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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즈앤엔즈’를 시작한 이유

LIF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1. 1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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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앤엔즈'의 첫 주제는 '처음시작'이다주제는 금세 정했지만막상 글을 쓰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과연 어떤 글을 써야 '처음시작'이라는 주제와 가장 어울릴지 말이다여러 날 고민한 끝에 오즈앤엔즈그 자체를 써 보자고 마음먹었다그 어떤 물건이나 경험보다 이곳오즈앤엔즈에 대한 이야기야말로 '처음시작'이라는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기 때문이 글을 읽고 있을 여러분은 도대체 이 공간이오즈앤엔즈가 무엇인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을 테니.

 

 

어쩌면 이번 글은 오즈앤엔즈와 나에 대한 다소 긴 소개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 오즈앤엔즈 로고

 

 

오즈앤엔즈란?

 

 

오즈앤엔즈는 영어로 ‘Odds and ends’, 한국어로는 잡동사니’, ‘자질구레한을 의미한다. 잡다한 것을 취급한다는 의미에서 따왔다. 알아보니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카페부터 건축사무소, 심지어는 주얼리 브랜드까지 있어서 상당히 놀랐다.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처음 오즈앤엔즈라는 이름을 생각해냈을 당시만 하더라도 이름을 참 세련되고, 적절하게 지었다라며, 스스로 본인의 창의성과 기발함에 굉장히 감탄했었다. 이렇게나 많은 곳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조금 더 자세히 오즈앤엔즈의 개념을 이야기해보자. 오즈앤엔즈는 흘러가는 일상을 기록하는 곳이다. 쉽게 말하자면, 글쓴이의 좋아하는 모든 것에 대해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또 그것을 공유하는 사이트다. 일종의 블로그인 셈이다.

 

 

▲ 키보드 치는 중

 

 

내가 오즈앤엔즈를 시작한 이유

 

 

오즈앤엔즈를 만든 건 순전히 나 자신을 위해서였다. 크게는 나를 찾고 싶었다. 나이가 들수록 나 스스로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명확하다고 믿어왔던 목표나 신념부터 사소한 취향까지, 점점 흐릿해지면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언제부턴가 마음에서 허기짐도 느껴졌다. 이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한동안 카드값이 감당되지 않을 만큼 미친 듯이 쇼핑도 해봤고, 또 한동안은 한 달 만에 5kg 이상 살이 붙을 정도로 계속 먹어도 봤다. 하지만 정체 모를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래서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글쓰기라면 넌더리가 났던 참이다. 마음 한편에 글쓰기에 대해 매너리즘과 더불어 혐오감 같은 게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복잡 미묘한 감정들은 열정으로 버텨냈던 지난 4년간의 기자 생활이 가져다준 결과물이기도 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키보드를 눌러가며 밥을 벌어먹고 있다.) 그럼에도 결국,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글을 써왔다면, 이제부터는 나에 대한 글을 쓰자는 다짐과 함께.

 

 

▲ 방문자 수에 연연했던 블로그

 

 

처음엔 블로그를 개설했다. 나름 꾸준히 또 열심히 포스팅을 올렸다. 글이 100개쯤 쌓이자 일일 방문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늘어가는 방 문자 숫자를 보면서 진심으로 뿌듯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보니 방문자 수에 연연하며 점점 본질을 잃어가는 게 보였다. 좀 더 내게 맞는 플랫폼이 필요했다.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 그래서 오즈앤엔즈를 만들었다.

 

 

영감을 주었던 '그것'

 

 

창의적인 사람이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나는 기발한 생각을 해내는 타입은 아니다. 덕분에 많은 자료를 보고, 분석하고 이해해야만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게 말하면 노력파에 가깝다. 오즈앤엔즈의 컨셉을 잡을 때도 마찬가지다. 새롭게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기보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한 끝에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오즈앤엔즈의 컨셉은 다소 두루뭉술했다. 계속 컨셉, 컨셉 하니까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여기서 말하는 컨셉은 '어떤 글을 어떤 방식으로 전할까'를 의미한다.

 

 

 

 

당시 오즈앤엔즈는 느낌은 설명할 수 있는데, 정작 본질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는 애매하고, 모호한 단계. 딱 그 정도였다. 덕분에 컨셉을 완벽하게 잡기 위해 예상했던 사이트 오픈 날짜보다 20일가량 미뤄지게 됐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라도 빨리 글부터 쓰고 싶은데, 기본기를 단단하게 쌓아두기 위해 사이트 오픈을 참고 또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중간했던 오즈앤엔즈의 컨셉을 완성 시킨 건 '퍼블리', '디에디트' 그리고 '컨셉진'이다. 어쩌면 오즈앤엔즈의 콘텐츠를 보고 저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저들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니까.



▲퍼블리(퍼블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퍼블리(PUBLY)

 

 

굳이 저들 중 '누가 누가 더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까?'라고 순위를 매겨보자면, 뭐니 뭐니 해도 퍼블리가 1등이다. 우리의 8할은 퍼블리가 만든 셈이다.

 

 

퍼블리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다. 매달 21,900원을 결제하면 퍼블리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퍼블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콘텐츠 구독 서비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걸맞게 각종 산업 및 분야에서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구독료가 다소 비싸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콘텐츠 질이 확연하게 뛰어나기에 현재까지 6개월 동안 구독을 이어오고 있다. 매달 퍼블리에 자동으로 카드가 결제될 때면, 새삼 깜짝깜짝 놀라면서도 결국, 또 출퇴근 길에 퍼블리의 글을 본다. ', 역시 결제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면서.

 

 

퍼블리의 많은 콘텐츠 중에서도 오즈앤엔즈의 토대가 되어준 건 정재혁 저자의 '팔리는 기획을 배운다-잡지 BRUTUS & POPEYE'. 특별히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읽은 건 아니었다. 오즈앤엔즈의 컨셉 때문에 생각이 많았던 당시 정말이지 우연히 보게 됐을 뿐이다. 내용은 일본 인기 잡지 브루터스(BRUTUS)와 뽀빠이(POPEYE)에 관한 것으로, 이 잡지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다룬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직접 퍼블리를 통해 보기를 권장한다

 

 

▲퍼블리 '팔리는 기획을 배운다-잡지 BRUTUS & POPEYE' (퍼블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팔리는 기획을 배운다'에서 배운 건 크게 세 가지.

 

1. 유행을 쫓지 말고, 정말 경험해본 것을 쓰자.

2. 좁고, 깊게 명확한 관점과 방향성을 제시하자.

3. 새로운 정보보다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을 생각하자.

 

이 세 가지는 고스란히 오즈앤엔즈의 컨셉이 됐다.

 

 

 

 

앞으로 오즈앤엔즈는?

 

 

이제 막 시작했으니 큰 목표는 없다. 그저 꾸준히 우리가 원하는 글, 우리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 그게 전부다. 처음 오즈앤엔즈의 계획을 주변에 말하니 요즘은 긴 글을 읽지 않는다거나 동영상을 해야 한다는 등의 수 없이 많은 조언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의 기본, 토대는 글과 사진이다. 나중에 여건이 되면 동영상도 하고 싶지만.

 

 

▲ 오즈앤엔즈 로고 2

 

 

제한을 두는 건 아닌데, 각자 업로드 요일을 정해두긴 했다. 콘텐츠는 올리고 싶을 때 올려도 되지만 기본적으로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반드시 새로운 콘텐츠를 업로드할 예정이다. 벌써 기대가 된다.

 

 

지금은 5명이 꾸려나가고 있지만, 나중에는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오즈앤엔즈를 채우고 싶다. 본래 생각이라는 게 함께 나눌 상대가 많을수록 재밌는 법이니까. 우리와 함께하고 싶다면 문의 주시길(odds_and_ends19@naver.com)

 

 

그럼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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