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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추천] 우울의 심연을 노래하다, Sia(시아)

PEOPL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3. 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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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단발에 반반으로 나눠져 한쪽은 검은색, 한쪽은 밝은 블론드로 얼굴을 가린 가수를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 몰라도 이 소절 하나만 듣는다면 '아 그 노래!' 하고 생각날 것이다.

 

Sia - Chandelier (Official Music Video)

 

 

그 곡은 바로 상들리에다. "I'm gonna swing from the chandelier from the chandelie" 이 단 하나의 소절로 모든 이들에게 자신의 한을 마음껏 표출시켜버리는 그녀의 이름은 바로 Sia(시아)이다.

 

 

 

#삶의 끝자락까지 가본 그녀의 이름은 Sia(시아)

 


그녀는 1975년 생으로 기타리스트였던 아버지와 예술강사였던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났다. 자연적으로 음악적 상상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환경이었고 그녀 역시도 음악을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님이 이혼을 하면서부터 아버지가 심각한 우울감으로 가끔 다른 인격을 내비치는 정신장애를 앓게 되었다. 그 아래 자라던  어린 그녀에게도 약간의 불안감이 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불안한 어린시절을 보내며 시아는 13살에 대마초를 접하는 등 탈선을 일삼는 불량 소녀로 자라게 되었다. 청소년기에는 음악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밴드를 결성하면서 본격적으로 음악가 생활을 이어가나게 된다. 그러던 중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아 줄 남자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차차 안정을 찾아갔다.

 

▲ 트레이드 마크인 가발을 쓰고 노래하는 시아의 모습 (사진 출처 = ABC News)

 


하지만 안타깝게도 첫사랑이었던 그가 교통사로로 목숨을 잃게 되면서 시아의 이성의 끈도 끊어지게 된다. 그녀에게 남자친구는 안식이었고 집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그녀는 심각한 마음의 방황을 겪게 되었다. 그녀의 우울감이 정점을 찍은 것은 2010년 We Are Born 앨범을 내면서이다.


남자친구의 부재 속에서도 그녀는 살아가려 노력하고 노래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We Are Born 앨범으로 어느 정도 유명세를 얻게 된 그녀는 유명해지는 대신 뜬소문과 각종 억측과 성적 등으로 더욱 불안감이 증폭됐다고 한다.

 

 

#두려움 속의 시아

 


그렇게 방황하는 시절 동안 그녀는 자살기도를 하거나 마약과 술에 빠져사는 우울하고도 깊은 심연의 시기를 보내게 된다. 음악활동을 접고 모든 것을 끝내고 싶었지만 공교롭게도 당시의 레코드 계약사와의 계약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앨범을 하나 더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녀는 심각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 앞에 서는 것이 무서웠다. 때문에 얼굴을 머리로 가리고 1000 Forms of Fear라는 앨범을 내놓게 된다. 바로 이 앨범의 타이틀 곡이 우리가 알고 있는 Chandelier다.


 

 

#Chandelier, 그녀의 슬픔 집약체

 

 

▲ 시아 Chandelier에서 절망감을 연기하는 매디 지글러 (사진 출처 = 시아 chandelier 뮤직비디오 캡처)

 


여기서 Chandelier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을 수가 없다. 슬픔과 절망에 빠져 있는 그녀를 빛으로 구출 시켜준 곡이기 때문이다. Chandelier 가사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I'm gonna swing from the chandelier from the chandelier
(나는 샹들리에를 타고 흔들릴 거야,
샹들리에를 타고)

I'm gonna live like tomorrow
doesn't exist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 거야)

 

 

두려움의 1000가지 형태라는 앨범명과 같이 Chandelier 그녀의 삶을 아주 적나라하게 녹여낸 곡이다. 1,2,3 drink라 외치며 상들리에처럼 흔들린 인생을 살아간 그녀는 의지할 곳 하나 없이 매일 술과 약에 절여져 있었디. 흔들리는 시야 속에서 그녀는 살려달라 외치고 있었다.


이런 간절함을 대중들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스멀스멀 빌보드 차트에 오르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정점을 찍어버린 것이다. 그녀의 나이 41, 가장 어두운 밑바닥 심연의 감정으로 그녀는 많은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


 

 

#의외로 친숙한 시아의 곡들

 


팝송을 잘 듣지 않는 이들에게 시아라는 이름을 각인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시아의 곡들을 듣고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Titanium이다.

 

 

David Guetta - Titanium ft. Sia (Official Video)

 


다비드 게타와 시아가 공동으로 제작한 곡으로 다비드 게타의 4집 리드싱글인 
Titanium은 시아가 우울한 시기를 보내던 2011년에 세상에 공개됐다. 그 당시 빌보드 10위권에 머무르며 각종 화려한 파티, 월드컵의 주제가로 사용됐었다.

 


이 곡은 사실 케이티 페리, 알리샤 키스와 같은 당시 최고의 주가를 누리던 팝스타들에게 녹음을 부탁했었으나 거절을 당한 비운의 곡이다. 이 곡의 시아 목소리는 가이드 버전으로 시아는 자신의 목소리가 담기기를 거부했으나 녹음을 해줄 사람이 마땅치 않자 다비드 게타가 그녀의 가이드 버전으로 앨범을 내게 된 것이다. 사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참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그 당시 시아는 약물치료를 받으며 작곡가로 살기로 막 결심을 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곡이 큰 성공을 얻으며 시아는 점점 더 메이저의 세계로 발을 내딛게 된다.

 

Sia - Cheap Thrills ft. Sean Paul (Lyric Video)

 


Titanium이나 Chandelier 처럼 그녀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어디서인가 한 번은 들어본 듯한 곡이 또 있다. 바로 
Cheap Thrills이다. 이 곡은 시아가 Chandelier로 곡의 임팩트를 확실히 줬다면 Cheap Thrills는 sia라는 가수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곡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7월달 Cheap Thrills는 빌보드 1위를 찍는다. 
마돈나 이후로 40대에 빌보드 1위에 오르는 영광을 얻은 가수는 시아가 두 번째라고 한다. 그 당시에는 리아나의 work, 드레이크의 One Dance와 같은 쟁쟁한 곡들 사이에서 조금 늦게 1위를 찍어 더욱 의미가 깊은 곡이다. 직전에 나왔던 우울감이 가득했던 노래와 달리 Cheap Thrills는 톡톡 튀는 비트는 시아의 보컬이 마냥 우울감에만 어울린다는 편견을 깨기에도 충분했다는 평을 받는 곡이다.


 

 

#시아의 숨겨진 명곡들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지만 그 중 하나를 꼽자면 바로 
탄탄한 앨범 수록곡 때문이다. 시아는 사실 곡을 작사 작곡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으로 마돈나, 비욘세, 리한나와 같은 거물급 스타들에게 곡을 팔기도 했다. 


그런 그녀의 곡 중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명곡이 있다. 그 중 첫번째는 
Big girl Cry이다.


1. Big Girl Cry

 

 

Sia - Big Girls Cry (Official Video)

 


사실 감정의 폭우와 같은 Chandelier와는 다른 느낌의 곡이라 어떤 이는 심심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곡이다. 하지만 이 곡의 장점은 그런 
덤덤한 곡 진행 속 숨겨져 있는 그녀의 처절함과 살려는 발버둥에 있다. 평이하고 하이노트가 그닥 많지 않은 곡 안에서 가사를 살펴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I may cry, ruining my makeup
(난 메이크업을 망치며 울 수 있어)

Wash away all the things you've taken
(네가 가진 것들을 모두 씻어버리지)

And I don't care if I don't look pretty
(내가 안 예뻐보여도 상관 없어)

Big girls cry When their hearts
are breaking
Big girls cry When their hearts
are breaking
Big girls cry When their heart is
breaking
(다 큰 여자도 마음이 힘들 때는 울어)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굉장히 불안하고도 힘든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속에서 기댈 곳이 하나 없을 때 강해보이기 위해서 괜찮다는 말로 거짓 가면을 썼을 지도 모르겠다. Big Girl Cry는 그런 내 모습을 벗겨내 울게 만들어 준 곡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냥 다 컸다는 이유로 엉엉 우는 것이 창피하다 느껴질 때가 있다. 다 큰 어른이 되어서 힘들 때 누가 어깨를 들썩이며 울어?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 큰 성인이어도 마음이 힘들 때는 펑펑 울 수 있다는 그녀의 경험에서 나는 큰 위로를 받았다.

 

▲ 시아의 감정을 표정과 몸짓으로 표현해 내는 매디 지글러 (사진 출처 = 시아 Big Girls Cry 뮤직비디오)

 


뮤비에서는 그녀의 시그니처 걸이라고 해야할까 무용수인 Maddie Ziegler(매디 지글러)가 오직 얼굴 표정과 몸짓만으로 그녀의 고통과 감정을 그대로 표출해준다. 음악과 해석과 뮤비는 그렇게 함께 어울러져 위로와 공감을 전달해준다.

 

 

 

2. Bird Set Free

 


두 번째 곡은 Bird Set Free 이다. 그녀가 우울의 극치에 달했을 Chandelier 때와는 달리 2년 후 싱글 앨범이 Bird Set Free를 냈을 때는 우울의 감정을 이겨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 관전의 포인트이다.


이 곡의 묘미는 그녀가 나는 노래를 하며 내 자신을 발견한다. 음정이 박자가 맞지 않더라도 나는 계속 노래할 것이다. 자유로운 새가 되어서 계속 노래할 것이다라 외치는 목소리에 있다.

 

Sia - Bird Set Free (Live From SNL)

 

 


일부러 공식 음원이 아닌 그녀의 라이브 무대를 가져온 것도 그런 이유이다. 사람의 목소리는 삶의 무게를 반영한다고 한다. 그녀의 삶의 무게 때문일까 그녀는 매력적인 쇳소리가 난다.  이 곡은 그런 삶의 소리가 아주 잘 들리는 맛이 있는 곡이다. 어떻게 보면 Chandelier보다 더욱 처절하다고 할 수 있는 곡이라 생각한다.

 

 

재밌는 점은 그녀는 여전히 얼굴을 가리고 대중 앞에 서길 꺼리지만 삶을 완전히 놓아버릴 생각이었던 Chandelier 앨범과는 달리 그럼에도 불고하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는 감정의 변화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얼마나 노래를 사랑하고 전부라 생각하는지까지도 너무나도 생생히 느껴진다. 후반부 감정이 터지는 부분에서 그녀가 내는 처절함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제대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불쑥 고개를 들곤 한다.

 

▲ The Graham Norton Show에서 라이브로 열창을 하는 시아의 모습 (사진 출처 = sia vevo 유튜브 영상 캡처)

 


내가 시아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울감을 필터 없이 진하게 보여준 그녀의 용기 때문이다. 노래를 통해서 어느정도 해소된 듯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가면을 벗지 않고 있다. 그녀가 어떤 감정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서고 노래를 이어갔을지 그 감정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참 멋진 여성이라 생각한다. 곡도 그녀를 닮아 매력적이고 감동적이고 굳건하다. 만약 울음이 필요한 이라면 시아와 함께 우울의 심연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겠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당신의 우울감도 시아처럼 조금이나마 나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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