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호텔 델루나> 아쉽지만 귀엽고, 귀엽지만 아쉬운 판타지(부제: 정주행 드라마 추천)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1. 23. 02:00

본문

728x90
반응형

 

 

아이유의 총쏘는 모습을 보고 홀린 나는 델루나를 봐야지,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결국 마지막 화가 방송되는 주에 몰아 봤다. 

 

 

#죽은_자들의_호캉스

 

 

 

 

귀신의 한을 풀어주고 곱게 저승으로 보내는 공간 호텔 델루나. 델루나를 보면 여기야말로 모든 걸 호텔에서 할 수 있는 호캉스가 아닌 가 싶다. 문을 열면 나오는 해변에, 서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스카이라운지, 눈물의 티얼스 칵테일. 이런 점들이 다 소소하게 좋지만 젤 좋은 건 “내가 바라는 것을 들어주는” 맞춤형 서비스이다. 호텔 델루나의 특급 서비스. 내가 소설을 쓰고 싶다면 노트북과 커피를 제공해주고 내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찾아서 데려가 주는 서비스. 어떤 호텔도 이것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호텔 델루나 포스터 (사진 = 호텔 델루나 공식 홈페이지)

 


#다_말해주는_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너무나 친절하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어떤 사건이건 모든 능력치가 몰빵되어 있는 장만월의 캐릭터를 통해 다 설명해준다. 장만월은 다 알고 있는 존재니까. 그래서 장만월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이래서 재미가 없다. 약점도, 능력치의 한계도 없는 존재가 마고신에게 ‘신’이란 이유로 당하고 있다는 게 가끔은 어이없게 느껴졌으니까. 



델루나는 어느 장면을 보고 그게 무슨 의미일지, 만월은 어떤 생각을 할까? 등의 상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등장인물들이 자기 입으로 다 말해줄 거니까. 너무나 고마운데 그래서 싱겁다. 그래서일까 문제가 터지면 그 해결 과정도 심플하다. 장만월이 귀신들의 뒷얘기를 찬성에게 해주고 찬성은 달려가서 귀신을 막거나 귀신 스스로 멈춘다. 귀신들이 너무 얌전하기까지 하다. 한을 품었는데, 날뛰는 건 13호 손님 하나뿐이었다. 그래서 긴장감이 없다.

 

 

▲ 호텔 델루나 사장 장만월 (사진 = 호텔 델루나 공식 홈페이지)

 

#나도_이해하고_싶다_장만월

 

 

가장 큰 문제점은 만월이 악귀가 될지도 모른다는 게 전혀 시청자로서 불안하지 않았다. 절대 안 그럴 걸 알았기 때문에. 이렇게 된 이유엔 시청자에게 너무 많이 알려줘 버린 까닭이다. 예를 들면 반딧불이가 ‘그 자’라는 걸 반딧불이 언급을 한두 번 들은 시청자라면 다 알만큼 공공연한 사실로 만들어버렸다. 덕분에 왜 장만월이 월령수를 그토록 쳐다보고 고심하면서 그거 하나 발견 못 해? 라는 생각과 청명을 찬성으로 오해하는 장면에서 답답하기만 할 뿐. 혹시나 찬성이 진짜 그 자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없어서 가슴 졸이지 않았다. ‘아닌 거 다 아는데 뒤가 궁금하지 않네’라고 생각하니까 만월이에게 감정이입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장만월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없는 이유가 또 있다. 장만월이 월령수에 묶인 이유를 과거를 보기 전에도, 본 후에도 잘 모르겠더라. 이미 과거에 송화와 청명을 죽이고 성을 난장 냈는데 또 그자가 태어나길 기다려서 그자를 죽이기 위해 산다? 따지고 보면 호텔 델루나의 ‘한’중에서 제일 크게 복수를 행한 자가 장만월 아닌가? 물론 장만월은 자기 자신이 싫어서 소멸하기 위해 호텔 델루나를 운영했지만 애초에 장만월은 죽어버린 자신의 사람들 넋을 달래기 위해 객잔을 찾았다. 그런데 마고신으로 인해 묶여서 델루나에 갇혀 버린다. 그리곤 모든 감정이 청명을 향한 분노로 둔갑 된다. 이미 둘을 죽여 풀려버린 분노가 다시 고이게 된 셈이다. 이렇게 보면마고신은 그냥 죽을 수 있었던 장만월을 오히려 가두고 악귀로 만든 장본인이 아닌가? 악귀의 기준이 뭔지 신은 왜 그러는지 장만월은 또 왜? 하고 자꾸만 묻게 된다.

 

 

▲ 초엘리트 호텔리어 구찬성 (사진 = 호텔 델루나 공식 홈페이지)

#덮어두고_귀여워_하자

 

 

그래도 장만월과 구찬성은 귀엽다. 그래도 호텔 델루나의 직원 셋? 인턴까지 넷? 도 귀엽다. 이야기들이 모순덩어리에 물음표를 백만 개쯤 띄워도 귀여웠다. 연민이 느껴지는 사연들을 가지고 세상 해맑게 델루나를 운영해 나가는 캐릭터들에게우리는 쏙 빠져서 스토리가 좀 아쉬워도 덮어놓고 귀여워했을 뿐이다. 장만월의 ‘김준현’ 타령도 귀여웠고 찬성이의 귀신만 보면 놀라 자빠지던 모습도 귀여웠다. 그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힘이었다.

 

 

▲ 아쉽지만 좋았던 만월아 찬성아 안녕 (사진 = 호텔 델루나 공식 홈페이지 대문 캡쳐)

 

 

사실 너무 아쉬움이 많이 남은 드라마다. 그러나 다신 없을 장만월 캐릭터와 화려한 옷들, 호텔 비주얼에 눈이 참 즐거운 드라마였다. 드라마 끝이 꼭 시즌2를 하는 것 같이 굴었는데 반응이 그다지 좋지 않았나 본지 정해진 바 없다고 얘기를 하더라. 조금 아쉬웠지만 장만월이 호텔 델루나의 사장다웠으므로 직원들처럼 나도 다음 사장을 바라지 않는다.만월아 행복해라...☆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