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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PARADE 흑인 여성의 긍지, 비욘세

PEOPL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7. 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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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monade' 앨범의 스틸컷 (출처=비욘세 공식 홈페이지)

 

 

유니는 꽤 오랜 시간 팝을 들어왔다. 아마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마이클 잭슨이나 아바의 곡을 들었을 것이다. 그 덕에 일찍 팝의 매력에 눈을 떠 굉장히 얕고 넓은 덕질을 꾸준히 해왔다. 그런 나의 마음에 들어와 둥지를 틀어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팝의 여왕 비욘세 (Beyonce)다.


비욘세는 어떻게 간만 보던 나를 코어 비하이브(비욘세 팬의 이름)로 만들었을까? 생각해보니 내가 음악을 즐기는 방향에 딱 맞는 노래들을 부르고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노래가 주는 청각적인 즐거움과 함께 상징, 의미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면에서 비욘세의 노래는 단순하지 않았다. 그 속에는 인권에 대한 깊은 생각들이 담겨 있었다.


# 비욘세, 인권을 노래하는 사람 

▲ 'Lemonade' 앨범의 스틸컷 (출처=비욘세 공식 홈페이지)



내가 소제목을 이렇게 붙인 이유는 비욘세에 대한 나의 인상 때문이다. 흔히 비욘세 하면 건강한 몸매, 팝의 여왕, 제이지의 부인, 싱글레이디라는 키워드가 먼저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사실 그녀의 노래를 잘 들어보면 약자의 인권을 사수하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가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Beyoncé BLACK PARADE (Official Audio)


특히 이번 비욘세의 싱글 앨범 'BLACK PARADE'를 들어보면서 더욱 강하게 느꼈다. 지난 6월 19일 비욘세는 깜짝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재킷 이미지는 까맣고 글씨는 하얗게 대조적으로 강인해 보인다. 그 이유는 바로 그녀의 뿌리 흑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BLACK PARADE는 미국 땅 마지막 흑인 노예가 해방된 날인 6월 19일을 기념해 발매되었다. 최근 경찰의 강경 대응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으로 그녀도 흑인으로써 목소리를 높이고 선한 영향력을 선사하고 싶어 발매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가사 구절을 살펴보면 흑인 문화, 스킨색 등을 사랑하는 그녀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Drip all on me, Ankh or dashiki print
난 멋이 흘러, 앵크 십자나 다시키를 입으면

Ooh, melanin, melanin, my drip is skin deep, like
오, 멜라닌, 내 피부색이 짙어서 멋이나

I can't forget my history is her-story
나는 잊지 못하겠어 나의 이야기가 담긴 역사를

 

 

▲ 비욘세 'Lemonade' 앨범 스틸컷 (출처=비욘세 공식 홈페이지)



이런 구절들 말이다. 앵크 십자 다시키는 고대 이집트 문명 및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의상이다. 아름답고 짙게 빛나는 피부를 자랑하고 멋진 전통 의상을 입었음을 알리는 구절. 곳곳에 나타나는 그녀의 흑인 뿌리에 대한 존경과 사랑이 보인다.


# 흑인 그리고 여성

▲ 2016년 BET 어워드 Freedom 무대를 같이 한 비욘세와 켄드릭 라마 (출처=빌보드 공식 홈페이지)

 


사실 그녀는 BLACK PARADE 앨범 이전에도 흑인 그리고 여성에 대한 인권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루는 다양한 노래를 불러왔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여성에게서 나온다 부르짖는 Run The World (Girls)나 자유를 갈망하는 Freedom 같은 곡이 대표적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인 Freedom은 흑인이 외쳤던 자유에 대해서 노래한다. 이 노래는 흑인 여성으로서 인권 신장에 앞장서는 비욘세와   black lives matter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는 흑인 인권 운동 문구) 운동을 지지하는 인물인 켄드릭 라마의 만남으로 완성됐다.

 

Freedom freedom I can't move
자유여 자유여 움직일 수 없어요

Freedom cut me loose!
자유여 나를 풀어주세요


Freedom에서 피처링을 한 켄드릭 라마는 랩을 통해 강경 대응으로 목숨을 잃은 흑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오해를 야기한 상황과 총을 들고 다가오는 백인의 총구멍. 상황이 생생히 그려지는 듯했다. 

 

 

▲ 켄드릭 라마 보그 화보 (출처=보그 코리아)



켄드릭 라마는 자신이 직접 겪은 흑인 빈민가의 상황을 노래하는 흑인 래퍼이다. 그런 사람이 절규하듯 내뱉는 말들은 참 멋지면서도 가슴이 시리다. 흑인의 인권 신장을 위한 노래의 제목이 자유라니. 보이지 않는 족쇄인 인종 차별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Beyoncé performs 'Run the World (Girls)' at the 2011 Billboard Music Awards

 


또한 내가 비욘세를 정말 사랑하는 이유는 여성으로서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아직 여성의 인권에 대한 체계적인 개념이 잡히지 않았을 무렵 나는 그녀의 'Run The World (Girls)' 빌보드 무대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었다.


2011년 빌보드에서 그녀가 나에게 보여준 퍼포먼스는 여성으로서의 긍지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힘은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동등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디오 퍼포먼스. 지구를 한 손으로 드는 그녀의 모습에서 나는 원더우먼을 느꼈다. 그때부터였을까 그녀는 나의 인생의 롤모델이 되었다.



▲ 황금색 옷을 입고 노래를 열창하는 비욘세 (출처= W 코리아)



비욘세는 팝 아티스트로서도 최고의 경지에 올랐지만 다양한 시도, 음악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신의 보이스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의 자존감과 노력 모든 것이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인다. 


가수는 단순히 노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의미를 깨닫게 해주고 긍지를 피워야 할 순간 불씨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번 BLACK PARADE 앨범에서 다시 한번 그녀의 검은 파워를 느끼게 되었다. 흑인 여성으로서 지금의 상황이 가슴 아프고 서글프다 느꼈을 것이다. Freedom의 마지막에는 나에게 'Lemon'(시고 떫은맛)을 줬다면 그것을 'Lemonade'(달콤하고 맛있는 맛)으로 만들겠다는 구절이 있다. 이 말처럼 유쾌하게 흑인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긍지를 표현한 그녀의 용기 그리고 현명한 대처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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