뻤고 여기서만 뽑아서 간직할 수 있다는 점이 소장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또 문제는 있었다. 무한으로 뽑을 수 있다는 설명과는 다르게 사람이 몰려서 한 장 뽑고 나면 입장 줄부터 다시 스는 무리수가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몰린 건 팬들이 젤 원했던 서비스였던 게 증명된 셈 아닐까.

 

#놀라운_라인업

 

 

▲ '2002'를 부르는 중인 앤 마리(사진 = 이내)

 

 

정말 말 그대로 놀라운 라인업들이 있었다. 브이앱이면 대부분 아이돌이 많이 해서 당연히 수상자들과 출연자도 아이돌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무대에서 갑자기 앤 마리가, 갑자기 넬이. 정말 왜 네가 거기서 나와???? 하는 어리둥절함이었다. 앤 마리는 '2002', ‘Friends’를 부른 영국 싱어송라이터. 가수 이름은 몰라도 노래를 들으면 대부분 아는 가수 일텐데 무대매너도 좋았고 고척돔에 울리는 사람들의 떼창도 인상 깊었다. 넬은 말하기도 입 아픈 국내 유명 밴드 올해가 데뷔 20주년이란 얘기를 들었다. 넬의 라이브를 어디 가서 듣겠냐 하는 마음으로 재밌게 즐겼다.

 


나야 둘 다 너무 좋아하는 가수들이어서 즐겁게 라이브를 들었지만 브이라이브 시상식에서? 굳이? 이 가수들이? 하는 생각을 떨칠 순 없었다. 넬은 나도 한 번 브이앱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자주 한다거나 특별한 브이앱을 하지 않는데 어째서...?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래저래 놀라운 라인업이었다. 

 

 

 

 

#이거_왜_해요?

 

 

오늘도 느껴지는 "이거 왜 해요" 스러운 의문. 사실상 부문에 대해서도 그래서 이거 왜 받는 건데? 하는 게 많았다. 선정기준들을 알 수 없었다. 그냥 상을 받으면 받는 가 보다 했고 무대를 하면 무대를 하는구나 싶었다. 시상식다움이 보이지 않았고 어떤 주제를 가지고 열린 시상식인지 알 길이 없었다. 브이앱에서 색다른 콘텐츠였다거나 가장 화제가 됐다거나 하는 수상의 이유들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모르겠단 답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냥 내내 이런 가수들이 있구나 싶었던 시상식이었다. 상 이름도 그 점에서 한몫했다. 어떤 이유로 무슨 상을 받는 건지 모르겠는 상 이름들. 이런 이름들이 있었다.

 


VLIVE GLOBAL ARTIST TOP 12(브이라이브 글로벌 아티스트 톱 12)
VLIVE GLOBAL ROOKIE TOP 5(브이라이브 글로벌 루키 톱 5)
THE MOST LOVED ARTIST(더 모스트 러브드 아티스트)
THE MOST LOVED WEB SERIES(더 모스트 러브드 웹 시리즈)

 


이게 브이라이브에 초점이 맞춰진 시상식이 맞는지, 그냥 가요 시상식이 아니었나 할 정도로 수상자는 가수에 몰려있고 상 분야도 아티스트, 루키 등으로 점철되어있었다.

 

▲ 퇴장하다 찍어본 브이하트비트 무대 (사진 = 이내)

 

 

또한 공연장 안의 질서가 최악이었다. 인력 부족인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라운드를 그냥 걸어 다니고 통로에 그냥 서 있고 플랜카드나 슬로건 등으로 시야 방해가 되는데도 아무 제지를 하지 않는 진행요원들. 덕분에 공연 중에 갑자기 일어서서 봐야 했던 공연도 있었고 괴성에 놀라기도 했다. 심지어 퇴장할 땐 가깝게 도로로 나갈 수 있던 길목을 막고는 주차장 길목이라 차가 올 수 있단 안전 문제를 거론하며 한쪽 길만 터줬는데 덕분에 공연장을 강강술래 할 수 있었다. 관객 퇴장 시간에 길목을 정리하고 동선을 짜줬어야 맞는 건데 한 바퀴를 돌게 해놓고 도는 길에 안전요원 하나도 없어서 모두가 길을 헤맸다. 

 


나는 좋아하는 가수들의 무대를 잘 봤고 바깥의 부스들도 잘 즐겨서 엉망인 시상식 내용에 비해 즐겁게 즐기다 오긴 했지만 본 시상식이 갈 길을 잃고 구멍이 많아서 그냥 대충 축제나 행사를 즐기고 온 기분이 들었다. 다음에 만약 열린다면 무슨 이유로 열렸을까, 브이라이브의 특징이 뭔지 등의 기준을 세워서 진행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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