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뜨개질을 하고 있다. 곧 크리스마스기도 하고, 이상하게 날이 추워지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직접 만든 무언가를 주고 싶다. 그래서인지 매년 이맘때만 되면 실을 잡는다. 재작년에는 강아지 목도리를, 작년에는 가족들에게 장갑을 만들어 크리스마스에 선물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털실을 샀다. 덕분에 요즘에는 하루 종일 털실만 잡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 중에서도 ‘쁘띠 목도리’를 선택했다. 쁘띠 목도리는 길이가 짧아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아니 몇 시간 안에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너음 목도리’ 형태로 제작하면 구멍에 목도리를 넣어 고정할 수 있어 흘러내리지 않아 활동성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엽다.
*재료
털실(40g) 4개
8mm 대바늘
돗바늘
재료는 모두 다이소에서 샀다. 정확한 제품 명은 ‘굵은 폴리 뜨개 실’ 색상은 꽤나 다양한 편인데 무난하게 ‘웜 베이지’색상을 골랐다. 너무 까슬까슬한 소재면 착용 시 불편하기 때문에 부드러운 털실을 찾고 있었다. 아주 딱 마음에 든다. 포근하고 부드러운 소재여서 피부를 자극하지 않는다. (만약 피부가 지나치게 예민한 경우에는 다이소 털실이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 꼭 직접 보고 결정하길.)
가격은 털실부터 바늘까지 모두 천 원. 따라서 총 6천 원이 들었다.
매년 뜨개질을 하고 있지만, 그래봤자 1년에 한 번꼴. 오랜만에 해보려니 저신이 없었다. 무턱대고 시작하기 보다는 인터넷으로 여러 디자인을 먼저 찾아봤다. 디자인을 결정한 후에는 유튜브에서 뜨개질 강좌를 검색했다. 유튜브에는 다양한 뜨개질 강좌 영상이 올라온다. 생각보다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초보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내 경우에는 미리 선정한 디자인에 따라 ‘변형 고무뜨기 쁘띠 목도리’라고 검색했다. 아래에 내가 따라 했던 영상 링크를 걸어놨다. 요약해서 글로도 설명할테지만, 동영상을 보는 편이 훨씬 이해하기 쉽다.
*너음 쁘띠 목도리 만들기 (요약)
1. 코를 10코 잡는다.
2. 첫 코는 안뜨기 방향으로 하고, 다음은 겉뜨기를 한다. 겉뜨기 시 실을 돌리는 방향은 안쪽에서 바깥쪽이다. 같은 방법으로 ‘안뜨기-겉뜨기’를 반복한다.
3. 2번이 끝나면 코의 수가 15개로 늘어나 있다.
4. 변형 고무뜨기_첫 코는 안뜨기 방향으로 빼주고, 다음 묶여있는 2코를 함께 겉뜨기를 한다. 이때 실을 돌리는 방향은 1번과 마찬가지로 안쪽에서 바깥쪽이다. 다음 다시 안뜨기 방향으로 코를 뺀다.
5. 변형 고무뜨기로 총 60cm 가량 뜬 다음, 1코 고무뜨기를 한다. 1코 고무뜨기는 일반적인 ‘안뜨기-겉뜨기’를 반복하면 된다. 길이는 약 20cm정도. 1코 고무뜨기는 목도리의 폭보다 2배 길게 뜨면 된다.
6. 코 막음을 해 마무리 한다. 코 막음 한 후 남은 실을 돗바늘에 넣는다. 변형 고무뜨기 한 부분을 시작점에 맞춰 반으로 접은 다음 꿰매주면 완성.
정신을 놓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코를 빼먹거나, 삐뚤빼뚤 모양이 어긋나기 일쑤다. 때문에 몇 번이고 털실을 풀고, 다시 엮는다. 완성할 때까지 끝까지 집중력을 이어가는 게 뜨개질의 묘미다.
완성된 걸 보면 뿌듯하다. ‘내가 이걸 다 만들었구나’ 싶고, 상대가 내가 만든 목도리를 두른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나만의 만족일지는 모르지만, 역시 고생해서 만든 보람이 있다고나 할까. 얼른 다른 것도 완성해서 크리스마스에 맞춰 소중한 내 사람들에게 선물해야지.
어느 웹툰에서 본적 있다. ‘사랑은 뜨개질 같은 거’라고. 누군가를 사랑하면 뭔가를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법이라고. 때론 금전적 지불만으로는 내 사랑을, 내 마음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가 없다. 클릭 한 번이면 더 멋진 완성품을 손에 넣을 수 있지만, 며칠씩 걸려 한 땀 한 땀 실을 엮는 것. 결국, 이유는 한 가지다. 내가 당신을 이만큼이나 사랑하고 있다는 걸 당신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
이게 바로 나의 사랑법.
뜨개질이란 게 알고 보면 참 로맨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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