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제목에 두아리파를 들어봤냐고 물어봐 당황스러울 것 같다.
근데 정말로 물어보고 싶다 두아리파의 음악을 들어봤냐고, 들어보지 못했다면 당장 지금 들어보라고. 이번 콘셉트가 유니의 마음을 크게 흔들어버렸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두아리파는 런던 태생의 모델이자 가수이다. 아버지가 록 가수였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많은 노래를 듣고 자랐다. 그 결과 그녀는 어머니의 고향인 알바니아에서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가수가 되었다. 처음부터 이름을 떨치지는 못했기 때문에 클럽에서 도어맨을 하거나 모델 등 다양한 직업을 병행했다. 현재는 모델로서도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중.
아마 TV에서도 몇 번 광고를 통해 그녀의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입생로랑에는 새로운 자유라는 모티브의 LIBRE 향수가 론칭하면서 그녀를 모델로 쓴 광고가 있다. 광고의 깔리는 음악은 두아리파의 ‘FREE’라는 곡이다. 정식 음원은 아니지만 그녀의 안정적 고음을 맛볼 수 있어 유튜브를 통해서 자주 듣는 마성의 곡이다.
여리한 몸매와는 달리 그녀는 울림통이 큰 편이다. 고음보다는 허스키한 중저음이 매력적이다.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고음이 빠지고 리드미컬하고 안정적인 중저음이 메인이 되는 그루비한 음악을 잘 소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두아리파가 고음을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은 깨길 바란다. 그녀는 CD를 씹어 먹은 듯한 안정적인 라이브로 유명하니까 말이다. 실제로도 그녀는 이번 3월 15일에 진행된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팝 보컬 앨범 상을 수상했다. 그래미의 선택을 받은 보컬 앨범이라니 그녀의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음색에 대한 믿음이 확 가버린다.
내가 지금 뿅 가있는 음악을 듣기 전 두아리파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한 것은 'New Rules' 덕분이다. 이 음악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 자부할 수 있다. 메가 히트곡으로 틈만 나면 스트리밍 된 곡이기 때문이다.
내용마저 시원한 키, 자기주장 강한 눈썹처럼 자기주장이 매우 강하다. 이 곡을 관통하는 주제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가 나에게 치근거릴 때 해야할 행동 하나, 그의 전화를 받지 않을 것 둘, 그를 집 안으로 들이지 말 것, 셋, 그와 친구 사이가 되지 말 것이라는 규칙이다 . 미적지근한 관계를 이어가는 친구 혹은 자신에게 당부하는 당찬 음악. 정말 미치게 매력적이다. 그녀는 이 곡으로 빌보드 6위,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얻었고 그녀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영국의 경우 자신의 나라 가수 노래를 많이 듣기 때문에 영국 차트 1위는 더욱 의미가 깊다.)
이후 그녀의 노래는 내 플레이리스트 상위권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다 이번 신곡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그녀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그녀에 대한 관심을 지피게 되었는데 바로 이 곡은 'We’re good'이다. 제목에서부터 쿨내가 스프라이트 샤워만큼 터진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식어 외로움을 느끼게 된 화자는 창문에서 굿바이를 하듯이 좋은 이별을 하자고 말한다. We’re good이었다고 쿨하게 말이다. 각자의 길을 가는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더 이상의 과도한 터치는 하지 않겠다는 약속.
다 무너져 가는 타이타닉 안에서 가재가 탈출하면서 끝나는 뮤직비디오도 노래에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마치 좁은 수족관에서 미적지근하게 붙어 있던 가재의 사이가 파도가 들이닥치면서 떨어지게 되는 것이 이별을 상징하는 것 같다.
정말 내가 생각하는 그녀의 모습을 적절하게 녹여 놓은 듯한 내용이다. 그녀의 당찬 모습은 노래에도 표현이 되어 있다. 멋진 신여성 같은 모습에 다시 한번 홀라당 그녀에게 빠져들어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두아리파가 이러게 자기주장만 강한 노래를 하는 것은 아니다 색깔이 정말 다양한 아티스트이기에 여러 가지 콘셉트를 소화한다. 예를 들면 최근 복고의 유행으로 디스코적인 느낌을 살린 음악 같은 'Leviating' 같은 곡 말이다.
리드미컬한 박자감에 짝짝하면서 나오는 박수소리,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춤을 추는 여성들, 반짝이가 가득한 공간 등 복고 디스코 느낌이 물씬 난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 복고는 아닌 정말 뉴트로 함이 잘 어울린다. 귀엽게도 사랑이 둥둥 떠있고 이 은하수에서 우리는 우리만의 길을 가자는 귀여운 고백송이라는 것도 재밌다.
뮤직비디오 속 두아리파의 모습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반짝이로 가득하지만 묘하게 촌스럽지 않는 느낌. 과하지 않아 보는 내내 재미가 있다. 이처럼 두아리파는 음악을 귀로 듣고 눈으로 보도록 공을 들인다. 이런 점이 그녀가 베스트 팝 보컬 앨범을 받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현대의 음악은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특히 두아리파의 경우 보이는 음악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아 더욱 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도 역시 두아리파라고 입을 모아 칭찬하고 싶다. 그녀의 열정과 패션 그리고 노래들은 언제나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준다. 그녀의 신곡이 나온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틈만 나면 곡을 재생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팝송이라는 뜻이다. 글에서 미쳐 다 설명하지 못한 그녀의 곡들이 많다. 곡 그녀의 보석 같은 보컬을 검색해 즐겨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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