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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 왔어, 아델 기다렸잖아(feat. 아델 신곡 리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1. 12. 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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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5일 유니는 어느 때와 다름없이 디깅을 하던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유튜브의 알람이 띠링하고 울렸다. 아델이었다.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던 그날, 나는 다시금 설레는 마음으로 아델의 곡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34살의 그녀가 30살의 아델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그리고 어떤 회고록을 들고 올지 기대를 하면서 말이다

# 아델, 왜 이제 왔어


아델은 나의 기억 속에서 언제나 아름답게 그래미 상을 들고 웃던 모습으로 기억되어 왔다. 그러나 그녀는 출산이혼성대에 대한 문제 등 여러 풍파와 순간을 겪으며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장장 6년간의 기다림 끝에 30살의 아델을 기록한 싱글 앨범을 들고 말이다.
 
그녀가 잠시 대중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었던 이유는 꽤나 중첩적이다. 이전부터 그녀의 성대는 여러 번 성대 수술을 해왔지만 혹이 나고 피가 흐르는 등 고질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어 왔고 2017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될 뻔했던 콘서트는 아델의 성대 문제로 취소가 되기도 했다. 이때쯤 그녀는 다시금 성대를 되돌리기 위한 수술과 훈련을 시작해야 했고 이혼을 했으며 아들을 지켜 내기 위해서 2년간의 법정 공방을 치러야 했다.
 

# 아들아, 나는 너를 사랑해

 

불행은 한꺼번에 온다는 말이 있다. 아델은 스트레스가 심하고 술을 아무리 먹어도, 숙취로 고생해도 이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다 친구에게 울며 전화를 할 정도로 심각한 불안과 우울, 피로감을 호소했다. 그러한 슬픔은 그녀의 앨범 ‘30’의 ‘My Little Love’에서 자세히 나타난다.

이 곡은 아들에게 자신이 왜 행복을 위해서 이혼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아들을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호소 깊은 노래이다. 그러면서도 Outro에서는 얼마나 무섭고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지를 절절하게 털어놓는다.
 
곡을 듣고 있는 내내 아델의 슬픔이 적나라하게 느껴져서 힘들었다. 담담한 곡 진행에서는 이전 아델의 ‘Hello’나 ‘Rolling in the deep’과 같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슬퍼진다.
 

# 나 노력했어
▲ 팬들에게 오랜만에 자신의 소식을 전했던 아델 (사진=아델 인스타라이브 캡처)
 

위태위태하던 다행히 6년 동안 든든하게 지켜주는 남자친구를 얻었고 건강하게 자라는 아들을 보며 차차 안정감을 찾았다. 견디기 힘든 상황으로 살이 찌면서 건강이 위험해지자 역도, 서트 푸드 식이요법 등을 통해 살을 45kg이나 감량하기도 했다. 그녀는 살을 뺀 것은 나의 신체와 정신적인 안정감을 되찾기 위해서라는 말을 전했다.
 

공백기 동안 그녀는 천천히 자신을 돌보면서 자신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아들과 나 그리고 가수 아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아델의 ‘30’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To Be Loved’에서는 역시나 아직도 아프고 두려우며 자신을 마주 보는 것이 힘들지만 시도하고 배우며 말하고 이해하며 자신을 사랑하고 구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역시 이 곡도 이전의 아델의 스타일과 달리 담담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를 가지고 있다. 사실 대중의 입맛을 완벽히 갖췄다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트랙이라 생각된다. 그래도 나는 이 곡을 아델의 30살의 회고록 중 가장 멋있는 곡이라 말하고 싶다. 아델이 어떻게 자신을 보듬고 살펴왔는지 그 공백을 나에게 말해주며 마치 나에게 위로를 전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중들 그리고 자신과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해 이 곡을 담담하게 불러내는 라이브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 나를 이해해 주길 바라
▲회색으로 빛을 잃었던 아델의 세상 (사진=Easy On Me 뮤직비디오 캡처)
 

 

아델은 이혼 후 심각한 불안 증세를 느껴야 했고 자신이 해야 할 말,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온전히 바라보고 하나씩 버리고 쌓아가는 시간이 필요했다.
 
타이틀, 그리고 선공개 곡인 ‘Easy On Me’는 아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팬들에게 자신이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를 이해해 주길 바라는 아델의 모습이 담겨있다. 또한 미숙했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강에 잠겨 있는 듯했지만 이제는 여길 떠나 다시금 시작해 보겠다는 그녀의 다짐이기도 하다.


MV는 폐허가 된 집에서 단출한 짐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는 그녀의 모습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여행길에서 그녀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이들, 결혼을 해 행복하게 웃는 부부, 차에서 떨어져 나오는 악보를 마주친다. 자신을 무겁게 짓눌렀던 요인들로부터 해방되는 순간 비로소 그녀는 회색빛의 세상에서 생기를 되찾았다.
 
아델의 ‘Easy On Me’ 뮤비를 보면서 그리고 ‘30’에 수록된 그녀의 일기를 들으면서 ‘괜찮아졌구나 노력했구나 그리고 사랑하고 살아가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다. 그녀의 30살은 아프지만 치열했다.

▲ 다시금 생기를 얻은 아델의 모습 (사진=Easy On Me 뮤직비디오 캡처)
 

아델의 ‘30’은 총 12곡 총 58분 26초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아델은 스포티파이 측에 ‘30’을 들을 때는 셔플 기능을 없애 달라 요청하였는데 그 이유는 앨범이 가지고 있는 유기성 그리고 감정선 때문이다. 그렇게 들어보니 하나씩 넘어가는 곡의 페이지에서 그녀의 삶을 쭉 돌아볼 수 있었고 ‘아델이 공을 참 많이 들인 앨범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 곡을 듣는 이 그리고 자신에게 위로를 하기 위한 아델의 라이브 (사진= To Be Loved 라이브 영상 캡처)
 


아델의 30살과 변화된 그녀의 가치관이 궁금하다면 소중한 그녀의 곡들을 셔플 없이 그리고 선택 없이 들어 보길 바란다. 짙은 가을을 생각나게 하던 그녀는 어느새 겨울 그리고 이른 봄을 기대하게 만드는 목소리로 변했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와 노력이 당신에 꼭 닿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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