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를 다량 포함하고 있어 아직 11-12화까지 보지 않았다면 주의하세요!
대탈출을 리뷰한 적 있는 이내, 대탈출의 PD인 정종연PD가 새 프로그램을 하는데 내 상태가 말이 아니다. 나는 제발 끝나지 말아 주세요 와 제발 다음 편 좀 빨리 주시면 안 될까요? 더 주시면 안 될까요? 를 같이 외치는 사람이 되어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아는 사람마다 붙잡고 제발 ‘여고추리반’ 좀 봐주시면 안 돼요? 애원하고 있다. 이렇게 재밌는 걸 혼자 알 수 없다는 마음이 끓어올랐다.
처음엔 그냥 내가 추리를 좋아하고, 대탈출을 좋아했고 재재와 크라임씬에서 대활약한 박지윤이 출연한다는 점에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청했다. 그렇게 매주 금요일을 기다리면서 같이 달린 결과 현재 12화까지 나온 상태, 나는 그저 악! 소리만 지르며 뭔데 그래서 뭔데!!!!! 를 반복한다. 재밌다. 이 프로그램. 근데 진짜 더 주시면 안 돼요? 나 여고추리반 더 보고 싶어요!
여고추리반은 한 줄 요약하면 새라여고로 전학을 온 5인방(재재, 박지윤, 최예나, 장도연, 비비)이 추리반에 들어가서 새라여고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비밀을 파헤쳐가는 미스터리 어드벤처이다. 매주 내 머리는 쥐어뜯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5인방의 케미가 돋보여 여기저기서 ‘여고추리반’을 전파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모르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TV에서 방영하는 예능프로그램이 아니기 때문. 오직 티빙에서만! 금요일에 2화씩 업데이트되는 오리지널 콘텐츠라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확실히 자율성이 있고 프로그램의 특성을 지켜서 스토리를 이어가기엔 좋은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여고추리반’은 자신들만의 세계관 안에서 뚝심 있게 스토리를 지켜가는 프로그램으로 이 스토리를 따라가게 만들었다. TV에 방영되던 비슷한 다른 프로그램들은 상황들이 대부분 1-2화 만에 끝나고 다음 상황으로 넘어가는 옴니버스 형태였다면 ‘여고추리반’은 2-2반의 전학생으로 상황 안에 직접 캐릭터로 들어가 실시간으로 상황을 맞닥뜨린다. 대탈출의 경우도 상황플레이를 하나 그들은 갑자기 고립된 상황에 떨어지고 그들의 자리는 원래 없었던 이방인일 뿐이다. 그리고 더 흥미진진한 건 ‘여고추리반’이 방송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 안에서 등장했던 중요한 인스타그램 계정(@goinggoing03)과 유튜브 계정(닭새라tv)을 실제로 만들어 스토리 밖 시청자들도 볼 수 있게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밸런스로 멤버들을 짰을까 싶을 정도로 서로를 북돋아 주고 케어해주는 모습에 다섯명의 멤버들 모두 푹 빠져버렸다. 추리 퀸의 면모를 보여주는 박지윤, 새라여고의 모든 정보를 암기하는 듯 기억하는 재재, 새로운 사고를 보여주는 비비, 소중한 비밀게시판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중요한 존재 장도연, 그리고 제일 필요한 여고추리반의 마이쮸 예나까지. 이제는 한 명도 없거나 다른 인물이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설정상 같은 반, 같은 학년의 같은 추리반 친구들이므로 반말도 하고 친근감 있게 이름도 부르고 선생님들에 대해 얘기도 하면서 예상외로(?)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도 상기시킨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 정말 같은 반 친구들 중에 이런 추리반 친구들이 있을 것처럼 다섯 명을 응원하게 된다. 너희 꼭 이 음모를 파헤쳐줘!
내가 지금 리뷰를 작성하는 이유, 그건 11화 12화의 여파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보라고 영업할 때도 당장, 지금 들어오라고 난리를 친다. 왜냐면 지금이 제일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 초반의 아기자기하고 귀엽고 코믹했던 추리반의 결이 완전 달라졌다. 무섭고 쫄리고 거대한 음모가 S반을 둘러싸고 있다. 4화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믿을 놈 하나 없다’라는 말을 하게 될 만큼 새라여고의 인물들 모두 의심 점을 갖고 있다. 분명 다 착하고 좋으신 분들이었는 데란 생각을 다 깨트려놓았다. 학교 안 사람들은 다 경계대상이다.
‘여고추리반’의 가장 중심 사건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더니 더 큰 사건으로 번졌던 ‘나애리-고인혜 컨닝사건’이었다. 그저 괴롭힘당하고 거기에 굴복해 컨닝을 하게 만든 학교 폭력 사건인 줄 알았는데 이게 학교 깊숙한 다른 음모로 이끄는 열쇠였던 셈이다. 이 사건으로 추리반은 S반에 관련되고 추리반 담당이라는 '김정호'쌤과 더 소통하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 스토리에서 제일 먼저 풀어줬으면 하는 의문점들을 몇 개 뽑아보았다.
아마 11-12화를 본 사람들이면 이 소리를 가장 많이 할 것이다. 그래서 김정호쌤 대체 뭔데??? 정말 머리를 쥐어뜯고 싶었다. 추리반 발등을 제대로 찧었다. 초반에 그냥 찝찝했다. 재재가 말하듯이 이 사람은 왜 추리반 아지트 비번을 안 쳤지? 하지만 재재가 말하지 않았다면 찝찝함도 없이 그저 알싸-한 마늘치킨 좋아하는 선생님인줄 알았을 것이다. 그 발언후부터 왠지 맘이 안놓이는 선생님이었다. 이상한 운명론을 말하질 않나… 그치만 이게 다 맥거핀일 가능성은? 당연히 찝-찝하지만 있긴 있다. 원래 진짜 빌런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지금 4화가 남은 시점이니까 빌런이 등장할 때가 아닌가? 정말 혼돈스럽다.
나애리와 고인혜, 컨닝사건 이후 고인혜는 S반에 남고 나애리는 사라졌다. 그 후 고인혜라 추정되는 사체가 등장하고 나애리는 행방불명되었다. 그리고 둘의 흔적이 학교에 나타났다. 도대체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았을까? 그리고 끊임없이 고인혜가 자살이 아니라며 추리반에게 신호와 단서를 주는 인물은 누구일까? 추리반의 추리는 나애리가 죽고, 고인혜가 힌트를 주고 있다는 방향으로 잡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애리가 살아있고 죽은 건 고인혜가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힌트를 주는 인물을 계속적으로 정말, 고인혜가 ‘자살’했다고 생각해? 라고 묻고 있었다. '자살'에 포인트를 맞춘 질문들이었는데, 죽은 사람이 바뀐 거라면 정말 고인혜가 ‘죽었다’고 생각해? 라고 묻지 않았을까? 그리고 단서 중 고인혜와 나애리의 통화를 미뤄봤을 때, 고인혜는 무척 아픈 상태였다. 그런 상태의 인혜가 학교에 숨어서 추리반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 인혜가 살아있는 상황이라면 둘을 도와주는 또 다른 인물이 힌트를 주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인물은 누구일까, 유력 인물로 닭새라tv 계정 운영자나 아직 정체가 확실치 않은 김정호쌤, 그리고 분량이 있는데 활약이 없는 사서쌤이 아닐까 생각한다.
닭새라tv는 그저 학생이라기엔 너무 많은 정보를 알고 있고 김정호쌤은 무리가 있긴 하지만 모든게 수사를 위해서였다면 가능한 점이 있다. 그러나 이들 중 내가 제일 주목하는 인물은 사서쌤이다. 처음부터 도서관에 책을 옮기게 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도서관에서 교지편집부의 물건을 발견하게 했으며, 학교 예전 화재 사건을 다루던 교지편집부가 도서관 공간을 이용했는데 사서쌤이 교지편집부가 조사하던 내용을 몰랐을까? 아니면 사서쌤도 비밀을 간직하고 있을까 의심된다.
추리반의 비.게(비밀게시판)에서부터 시작된 초록색 약에 대한 궁금증. 현재 초록색 약은 양호쌤과 S반 담당인 구연산쌤의 감독을 거쳐 S반에 제공된다. 이 약은 부작용이 있지만 집중에 큰 영향을 준다. 전에 추리반이었던 추희선 선배는 S반 합격 후 추리반을 탈퇴했다는데 전학생 5인방이 추리반에 들어간 후 공용 폰으로 연락을 해와 초록색 약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약 하나를 받아간 상태, 아마 이번 주 내용에 초록색 약에 대한 정보를 추희선 선배가 가져오지 않을까 싶다.
예고로 잠깐 나오길 '마약'성분 함량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도대체 어떤 성분이길래 고인혜가 그렇게 아파한 거고 사라질(죽을) 수밖에 없었을까. 그리고 간간히 보여준 상상인지, 실제 장면인지 모를 약에 관한 장면들 속에서 고인혜에게 '각성'이라 표현을 쓰고 '2단계' 준비해주세요 라고 말한다. 이 학교는 거대한 실험장이었을까? 비비가 얘기했듯이 이걸 추리반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초록색 약에 다가갈수록 문제가 커지는 듯 보인다.
이외에도 90년대 새라여고의 화재 사건과 살아남았던 ㄷ양, 그리고 독고실장님, 아직 공사 중인건물, 급식실 뒤편의 공간 등등 궁금한 게 너무 많이 쌓여있는데 16화가 마지막 화라고 한다. 지금부터 4화만을 남겨둔 상황. 그런데 추리반을 도와줄 인물이 하나도 없다. 앞이 캄캄해 보인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 것 같다. '여고추리반'이 설계한 거대한 세계에서의 엔딩은 어떨까? 진짜 대탈출 시즌3의 마지막처럼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엔딩이 나오진 않겠지 싶어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무것도 안 풀어주고 다음 시즌으로 넘긴다면 속 터져서 죽을 것 같다. 그렇지만 또 이 다섯 명이 다시 보고 싶어서 시즌 2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긴 하다. 그래도 사건 알려주고 시즌 2도 주세요. 저 욕심 많아요. 여고 추리반 또 볼 거에요. 안되면 여고는 또 전학 가면 되지 아직 2학년 1학기도 안 지났는데, 안되면 여대도 있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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