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우리나라 음원사이트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멜론, 한 해 동안 멜론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별들의 공을 치하하는 자리인 멜론뮤직어워드에 좋은 기회를 얻어 다녀올 수 있었다.
이번 2019 멜론뮤직어워드에는 내가 좋아하는 방탄소년단이 라인업에 추가되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기대를 하고 갔다. 매년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레전드 무대를 갱신했기 때문이다.
# 시간을 알차게
당일 표를 줄 일행과 만난 시간은 2시정도로 꽤 이른 시간이었다. 일행은 초대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른 시간에 줄을 서야만 좋은 자리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일찍 올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늦게 간다면 아무리 초대권이 있다 한들 들어가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멜론뮤직어워드 측에서는 그저 초대권을 뿌릴 뿐 얼마나 들어갈지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늦을 수록 뒤로, 좋지 않은 자리를 얻는다.
만약 내가 초대권을 얻었다면 새벽부터 줄을 서야만 코앞에서 스탠딩으로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좌석이라면 시간에 맞춰 들어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일찍올 필요가 없다. 특히 고척 주변에는 이렇다 할 부대시설(음식점, 즐길거리, 휴식공간)이 별로 없는 데다가 많은 팬들이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길바닥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나는 5시까지 점심을 먹고 간단한 정비 후에 고척 주변을 배회하면서 화장실을 찾아다니는데 시간을 거의 다 사용했다. 특히나 화장실의 경우에는 고척돔 안에서는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한 자리를 선정했다면 거기서 화장실 용무까지 다 마치고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망원경은 필수템
그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들어간 멜론뮤직어워드의 하늘석 전경이다. 나는 고척돔의 4층 맨 끝열 (일명 하늘석)에서 전경을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이 사진은 줌을 한 모습으로 이것보다는 좀 멀리 떨어져 있었다. 가수들은 사진에 보이는 만큼 면봉 수준으로 보이기에 얼굴을 보고 싶다면 망원경을 구매해 구비해 두는 것을 추천한다.
나는 무대 보는것에 방해가 되는 편이라 개인적으로 망원경을 추천하지는 않으나 전광판도 잘 보이지 않는 자리라면 망원경을 필수로 챙기길 바란다.
#최고의 멜론뮤직어워드 무대는?
2019 멜론뮤직어워드는 팬들 사이에서 연말무대 맛집이라 소문이 나있다. 매번 흥미로운 무대가 펼져지기 때문이다. 각 가수들의 세계관이나 스토리텔링에 맞는 다양한 VCR과 무대를 보는 재미가 있다. 흥미로웠고 호기심을 자극한 무대는 투모로우 바이 투게더(이하 투바투)의 무대였다.
왼쪽 아래에서 보이듯이 투바투 멤버들은 스크린 아래에 누워서 춤을 췄다. 방송 송출에서는 서서 춤을 추는 것처럼 송출됐지만 실제로는 스크린에 반사된 바닥에서 춤을 춘 것이다.
특히 그림자를 통해서 투바투의 타이틀 곡인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의 스토리를 설명한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왜 소년의 머리에서 뿔이 솟아났는지에 대해서 한편의 구연동화를 본 듯해 팬이 아닌 타돌 팬들에게도 흥미로운 시간이었을 것 같다.
이 밖에도 강다니엘, 마마무, 헤이즈 등등 많은 가수분들이 무대를 꾸며주었는데 감동적인 무대를 하나 꼽으라 하면 잔나비의 무대를 꼽고 싶다. 가요계 비보와 맞물려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그 무대로 위안을 받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잔나비의 히트곡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부를 때에는 많은 가수들도 따라 부를정도로 회장을 휘감는 따스한 기운이 느껴졌다. 밴드의 보컬을 담당하는 최정훈의 목소리는 옛감성을 물씬 담고 있는 매력적인 보이스를 가졌다. 음원으로 노래를 들었을 때 힘있는 목소리라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데 라이브로 들어보니 편안하면서도 울림이 확실히 전해지는 목소리를 가졌다고 느꼈다. 마치 마음까지도 릴렉스 되는 기분이 들어 반신욕을 하는 것 같았다고 말하고 싶다.
# 역시 피날레
대망의 피날레는 방탄소년단이 꾸며주었다. 무대 시간이 40분 정도로 꽤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어 단독콘서트를 온 기분이었다.
연말무대가 즐거운 이유 중 하나는 콘서트에서도 볼 수 없는 무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9 멜론 뮤직어워드에서는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의 인트로 곡인 페르소나가 등장, 히든 스테이지로 깜짝 무대를 펼쳐주었다.
인트로 곡이란 앨범의 전체적 분위기를 나타내는 지표곡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곡은 데뷔 초 앨범인 Skool Luv Affair 비트를 재작업한 곡으로 팬들에게는 의미가 깊은 곡이다. 이 곡을 라이브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인 셈이다.
이후 상남자부터 디오니소스까지 무대를 쭉 이어갔는데 한시도 쉬지 않고 몰아치는 무대에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였다. 러닝타임이 길기도 했지만 무대 구성이 촘촘히 짜여있어 나중에 팬들이 영상을 보고 분석해 놓은 글을 보고 나서야 내가 본 것들이 그런 의미이구나를 알 수 있었다.
특히나 나중에 알고나서 놀라웠던 것은 마지막 디오니소스의 무대가 '그리스 전통 결혼식'에서 착안했다는 점이다. 디오니소스의 무대에서는 왕관 별자리, 꽃잎을 뿌리는 여성들, 기름먹인 망토를 두른 남자들, 말, 부채 등등 여러 상징적 의미가 나온다. 이 모두가 결혼을 의미하는 것이며 방탄소년단은 늘 열성적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 방탄과 아미의 결혼식을 준비해 준 것이란 걸 알고 무한한 감동을 먹었다.
# 연말무대의 특별한 즐거움
빅히트(방탄소년단 기획사)는 무대에 여러 세계관 힌트를 구성 해두는 것을 좋아한다. 이 영상은 이제 많은 팬들에 의해서 새롭게 해석되고 의미를 부여 받을 것이다. 지금도 여러가지 가설이 생겨나며 다음 앨범에 대한 힌트를 찾아내고 있다.
이처럼 연말 무대는 팬들에게 상상력과 즐거움을 안겨다 준다. 연말 무대가 즐거운 이유는 단순히 무대가 멋있어서도 있겠지만 숨겨진 의미가 있는 VCR과 함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무대구성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가수들의 무대를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는 다채로운 음악들을 눈으로 보고 듣고 즐기는 것은 새로운 보물을 발견하는 것과도 같은 기분이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재밌는 음악으로 눈과 귀에 즐거움을 선사해 주시길 바라며 내년에도 또 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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