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통보 휴가에 당황하지 않고 누구보다 알차게 여행하고 온 여행쟁이의 상해 여행기.
가기 전 비자발급의 번거로움과 7년을 상해에서 살다 온 대리님의 "왜 상해를 가?"라는 말을 한 귀로 흘려듣고 다녀온 여행은 결과적으로는 대대대만족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그동안 있는 체력 없는 체력을 다 쏟아부었던 여행을 지양하고자 했다. (휴가를 갔다 와서 휴가를 가야 할 것 같은 휴가가 되기 때문. 휴가 후의 삶도 중요함을 깨달았다.) 따라, 시내 중심부의 호텔을 숙소로 잡고 이동을 최소화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보 1~2시간은 걸어 다녔지만 말이다.
국내의 일상에서는 지하의 교통수단이 가장 빠르다고 생각하기에 최단 환승을 위해 지하철 플랫폼 위치까지 계산해가며 타는 지하철을, 외국에서는 지하에서 이동하는 동안 혹시라도 놓치는 풍경들이 있을까 봐 지하가 아닌 지상에서 두 다리로 이동하려고 한다. 바로 몇 줄 위에 이동을 최소화하겠다는 글과는 맞지 않지만.... 아무튼 일반적인 나의 여행 모토는 그러하다.
물론 같이 여행하는 이의 체력도 고려한다. 이번 여행은 친동생과 함께했는데, 둘 다 걷는 것을 좋아해서 원하는 여행을 최대치로 계획했다. 여행 중 그녀의 발에 무리가 와 계획을 수정했지만. 그렇게 걸으면서 상해의 모든 것을 눈에 담다 보면 목이 분명 마를 것이다.
이쯤에서 마실 것을 추천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 글을 보신다면 정말 인생 버블티를 감히 선사해드리고 싶다. 바로 이디엔디엔!
우연히 중국 유학생분이 올리신 블로그에서 신메뉴라고 소개했길래 먹은 건데, 띠용!! (신메뉴라는 것이 이 메뉴 추천의 포인트이다.)
버블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그냥 한번 쯤 먹어보자 했던건데, 찐-한 밀크티에 커피 푸딩이 둥둥- 떠 있어서 푸딩을 타깃으로 하여 빨대로 힘껏 빨아들이면 들숨에 이기지 못한 푸딩들이 부서지듯 빨대를 통해 들어와 슈슈슉하고 입안으로 안착하게 되는데, 이때 함께 흡입한 밀크티와 같이 호로록 마셔주면! 이 맛이 정말이지 아주아주 기깔나다.
나름대로 그때의 맛을 생생하게 표현해보았는데 맛 상상에 도움이 되셨길 바란다. 한자명도 써드릴 테니, 상해를 여행하시게 된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감히 추천드린다.
'当咖啡冻遇见奶茶'
번역 어플인 파파고로 검색하니 아래와 같다. (영어권이 아닌 중국에서 파파고는 필수품이다)
해석은 좀 이상한데 커피맛 밀크티라는 뜻인듯 하다.
이디엔디엔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상해 시내 곳곳에 있어서 종종 발견하며 마셔줬더니, 세 번이나 마실 수 있었다. 어쩌면 1~2년 안에 한국에 들어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근처에 릴리안 타르트가 있다면 같이 꼭꼭 드셔보시길.
이 타르트는 이미 유명하니 따로 부가적인 설명은 하지 않겠다. 아, 물론 이디엔디엔도 유명하지만.
추천해 드린 메뉴는 딱 한 개의 블로그에만 있다. 이제는 두 개가 되겠다.
간단하게 요기했으니, 저녁을 먹을 차례!
상해하면 양꼬치. 상해 양꼬치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검색되는 아영양꼬치.
한국인이 많이 오는 곳이라 그런지, 주인 아주머니께서 웬만한 메뉴들은 한국어패치가 되어 있으셨다.
이건 소, 얘는 돼지 이런식으로. 사진으로 보면 아마 소4, 돼2, 닭2, 양4, 야채 꼬치과 옥수수, 가지구이를 주문했나 보다.
그리고 칭따오 1병.
와— 우-와. 지금 보니까 또 먹고 싶다.
아마도 다음 편에 기술하게 될 텐데, 미슐랭 원스타인 베이징덕을 식당도 방문했었다. 하지만 나는 그곳보다 이 양꼬치집이 최고였다. 한국에서 양꼬치를 자주 먹지 않는 탓인지 혹은 여행 버프를 받아서인지 더욱더 최고최고. 동생과 같이 한 입 먹을 때마다 최고라고 외쳤다. 같이 주문했었던 가지구이가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줬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야경을 볼 시간이 되어 자연스레 와이탄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모름지기 여행은 1일 1야경이지.
3~40분 거리였기에 걸어갔다. 이날은 한국의 추석과도 같은 날인 상해의 중추절. 보름이었다. 명절이기도 했고, 상해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이곳에 모인 것 같았다. 낮에는 숨어계시다가 저녁에 다들 나오신 것 같기도 하다. 같이 간 자매님과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 같이 찍었다. 사람이 많은 만큼 보름달에 소원 비는 인파도 엄청났다.
모든 이의 소원으로 차오른 달이 유난히도 땡글하고 부푼 보름달이었다.
여행 특유의 감수성이 폭발하여 그날의 밤이 가지 않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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