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추천_스토리형 게임 ’테일즈위버’ (부제: 원작 ‘룬의아이들’의 게임)

 

 

나는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사실 게임 자체에는 원래 별로 흥미가 없다. 전투나 렙업은 거의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질려버리는데 스토리를 알고 싶어서 계속 게임을 붙들고 늘어진다. 그런 내가 좋아하는 게임 중 No.1이 ‘테일즈위버’다. 물론 예쁜 그래픽도 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게임은 가장 중요한 점은 ‘룬의 아이들’이란 소설을 기반으로 세계관을 만든 게임이란 거다. 중심스토리가 ‘챕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며 캐릭터마다 각자의 스토리를 갖고 있어서 전개되는 방식이 다르지만 한 챕터마다 공동의 사건으로 끝난다. 테일즈위버는 무려 2003년에 나온 온라인 게임이고 후에 나온 PC게임 ‘테일즈런너’랑은 전혀 관계가 없다.

 

 

▲ 테일즈위버 공식홈페이지 월페이퍼 중에서 하나.(사진 = 테일즈위버 공식홈페이지)

 

 

#탐험가형_게임자

 

 

 

 

테일즈위버를 하게 된 계기는 별거 없다. 내 기억으로 중학교 때쯤 가족이 하길래 옆에서 쓱 보고 “예쁘네? 나도 할래.”하고 하게 됐다. 그리고 테일즈위버를 하면서 내 게임 유형을 알았다. 레벨 올리기와 최상의 아이템을 장착하고 해내던 가족과는 달리 나는 이 게임의 숨겨진 것들을 찾고 싶었다. npc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이 맵을 넘어가면 어떤 맵이 나오는지, 본 스토리 말고도 작은 퀘스트들의 이야기는 또 어떤지 궁금해서 맵을 뛰어다녔다.

 

물론 플레이 시간에 비하면 레벨 업은 엄청나게 느렸고 쓸데없는 아이템들이 가방에 가득 쌓였다. 그렇게 레벨업이 잘 안 되자 레벨이 안돼서 못하는 퀘스트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퀘스트에 관심 없는 가족의 캐릭터로 퀘스트를 했다. 이 맵에서 저 맵을 뛰어다니며 예쁘게 꾸며놓은 장소를 보면 마치 현실에서 바다나 풍경을 보며 감탄하듯 감상에 빠지기도 했다. 나는 레벨 업보단 게임의 세계에만 관심 있었다. 이런 내 취향에 방대한 스토리와 맵을 가진 테일즈위버는 꼭 맞는 온라인 게임이었다.
 

 

#드라마틱_온라인_액션_롤플레잉_게임

 

 

드라마틱 온라인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라고 게임을 소개할 정도로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게임이다. 스토리 진행방식은 대부분 그렇듯 NPC를 찾아가나 특정 장소를 찾아가서 몬스터를 토벌하고 이벤트 장면을 보는 방식이다.

 

 

▲ 테일즈위버 게임 안 기억의 도서관 맵 (사진 = 이내 캡쳐)

 

 

현재는 전투에 좀 더 치중할 수 있도록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오리진 스토리 경험하는 ‘기억의 도서관’이라는 장치를 넣어 아예 스토리를 분리해놨다(물론 전투를 진행하면서 기억의 도서관 외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 캐릭터마다 관점과 이야기들이 달라서 요약본의 스토리 전달조차 어렵다.
 

 

#캐릭터마다_다른_스토리

 

 

▲ 테일즈위버 캐릭터 생성 창 베기형등의 캐릭터 성향도 함께 고를 수 있다. (사진 = 이내 캡쳐)

 

 

캐릭터마다 진행되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거의 모든 캐릭터를 해봤다. 새로운 캐릭터가 나오는 이벤트는 ‘애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이어져 있는 걸까’ 하고 가장 신나게 된다. 가장 중심이 되는 캐릭터는 보리스, 루시안, 막시민, 이스핀, 나야, 밀라, 티치엘이고 추가된 캐릭터들이 현재 기준 10명. 한 계정에 레벨 200이 넘는 캐릭터가 있어야 오픈되는 캐릭터 2명도 포함되어있다. 중에 내 최애 캐릭터는 나야 트레이였다.

 

 

그래서 내 최애 캐릭터인 나야의 간단한 스토리를 알려주자면 모종의 사건으로 몰살당한 소수 민족 ‘묘족(苗族)’의 유일한 생존자이다. 부족의 가르침에 따라 생명의 은인인 시벨린을 주인처럼 따르며 “신의 무구(神之武具)의 수호자(守護者)로써 ‘심판자(審判者)’를 찾아라”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묘족 최후의 사명을 수행하고자 한다. 묘족의 최후 사명이란 것도 끌렸지만 굉장히 말이 없고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나야에게 끌렸다. 왜 심판자를 찾는지, 심판자는 어떤 일을 하는 인물일까 굉장히 궁금했다.

 

 

▲ 테일즈위버 공식홈페이지 월페이퍼 중에서 하나.맨 첫번째 사진과 비교해봤을 때 늘어난 캐릭터를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 (사진 = 테일즈위버 공식홈페이지)

 

 

그리고 아무래도 시벨린을 따라다니다 보니 시벨린의 스토리도 언뜻언뜻 보게 되는데 시벨린은 어떤 사건의 충격으로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태이고 오로지 기억나는 ‘흑의 검사’에게 공격당했다는 단편적 기억으로 기억을 찾으려 애쓴다. 그런데 이 ‘흑의 검사’는 다른 캐릭터인 보리스도 찾아다니고 있으면서 시벨린과 보리스도 자주 엮인다. 이렇게 각각 다른 스토리지만 캐릭터마다 연관성이 있어서 이 캐릭터에선 이렇게 봤던 사건이 다른 캐릭터에선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서 겹치는 스토리가 있다 해도 재밌다.
 

 

#몬스터도_귀여운_BGM맛집

 

 

전투의 방식은 흔한 MMORPG의 방식처럼 마법이나 전투계열로 나뉘고 각자의 무기로 스킬을 쓰거나 타격하는 방식이다. 캐릭터들의 예쁜 그래픽만큼 몬스터들도 대다수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진 않다. 가끔은 너무 귀여워서 이게 몬스터인가 싶을 정도. 그리고 내가 스토리만 강조해놨지만 원래 이 게임은 게임 BGM이 유명하다. 이 게임이 다 묻힌다 해도 OST앨범은 팔릴 것 같다. 테일즈위버 홈페이지엔 따로 미디어 섹션을 마련해두었는데 여기서 OST들을 마음껏 들을 수 있다.

 

 

테일즈위버-미디어박스

 
‘한번 게임을 깔아볼까?’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2003년부터 벌써 2020년까지 장수를 한 PC 게임이지만, 모바일 게임에 밀려 점점 서버 수도 적어지고 있고, 내가 이 스토리들을 다 즐기기 전에 사라질까 가끔 겁이 난다. 2D 그래픽이 나보다 어린 연령대에서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판타지 테일즈위버의 세계로 한번 놀러 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