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히죽이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하면 좋을까. 나의 이 복잡한 심경을 말이다. 애시당초 처음부터 직감했다. 결코, 이 감정이 가벼운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어쩌면 꽤 길게 내 마음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여전히 감정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시작은 드라마 한편이었다. 그놈의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가 이 감정의 모든 발단이었다. 친정에서 우연히 본 이 드라마에서 극중 주인공 '하루'에 푹빠져버렸던 것. 드라마가 끝나면 자연히 이 감정도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껏 여러 남주를 그렇게 보내왔듯이 말이다. 하지만 틀렸다. 어하루가 끝난지 1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여전히 하루, 아니 '로운'에게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엔 찐인 게 확실하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어하루로 하루에게 입덕한 후로, 계속해서 로운을 찾아보게 됐다. 결국엔 이 마음을 고백하는 글까지 썼었더란다.(히죽의 로운 입덕글이 궁금하다면 ‘여기’) 어느새 연기하는 로운이를 넘어서 자연스럽게 본진인 SF9까지 보고 있었다. 하도 여러 영상을 보았더니 의도치 않게 SF9 멤버들의 이름도 모두 알게 됐다.
최근에는 새 노래까지 나왔는데, 덕분에 주구장창 무대영상을 보고, 노래를 듣다가 중독돼 버렸다. 이제는 목소리만 들어도 어떤 멤버인지 구분하는 건 물론, 슬슬 멤버들이 나왔던 과거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씩 찾아 보고 있는 중이다. 로운이 외에는 관심 없어 라며, 단호했던 내 마음은 조금씩 풀어졌다. 다원이가 세상 귀엽게 느껴지고, 휘영이 얼굴에 감탄하고, 인성이 짤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아, ‘V앱’이란 것도 깔았다. 이걸로 이번 신곡 쇼케이스도 봤다. 이젠 부정해봤자 소용없다. 인정한다. 나는 결국 로운으로 시작해 SF9에 입덕하고 말았다. 입덕이란 게 오랜만이라 그런지. 해보니까 참 좋더라. 때로는 남편보다 더 설레기도 하고.
이 좋은 걸 나 혼자만 할 수는 없지. 이 글을 보는 여러분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SF9을 소개한다.
SF9(에스에프나인)은 지난 2016년 FNC엔터테인먼트 선보인 9인조 그룹이다. 멤버로는 영빈, 인성, 재윤, 다원, 로운, 주호, 유태양, 휘영, 찬희가 있다.
‘SF9’이라는 이름의 뜻은 ‘Sensational Feeling 9’의 약자다. 먼저, S는 ‘Sensational’을 뜻한다. 이는 ‘세상을 놀라게 할 소년들’을 뜻한다. 또한, F는 FNC엔터테인먼트를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9는 한자 '오랠 구(久)'를 숫자로 형상화 한 것으로, 팀의 활동과 인기가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를 포함했다고 알려졌다. 이같은 의미를 반영해 SF9의 팀 인사 역시 ‘To be sensation(센세이션이 되다)‘이다.
참고로 SF9의 팬덤 이름은 ‘Fantasy(판타지)’다. 자세하게 살펴보면 팬덤 명에도 여러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개중에 가장 좋아하는 건 ‘SF9과 판타지가 함께하는 매 순간이 판타지 같을 것’ 이라는 뜻이다.
나는 비주얼에 상당히 약한 편이다. 잘 생기고, 예쁘면 사족을 못쓰는 타입, 일명 '얼빠'가 바로 나다. 저마다 잘 생겼다, 예쁘다의 기준은 다 다르다지만, 내 경우에는 모두가 인정하는 보편적인 잘 생김, 예쁨을 선호하는 편이다. SF9도 마찬가지다. 누가봐도 잘생긴 애들을 모아놨다.
확실히 SF9의 최고 매력 포인트는 비주얼이다. 보통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멤버 하나쯤은 비주얼 구멍이 있기 마련인데. 아무리 봐도 로운이를 비롯해 SF9 멤버들은 하나같이 비주얼이 완성형이다. 그렇다고 피지컬이 딸리는 것도 아니다. 무려 평균키가 181cm다.
방송에서 보면 유독 SF9 멤버들의 키가 작아 보이는데. 이게 다 로운이 때문이다. 로운이의 키에 대해서는 192cm이다, 아니다로 논란이 있었는데. 얼마전 공식적인 키가 알려졌다. 189.7cm란다. 덕분에 로운이 옆에만 서면 멤버들이 상대적 꼬꼬마가 된다. 근데 알고보면 피지컬 죄다 좋다구요.
내게 볼거리가 얼마나 있냐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워낙 옛날에 팬질을 했던 터라 떡밥에 목말라 있는 편이다. 예를 들면 중학교 때, 열렬히 좋아했던 보아가 있다. 2005년 걸스온탑으로 입덕했는데. 두달 남짓 짧은 활동 후, 일본으로 가더니 다음 앨범이 5년 뒤에나 나왔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유튜브 같은 게 없어서 행활동을 하면 조처럼 얼굴 보기도 어려운 상황. 5년간 떡밥이 메마르다보니 마음도 척박해지더라.
반면, SF9은 볼거리가 진짜 많다. 요즘 팬들은 정말 부러운 게 유튜브도 꾸준히 올라오고, 시시때때로 브이앱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데뷔 전 출연했던 일종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d.o.b'나 멤버 전원이 출연했던 드라마 '클릭유어하트'는 필수다. 찬희와 로운이가 출연한 드라마도 봐야하고, 고등래퍼2에서 휘영이 모습도 놓치지 말아야지.
게다가 활동은 또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2016년 데뷔이래 앨범이 10장이나 있다. 내게는 4년치 떡밥이 밀려 있는 셈. 요새는 볼거리가 정말이지 너무 많아 행복하다.
SF9은 정말 좀 더 유명세를 얻을 법한데, 결과가 좀 아쉽다고나 할까. 얼마전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음원이 50위 권에 들었다고 좋아하던 멤버들 모습에 마음이 울컥했다.
냉정하게 아직까지는 찰떡이라고 할 만한 노래를 못 만난 것도 같다. 그나마 지난해 나왔던 'Good guy'가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반면, 지난 6일에 선보인 '여름향기가 날 춤추게 해'는 어딘가 모르게 약간 애매한 것도 같다. 오히려 '별을 따라'같은 청량한 느낌이 더 잘 어울린다.
시기도 참 안맞는 편이다. '어하루'로 로운이가 제법 덕후 몰이를 했는데. 기세를 이어나가려고 하니 코로나가 터져버렸다. 또, 이번에 컴백했는데 소속사에서 잡음이 들려오기도 했고. 여기에 로운이 몸상태도 좋지 않다니. 참 매번 상승세를 타려고만 하면 뭔일이 터진다. 운이 참 안 따라준다.
아무튼 나도 이제 판타지다. 요즘에 하도 SF9을 찾아보니 남편이 은근히 질투를 한다. 공식 팬클럽까지 가입한 걸 알면 아마도 기절하겠지?
얘들아, 누나가 참 좋아해. 남편 다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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