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은 주관적인 모낭염 치료 후기입니다.
정슈니 29년 인생, 피부 트러블이 거의 없다시피 살았다. 여드름이나 뾰루지도 그냥 집에서 짜도 덧난 적도 없었고. 그래서인지 피부에 뭐가 나면 바로 짜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매우 좋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런 습관 때문에, 짜면 안 되는 염증까지 짜버렸다. 바로 모낭염이다. 모낭염이라는 것도 처음 들어봤다. 나같이 모낭염에 '모'자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 포스팅을 작성하기로 했다. 피부에 뭐가 났다면 일단 짜지 마세요. ㅠㅠ
피부에 나는 것은 다 여드름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뭐가 났다고 무조건 짜면 안 되는 거였다. 처음 모낭염이 난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콧속에 뭐가 난 것인지 멍든 것처럼 아팠다. 별거 아니겠지~ 싶어서 짜려고 했는데 코안 쪽에 나서 짜기가 쉽지 않았다. 시도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하루 이틀이 지나도 코는 계속 부어오르고 세수할 때 살짝만 건드려도 아팠다. 코에 무슨 일이 난 걸까. 바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 모낭염 : 세균에 의해 모낭에 발생한 염증 질환 [출처 : 네이버 건강백과]
진단명은 바로 모낭염. 콧속 피부 모낭에 염증이 생겨서 부은 거라고 했다. 모낭염은 피부 표면에서 과다증식한 세균이 털을 통해 피부 속으로 침투하여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 것. 그러니까 피부 표면에서 세균이 피부 속으로 침투했다는 거다. 원인은 손톱 균인 것 같다고도.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정기적으로 네일아트를 했기 때문에 손톱이 항상 길었다. 그리고 비염이 심해서 계속 코를 만지는 습관도 있었고. 아마 손톱 세균 덕에 코안에 모낭염이 생긴 것 같다는 게 의사 선생님의 의견이었다. 그날은 항생제랑 소염제를 처방받았다. 그렇게 항상제랑 소염제를 이틀 정도 복용했을 때, 이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고? 더 아팠고 코는 점점 땡땡 부어서 건드리기만 해도 엄청 아팠다. 결국 다시 이비인후과를 찾았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는 째는 수밖에 없겠다고 하셨다.
일단 코안에 있는 털을 자른다. 그리고 빨간약으로 1차 소독을 한다. 10분 정도 소독약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 후에, 엄청나게 긴 주사를 놓는다. 으....염증이 다 터져서 흐르고 난리가 났다. 다신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경험이었다. 너무 아파서 소리를 지를 힘도 없었다. 주사를 맞고 나면 도구를 이용해서 남은 염증이 없게끔 다 짜준다. 마지막으로 2차 소독을 하고 거즈로 코안을 막아주면 끝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녀왔는데 종일 기가 빨려서 제정신이 아니였다. 다 필요 없고 진짜 너무 아프다. 병원에서는 염증이 아물 때까지 이틀은 거즈를 빼지 말라고 했다. 너무 불편했다. 그 후로 다짐했다. 다시는 뭐가 났을 때 짜지 않겠노라.
하지만 이 다짐을 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아, 나는 또 모낭염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매일 마스크를 끼고 다녔더니 입 주변에 뾰루지가 올라왔다. 힘들었지만 짜지 않고 버텼다. 며칠이 지났는데도 안 없어지길래 트러블 패치를 붙였지만 계속 커질 뿐이었다. 결국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 말았다.
열심히 짜보았지만, 아프기만 하고 염증은 조금 나오다가 말았다. 그러고 잠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입이 정말 퉁퉁 부어있었다. 결국 또 병원을 찾았다. (이날은 입술 위쪽에 나서 피부과를 갔다) 선생님께선 말씀하셨다.
"정말 열심히 짜셨네요. 하지만 이제 다시는 짜면 안 돼요"
지난번에는 코안에 염증이 났기 때문에 내가 짤 수가 없었다. 그때는 주사를 주입한 후 도구를 이용해 마무리했었는데, 이번에는 피부 겉면에 난 상처기 때문에 주사를 놓는 방법은 쓰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리고 이번엔 내가 집에서 일부를 짜낸 상황이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압출해 주시고 항생제와 소염제를 처방해주셨다.
모낭염마다 치료 방법이 다른 건가 해서 여쭤보니, 똑같은 모낭염이어도 염증의 크기와 위치 등에 따라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해주신다고 한다. 크기가 작으면 그냥 소염제와 항생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처럼 염증이 너무 크거나 내가 무리해서 짠 경우에는 주사 처방을 하시거나 선생님께서 직접 압출을 해주시거나 한다. 사실상 구멍이 뚫려있을 땐 압출을 무리해서 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하셨지만, 이번엔 압출 후 연고와 항생제, 소염제를 처방해 주셨다. 압출할 때 눈물이 또르르 흘렀다. 이번의 경험으로 인해 다시 한번 다짐했다. 다시는 짜지 않으리. 제일 좋은 건 혼자서 짜지 않고 병원에 가서 먹는 약으로만 치료하는 것이다. 짜는 건 너무 아파요.ㅠㅠ
나는 궁금해졌다. 여드름이 하나씩 날 때마다 병원을 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모낭염과 여드름을 어떻게 구분하지?
위에서 언급했듯이, 모낭염은 피부 모낭염은 피부 표면에서 세균이 피부 속으로 침투하여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 것이다. 그에 반해, 여드름은 피부 속에서 과도한 피지 생성으로 인해 피부 속에서 피지가 정체되어 생기는 것.
모낭염과 여드름을 가장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면포(피지 덩어리)의 여부라고 한다. 여드름은 부위를 압출하게 되면 노란 피지 덩어리가 나오는 반면에, 모낭염의 경우에는 압출하더라도 면포가 나오지 않는다. 살짝 눌러보고 면포가 나오면 여드름, 나오지 않으면 모낭염인 셈이다. 하지만 압출이 정확한 방법이라고 해서 자가 압출을 하는 것은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되도록 전문가와 상의 후 병원에서 압출하는 걸 권장한다고. (출처 = 네이버 건강백과)
일반적으로 남성의 경우, 면도를 하므로 여성보다 모낭염이 더 많이 발생한다. 세균이 털을 통해 피부 안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들 또한 족집게와 눈썹 칼을 통한 털 제거 후에 모낭염이 생기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모낭염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흉터나 색소 침착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자. 모낭염은 재발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도대체 이건 무슨 염증인 거야. 아오. 짜증나.
이건 당연한 얘기겠지만 손으로 얼굴을 만지지 않는 것이 좋으며, 면도기, 족집게, 눈썹칼 등 피부에 직접적으로 닿는 제품들을 꼭 소독해서 쓰도록 하자.
두 번의 아픔을 겪은 후, 나는 다짐했다. 이젠 절대 얼굴에 무언가 났을 때 짜지 않겠노라. 그리고 얼굴에 손대지 않겠노라. 상처에 세균이 들어가면 생각보다 훨씬 더 아프니 무언가 났을 땐 손대지 말고 고민하지 말고 가만히 놔두자. 나처럼 개고생하지 않길 바란다. 약 바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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