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집에 있는 테이블이 눈에 매우 거슬리기 시작했다. 위에 천을 깔아 대충 가렸는데 그것마저도 거슬렸다. 테이블을 계속 두기는 거슬리고 버리자니 아깝고... 고민 끝에 리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상판을 타일로 덮어 요즘 유행을 따라가기로...!
일단 테이블 사이즈를 재고 타일을 붙일 수 있을지 확인했다. 테이블 사이즈는 60*40 cm고 두께는 3cm였다. 3cm인 옆면을 채우기 위해 2.5*2.5cm의 작은 타일로 선택했다. 다리 부분은 타일 사이즈를 맞추기 힘들고, 무거워질 거 같아서 페인트칠을 하기로 했다.
페인트는 한 통씩 팔길래 소량을 찾다가 우드 스테인으로 구매했다. 우드 스테인은 페인트처럼 덮이는 게 아니라 나무에 스며든다고 한다. 나뭇결이 보이는걸 원하지 않으면 페인트를 선택해야 한다. 난 간단하게 하기 위해 나뭇결이 보이더라도 그냥 우드 스테인으로 칠하기로 했다.
백색 우드 스테인을 붓으로 얇게 발랐다. 생각보다 너무 투명하게 발리길래 조금 걱정됐다. 세 번 정도 덧발라야 색이 잘 나온다고 해서 20분 정도 말리고 덧칠했다.
오일스테인을 세 번 바르니 제법 괜찮게 발라졌다. 나뭇결이 보이지만 처음보다 훨씬 나았다. 얼핏 보면 나뭇결은 잘 안 보일 정도다. 많이 필요하지 않을 거 같아서 30ml를 샀는데 정말 눈에 보이는 곳만 칠할 수 있었다. 완전히 말리기 위해 이틀 정도 방에 뒀다.
타일 테이블을 만들기 위해 타일과 타일 본드, 줄눈은 필수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자 헤라와 스펀지도 샀다. 여기에 고무장갑까지 준비하면 좋다. 난 테이블 하나만 만들 거라 타일 본드와 줄눈은 1kg씩 샀다.
타일 1장당 30*30 cm라고 해서 60 cm인 테이블에 얼추 맞겠거니 했는데, 가운데 맞물리는 부문이 아주 딱 맞는다. 간격을 더 늘릴 수가 없어서 그냥 이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미리 테이블에 크기에 맞게 타일을잘라야 붙일 때 편하다.
타일은 간격을 따라 그물망에 붙어있다. 그물망 그대로 붙이면 돼서 간격을 따로 맞출 필요가 없다. 타일을 자르면 저렇게 그물망이 보이는데 이것도 미리 바짝잘라야 편하다.
타일을 다 준비했으면 타일 본드를 테이블에 바르면 된다. 나는 타일 본드 살 때 옵션 맨 위에 있는 걸 그냥 시켰는데, 웬걸 가루 타입이었다. 내가 직접 물을 섞어 만들어야 한다...! 휴... 어차피 붙기만 하면 되니까 그냥 해보기로 했다. 비율을 몰라서 물을 조금씩 섞으면서 되직하게 만들었다.
타일 본드를 얇게 펴 바르고 그 위에 타일을 붙인다. 본드를 두껍게 바를 필요는 없다. 얇게 잘 펴서 발라준다. 두꺼우면 타일 틈으로 다 삐져나와서 수습해야 한다.
그리고 타일 본드는 제발 다들 쓰는 세라픽스를 사길 바란다. 왜냐고요...?
옆면이 망했다. 타일이 흘러내린다...
아무래도 타일 본드를 직접 배합해서 농도가 엉망인듯했다. 옆에 붙인 타일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타일이 흘러내렸다.
본드를 더 되직하게 만들고 타일을 두세 개씩 잘라서 붙였다. 그러니 흘러내리지 않았다. 휴...
타일이 꽤 많이 남아서 고양이 식탁도 타일을 붙여주기로 했다. 다이소에서 산 반려동물용 고무나무 식탁인데 타일이 쏙 들어간다. 깨끗이 닦아주고 물기를 제거했다.
타일 본드를 얇게 발라 준다. 톱니 헤라가 있으면 양 조절이 쉬울 것 같다. 난 일자 헤라만 있어서 최대한 얇게 깎듯이 발랐다.
타일을 붙이고 간격을 맞춘다. 타일을 꾹꾹 골고루 눌러준다. 원래 이건 할 생각이 없었는데 딱 맞으니 기분이 좋았다. 타일 본드를 얇게 잘 발라서 튀어나온 거 없이 잘 붙었다. 두 번째 하니 요령이 좀 생겼다.
한 시간 정도 지난 뒤 타일 사이에 튀어나온 본드를 제거해 줬다. 줄눈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본드가 너무 많이 튀어나오면 안 된다.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타일 사이를 긁어냈다.
타일 붙이기 완성!!! 사실 액상 본드를 썼으면 더 빨리 끝났을 작업인데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렸다. 줄눈도 같이 하려고 했는데 본드가 덜 굳은 느낌이라 다음날 마저 하기로 했다. 세라 픽스 쓰는 사람은 당일에 완성 가능하다.
휴... 타일 본드 덕에 너무 늘어진 타일 테이블 만들기... 힘을 끌어모아 줄눈 작업을 시작했다. 난 연그린색 줄눈을 골랐다. 흰색 타일과 잘 어울릴 거 같았다.
줄눈도 가루 타입이라 직접 물에 개어서 써야 한다. 고운 가루에 물을 조금씩 넣으면서 잘 섞어준다. 줄눈도 되직하게 만들어야 한다. 묽으면 줄줄 흐르고 굳는 데 오래 걸린다고 한다. 또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넉넉하게 만드는 게 좋다.
물을 섞으니 녹차 색으로 변했다. 5분 정도 잘 섞어주라고 하는데 되직해서 힘이 많이 필요했다. 아예 고무장갑을 끼고 손으로 섞었다.
잘 섞였으면 듬뿍 떠서 타일 위에 올려준다. 그리고 타일 사이사이를 채운다는 느낌으로 문질러준다. 일자 헤라로 채워보려고 했는데 손으로 하는 게 제일 편하다.
처음엔 비닐장갑을 끼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손이 이렇게 됐다. 고무장갑 준비하세요!! 열심히 줄눈을 채워준다. 옆면도 잘 채워야 한다. 그리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윗면과 옆면 사이다.
이 사이를 줄눈으로 잘 채우고 다듬어야 한다. 그래야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 고무장갑 끼고는 섬세하게 다듬기 어려워서 맨손으로 해버렸다. 열정 열정.
줄눈을 다 채웠으면 스펀지로 타일에 묻은 줄눈을 닦아준다. 스펀지를 적시고 물을 아주 꽉 짠 뒤 타일에 묻은 줄눈만 닦아준다는 느낌으로 살살 문지른다. 스펀지에 물을 꽉 짜야 한다. 물이 많이 닿으니 이미 채워진 줄눈이 같이 닦여나간다. 깨끗이 닦지 않아도 된다.
이대로 줄눈이 마르게 뒀다. 한참 뒤에 물티슈로 닦으니 타일에 묻은 줄눈이 깨끗하게 닦아진다.
타일만 깨끗해졌는데 너무 예쁘다! 아직 완전히 건조되지 않아서 하루 더 건조했다.
완전히 마른 줄눈은 원래 색을 되찾았다. 진한 녹차라테에서 연그린으로 변했다. 정말 상큼하고 예쁘다.
고양이 식탁도 너무 예쁘게 잘 나왔다. 식탁 겉의 연한 나무색과 정말 잘 어울린다. 고양이가 습식 사료를 흘려도 깨끗하게 닦을 수 있게 됐다.
원래 용도였던 커피 테이블로 돌아갔다. 커피 머신과 캡슐을 올려놨는데 너무 잘 어울리고 밝아서 좋다.
장장 3일에 걸쳐 완성한 내 타일 테이블!! 다시 봐도 색 조합이 예쁘다. 칠하고, 붙이고, 채우고, 닦고 생각보다 손이 너무 많이 가고 힘들었지만 이 정도면 만족 만족 대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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