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엄마'라는 존재는 참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엄마는 나를 낳고 처음으로 엄마가 됐고, 나는 엄마의 첫 딸로써 서로에게 새로운 인생을 안겨줬다. 마냥 서로밖에 몰랐던 우리 사이가 점점 시간이 들면서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으로 틀어지게 됐다. 이렇게 좋은 모습 안 좋은 모습 다 보여줘서 그런지 뭐가 엄마를 생각하면 묘하다.
얼마 전, 처음으로 내가 엄마보다 더 커보이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화통화로 시작된 싸움은 몇일동안 연락두절로 이어졌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서로 풀려서 그날 엄마와 나 그리고 아빠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2차로 내 집에서 간단하게 술을 먹다가 또 다시 엄마의 걱정에 의한 잔소리가 시작됐다. 좋게 분위기를 만들려고 엄마에 물음에 알겠다고 했지만 도저히 그만둘 의향이 없어보였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서 나는 소리를 치고 맞대응으로 대하기 시작했고 살벌한 분위기를 점점 고조됐다. 이렇게는 일이 안 끝날 것 같아 엄마에게 '내 집에서 나가' 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엄마는 주섬주섬 자신의 옷을 챙겨 울면서 현관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 너 잘되라고 한 소리야' 라고 말하며 나가는 엄마 모습이 갑자기 안쓰러워 엄마를 꼭 안아줬다. 순간 참았던 울음 터뜨리며 펑펑 우는 엄마. 난 조용히 등을 쓰다듬어줬다. 한참 울던 엄마는 ‘고마워’라고 내게 몇번이고 말했다. 그날 나에게 처음으로 솔직한 자신의 감정을 말해줬다.
'내가 강해야지만 우리 집이 안 무너질 것 같았어' '나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약한 모습 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 쌔게 말했어' '네가 안아주는데 참았던 응어리가 풀리면서 처음으로 속 시원하게 울었어' '진짜 고마워'
이 말에 '내가 엄마를 위로해줄 수 있을 만큼 컸구나.' 싶었다. 그런 엄마는 뭐가 그렇게 걱정이 많은 걸까. 왜 엄마는 자기 자신보다 내 걱정이 더 앞선걸까.
아직도 엄마의 걱정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하다.
엄마를 주제로 한 노래는 많다. 그 중에서 나는 샘김의 'Mama don't worry'을 좋아한다. 유튜브에서 샘김 노래 모음을 듣던 중 발견한 곡인데 처음 듣자마자 바로 음악을 다운받았다.
난 이 곡이 와닿는건 엄마의 매일 나에게 널부러 놓는 잔소리가 들린다. 늘 걱정만 많은 엄마. 그런 엄마에게 걱정말라는 아들.멀리 떨어져있는 아들이 걱정돼 잔소리를 늘어놓은 엄마의 말이 담겨져있는 곡
"연락도 자주 잘 안하는 멍청한 엄마 아들. 잘 지내요.
요즘은 할 일이 많이 생겼죠. 밥도 세끼 다 잘 챙겨먹으니 저는 걱정말고 동생들 챙겨요. 저는 걱정 말고 엄마 힘들어도 조금은 기다려요"
한국계 미국인 2세 출신의 한국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 샘김의 한국 이름은 김건지이다. 샘김을 처음 알게 된 계기로는 SBS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 스타 시즌3 참가해 준우승을 했다. 특유의 소울풀한 목소리에 매력만점의 기타연주까지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K팝 스타 시즌3에서는 소울 충만한 기타 천재로 주목받았으며 부드러운 음색과 어우러지는 그루브 넘치는 기타 연주가 특징이다. 현재 안테나 소속이다. 1집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아이유는 물론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작업에 작곡이나 작사, 피처링으로 참여하는 등 자신만의 포토폴리오를 단단하게 다지고 있는 가수이다.
먼저 허지웅은 '대한민국 표류기' '거꾸로 생각해봐2', 영화서 '망령의 기억', 소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등을 출간했다. 허지웅의 전문 분야는 영화 비평이지만 시사 분야의 논객으로도 활동한다. 하지만 직설적인 글로 인해 허지웅에 대한 관심도는 호불호로 나눠지기도 한다.
내가 그를 처음 본 건 미운오리새끼 프로그램이었다. 그 당시 그의 모습은 좀 나에게 충격이었다. '우와. 남자도 저럴 수 있구나' '저런 사람이 있구나' 특히 엄마와 데면데면하는 모습이 내 모습 같았다. 뭔가 동질감이 느껴졌다. 엄마 앞에서 쭈뼛쭈뼛하다가도 뒤에서는 더 그리워하고 더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에세이를 출간해서 더더욱 읽고 싶어졌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생각이 담긴 책일까.
생각외로 정말 재밌게 읽은 책 중에 하나다. 지루한 감이 거의 없었다. 보통 에세이는 조금이나마 지루한 감이 있는 책이 많았는데 '나의 친애하는 적'은 지루함이 1도 없었다. 그 중 '엄마, 나의 가장 친애하는 적' 구간은 절대 잊지 못한다. (최근 투병이 완치됐다는 소식을 접해 다행이다.)
'그녀는 한때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아는 이들 가운데 가장 작고 약한 사람이다.(중략) 엄마 생각을 하면 나는 늘 조금 울고 싶어진다. 그렇다면 엄마 무릎 위에서 울고 싶다. 하지만 나는 엄마 앞에서 울지 못한다.'
어렸을 때 나는 엄마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이었다. 제일 강했고, 단단하며 쎈 사람이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엄마 키를 훌쩍 넘고, 엄마 나이를 쫓아가면서 엄마는 점점 나보다 작은 사람이 됐다. 예전에는 무작정 엄마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엄마를 이해하게 되고 엄마의 입장을 좀 더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여기서 두려운 점 한가지.
어느 순간 엄마를 완전히 이해하게 되고, 엄마 나이와 같아지는 시점이 되면, 그땐 엄마가 없을 것 같아 두렵고 무섭다.
지금 돌이켜보면 엄마를 사랑하는 만큼 엄마가 미운 적도 참 많다. '엄마니까, 나보다 어른이니까' 하는 생각에 기대와 이해를 바랬다. 하지만 절대 싫지 않다.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내 엄마니까.
늘 그렇듯 많이 미워하고, 많이 사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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