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 슈니다. 나의 글을 꾸준히 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내가 응원하는 기아타이거즈는 2021년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기아가 9위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왜 또 야구 콘텐츠를 들고 왔냐고? 바로 ‘포스트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은 1위부터 5위까지의 팀들이 경쟁을 하여 최종 승자를 가려낸다. 포스트시즌을 야구팬들은 ‘가을야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든 팀의 목표가 ‘가을야구’일 정도로 포스트시즌은 중요하다.
코로나19이후 프로야구 관중 입장률은 계속해서 변화되어 왔다. 2020시즌은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인해 5월에 무관중으로 개막을 했고, 그 후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관중 입장을 10%, 30%, 50%까지 늘렸다가 다시 심해지면 관중 입장을 줄이기도 했다. 2020시즌의 포스트 시즌은 썰렁하게 치러졌다. 작년 NC다이노스의 우승을 ‘직관’한 팬은 1,670명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이후, 첫 100% 관중 입장에다가 취식도 허용한다는 소리를 듣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녀왔다.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3차전.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난 기아팬이다.
오래간만에 다녀온 사람 많은 야구장은 그야말로 헬게이트였다. 입장부터가.
맥주 사는 곳은 줄을 무려 20분 넘게 서있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던 직관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다.
‘야구장’하면 치맥. 이건 국룰이다. 코로나가 앗아간 즐거움 중 하나인데, 드디어 야구장에서 치맥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종합운동장 역에서부터 음식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광경을 보며 ‘아, 정말 차차 예전처럼 돌아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중 100% 입장에 취식도 허용되었지만 아직 코로나 시국이 끝나지 않았기에 응원할 때 제한적인 부분들이 많았다.
준플레이오프 이전 와일드카드 1차전. 두산과 키움의 경기였는데 육성 응원이 너무 컸다. 중계로도 다 들릴 정도. 원칙적으로 육성 응원은 금지되었지만 팬들이 흥분한 나머지 육성 응원을 했던 것이다. 이후에 KBO측에서는 육성 응원을 이전보다 더 강하게 금지시켰다.
준플레이오프 때에도 마찬가지. 육성 응원은 금지되었고 홈런 및 적시타 등이 기록될 때 육성 응원이 가장 많이 방지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상황 시 응원가를 틀지 않았다. 아파트나 남행열차 같은 ‘떼창곡’들도 이번 가을야구에서는 들을 수 없게 됐다. 마스크 끼고 하는 육성 응원은 안되고 취식은 허용한다는 이 알 수 없는 규제에 많은 야구팬들의 반발을 샀지만, 뭐 어쩌겠는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응원하는 수밖에.
육성 응원을 제한시키면 클래퍼로 응원하면 된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갔던 두산의 응원석은 그야말로 열정 그 자체였다. 응원단장의 리드 아래 팬들은 하나가 되었다. 나는 두산 팬도 아닌데 계속 일어나서 클래퍼 응원을 하니 그 자리에서만큼은 두산 팬이었다. 이런 응원 분위기를 야구팬들은 2년 동안 그리워했다.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없어져서 야구장에서 목이 쉬어라 우리 팀을 응원하고 싶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엘지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에게 10점을 헌납하며 경기를 내줬다. 5회에 6점을 내준 것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보는 내가 답답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엘지 팬들은 9회말까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깃발을 흔들며 클래퍼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야구팬들의 이런 모습이 나를 계속 야구장에 오게 하는 것 같다. 이성우 선수의 마지막 타석이 포스트 시즌이어서. 마지막 인사를 팬들에게 직접 건넬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친 공이 2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렇게 2021년 엘지의 야구는 끝이 났다.
모든 야구팬이 같은 마음이겠지만 최종 우승한 한 팀 빼고 마지막은 쓸쓸하다. 엘지는 졌지만 팬들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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