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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집사로 살아가기(부제: 고양이 키우기)

LIF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3. 2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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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로 살게 된 지 벌써 3년, 랜선 집사는 초보 집사 티를 벗고 만렙 집사에 가까워졌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3년 차 집사 생활. 고양이 집사로 살아가기 어떤가요? 라고 묻는다면 딱 이렇게 말해 줄 거다.

 

 

"쉽지 않다"

 

 

 

 

▲ 슝슝네 고양이 아치와 반이 (사진 = 슝슝)

 

 

# 산책?

 

 

고양이는 익숙한 영역에서 벗어나면 불안해하고 예민해진다. 게다가 예측 불가능한 바깥의 상황은 고양이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양이는 산책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니다. 고양이는 호기심이 많고 활동량도 많다. 장난감으로 고양이를 이리저리 뛰게 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줘야 한다. 산책이 아니라고 해서 얕보면 안 된다. 30분 내내 장난감을 흔들어도 지치지 않는다.  또 고양이마다 장난감 취향이 있어서 그에 맞는 걸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금세 흥미를 잃고 놀려고 하지 않는다. 집사의 하루는 30분씩 고양이와 놀아주는 걸로 끝난다.  

 

 

▲ 온갖 종류의 고양이 장난감 (사진 = 슝슝)
▲ 열심히 놀고 있는 반이 (사진 = 슝슝)
▲ 열심히 놀고 있는 아치 (사진 = 슝슝)

 

 

# 알다가도 모를 고양이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고양이가 뭘 원하는지 대충은 알게 된다. 우리 고양이는 배가 고프면 밥자리에 가서 나를 쳐다보면서 운다. 놀고 싶으면 장난감을 물고 돌아다닌다. 이 정도 표현이면  충분하지 않은가 싶다가도 도저히 뭘 원하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온갖 맛있다는 간식이나 사료를 갖다줘도 입에도 안 댈 때, 내가 놀자고 보채도 그냥 가만히 있을 때. 어디가 아픈 건지 입맛에 안 맞는지 뭐가 좋고 싫은지 알 길이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 밥 달라고 눈빛을 보내고 있는 아치 (사진 = 슝슝)

 

 

그래서 나는 항상 고양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다. 매달 고양이 몸무게를 기록하고, 매일 대소변 상태를 확인한다. 잘 먹는 사료나 간식의 주재료가 뭔지 기록하고 다음 구매에 활용한다. 고양이의 작은 변화를 알아채기엔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 반려동물 어플 인투펫에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슝슝)
▲ 반려동물 어플 인투펫에 기록하고 있다 (사진 = 슝슝)
▲ 병원 방문 기록도 남기고 있다 (사진 = 슝슝)

 

 

# 털과 털, 그리고 털

 

 

고양이 털이 많이 빠진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겪는 건 상상 그 이상이었다. 고양이는 가만히 있어도 털이 빠진다. 털을 "뿜는다"라는 게 맞다. 고양이가 살랑살랑 걸을 때면 털도 살랑살랑 빠져나와 집안 어딘가 살포시 자리를 잡는다. 고양이가 두 마리가 되니 털은 더욱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바닥은 물론이고 옷, 이불, 소파, 얼굴, 심지어 공기 중에도 털이 둥둥 떠다닌다. 덕분에 하루에 한 번은 꼭 청소기를 돌리게 되었다. 

 

 

▲ 고양이 털로 가득한 청소기 먼지 통은 2주에 한번 비우고 있다 (사진 = 슝슝)
▲ 아치와 반이가 놀고 난 흔적... (사진 = 슝슝)

 

 

처음엔 밖에서 옷에 붙은 고양이 털 한 가닥을 발견하면 온종일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이젠 제발 털 좀 그만 붙었으면 좋겠다. 고양이를 키우고는 밖에 나가기 직전에 옷 입기, 돌아오면 옷부터 갈아입기 같은 원칙을 세웠다. 그래도 털은 어디선가 날아와 내 옷에 고이 붙어있다. 지금은 약간 포기 상태긴 하지만 깨끗한 인상을 위해 외출하기 전엔 돌돌이로 털 제거하는 습관이 생겼다.

 

 

▲ 실제로 보면 더 많은 털이 붙어있다 (사진 = 슝슝)
▲ 플리스 재질은 돌돌이가 별 소용이 없다 (사진 = 슝슝)
▲ 빗질 하면 이 정도는 기본이다 (사진 = 슝슝)

 

 

# 고양이 키우기, 쉽지 않다.

 

 

고양이, 정말 예쁘다. 정말 너무너무 사랑스럽다. 귀여운 눈, 코, 입, 앙증맞은 발, 푸짐한 뱃살, 심지어 똥구멍까지도 너무 귀엽다. 침대에 누워 포근하고 말랑한 고양이를 안고 잠이 드는 것, 그 어떤 좋은 침구 보다 나를 따듯하게 만든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집사로 산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 할 일이 계속 생겨나고 꼼꼼히 챙겨야 할 게 많아진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습관이 되었고, 그걸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내 가족, 내 새끼, 우리 예쁜 고양이와 오래오래 함께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열심히 청소기를 돌리고 낚싯대를 흔든다.

 

 

▲ 귀여운 아치 (사진 = 슝슝)
▲ 카리스마 반이 (사진 = 슝슝)
▲ 귀여운 아치 (사진 = 슝슝)
▲ 다리 사이에서 잠든 아치 (사진 = 슝슝)
▲ 햇살 쬐는 아치와 반이 (사진 = 슝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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