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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의 재발견! 볼만한 영화 ‘크루엘라’ (부제 : 디즈니 영화 추천)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1. 7. 2.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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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버전 이전의 크루엘라의 모습 (사진=크루엘라 네이버 공식 영상)

유니의 어린 시절 기억 속 디즈니는 참 재미있는 영화였다.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 TV 앞에 앉아 보던 수많은 명작들. 그중 101 달마티안 강아지 속 크루엘라는 자글자글한 주름, 모피코트, 긴 담뱃대와 빨간색 힐을 신은 못된 할망구로 기억에 남아 있었다. 왜 저렇게 모피를 환장하게 좋아하며 귀여운 달마티안 식구들을 괴롭히는지 어린 마음에 참 미워도 했다. 

▲ 과감하고 대담한 신여성 크루엘라로 변신(출처=크루엘라 네이버 공식 영상)

그런데 웬걸 21년도 버전 크루엘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의 앞에 찾아왔다. 여성의 성공담, 재미있는 성장 스토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구미가 당겼다. 그렇게 싫어하던 악인 캐릭터였는데 왠지 모르게 끌린다. 영화를 잘 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직접 영화관까지 찾아가 관람을 하고 왔다. 한 줄 평을 남겨볼까? 정말 반짝반짝 크루엘라.

# 21년 버전 크루엘라, 무엇이 다를까?

▲ 라이벌인 바로네스의 흑백 파티에서 홀로 유일하게 빨간색을 입은 크루엘라 (출처=디즈니 코리아)

사실 원작에서 크루엘라의 모습은 강아지들을 모피로 만들고 싶어 환장을 한 할머니에 그친다. 어떤 자세한 설명도 없고 그저 그냥 극의 긴장감 그리고 주인공의 선량함을 더욱 빛나기 위해 필요한 존재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21년 버전 크루엘라는 주인공으로서 등장하여 극을 이끌어간다. 크루엘라의 설정이라고 해야 할까. 반반머리 빨간색 등 강렬한 색채를 좋아하고 입는다는 점, 달마티안과 앙숙 관계라는 그런 점은 당연히 크루엘라의 과거사이기 때문에 기초적인 캐릭터 설정은 같다. 하지만 21년 버전의 크루엘라는 못된 할망구가 아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멋진 신여성으로 등장한다. 당돌하고 누구보다 자신감이 넘치는 반짝거리는 멋진 사람 말이다. 

▲ 크루엘라의 비밀의 과거사와 깊은 연관이 있는 라이벌 바로네스 (출처=크루엘라 네이버 공식 영상)

이러한 점을 더욱 부각하는 인물은  크루엘라와 라이벌 관계로 등장하는 남작부인 바로네스이다. 바로네스는 크루엘라의 꿈을 짓밟는 악인 중 악인. 안하무인하고 건방지며 성공을 위해서는 뭐든지 다 하는 그런 사람이다.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크루엘라와는 달리 무례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남을 무시해버리는 모습은 크루엘라의 이유 있는 변신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 바로넬로가 키우는 3마리의 달마티안 (출처=디즈니 코리아)

여기에 더해서 이전 디즈니의 오욕을 씻어내리는 현대판 해석이 추가되었으니 바로 그것은 달마티안에 대한 그녀의 태도이다. 극 중 바로넬로는 달마티안 강아지를 키운다. 101마리는 아니지만 말이다. 이 강아지들은 비밀의 열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루엘라는 바로네스의 비밀을 알고 복수를 위해서 달마시안 3마리를 훔친다. 원작의 성격이었다면 당장 모피로 만들겠다며 난리를 치겠으나 그녀는 강아지에게 대신 복종을 가르친다. 

▲ 달마시안 패턴을 활용하여 멋진 패션쇼를 진행하는 크루엘라 (출처=디즈니 코리아)

더불어서는 모피로 만들어 버리지 않고 점박이 패턴만을 차용하여 바로네스에게 묵직한 한방을 날려버린다. 이러한 전작과의 차이는 시대적인 배경 그리고 그 차이를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전 디즈니에서 탈피해 시대상에 맞춰 인물을 새롭게 재탄생하는 점 말이다.
 

# 화려한 색채, 크루엘라

▲ 남들과 다른 튀는 모습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크루엘라 (출처=크루엘라 네이버 공식 영상)

그래도 원작에서 모피에 환장을 하며 치장하기를 좋아했던 성격은 그대로인 듯하다. 크루엘라는 이전부터 남들과는 다르게 튀는 모습으로 무리에 섞이지 못했다. 천재성을 가진 크루엘라는 패션 쪽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욕구를 마음껏 디자인으로 풀어낸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어 억누르며 도둑질을 하며 살게 되는데, 극 중반 커버린 그녀의 욕구를 분출시키는 사건이 터지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패션계의 아이콘인 바로네스와 대적의 위치로 올라서고 70년대 런던 펑크와 함께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신예로 떠오른다.

▲ 버려진 옷가지들로 드레스를 만들어 퍼포먼스를 하는 크루엘라 (출처=크루엘라 네이버 공식 영상)

영화 내내 크루엘라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옷,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색채의 향연, 패션쇼로 눈을 돌릴 수 없다. 그에 비해 정적이고 고풍적이며 정갈한 느낌의 바로네스와는 극명한 대비를 이루게 된다. 크루엘라가 복수를 위한 미치광이로 변하면서 더욱더 과감해지면서 그 간극은 매우 커진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모노톤이었다가 갑자기 빨갛게 물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르게 크루엘라의 행보를 더욱 응원하게 된다.

# 조금은 아쉬운 내용 그러나 역시 믿보배

앞서 장황하게 크루엘라를 극찬했지만 사실 아쉬운 점은 남아있다. 러닝타임 안에 주인공의 굴곡진 인생사를 보여주려 노력하다 보니 큰 사건들이 잇달아 터지는 듯 느껴지고 여운을 즐기기도 전 휙휙 바뀌어 버리는 탓에 극이 조금 급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화 자체가 굉장히 정신없다. 색채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패션쇼로 정신이 홀라당 날아가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또 이해가 필요한 일이 터지니 극을 보는 내내 머릿속에서 바쁘게 사건을 나열해야 했다.


그러나 이 단점을 상쇄하고 볼만한 영화라고 말하는 이유는 배우들의 신들린 듯한 연기 때문이다. 크루엘라 역의 엠마 스톤, 바로네스 역의 엠마 왓슨 이 두 배우는 정평이 나 있는 믿보배 (믿고 보는 배우)이다. 두 배우는 극 내내 미친 듯한 연기로 극의 빠른 이해를 돕는다. 표정을 보고 있으면 극 중의 인물의 심리 상태를 한 번에 파악이 가능하다. 배우에게 있어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 일은 극의 이해에 아주 중요하다. 덕분일까 큰 사건이 연달아 터지고 정신없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은 이해로 마무리가 된다.
 
오랜만에 참 눈이 즐거운 영화를 한 편 본 듯하다. 정신없는 패션의 세계에서 악역의 탈을 쓰고 성공한 크루엘라의 인생을 응원하게 된다. 디즈니의 악역 데뷔가 성공적이었는지 현지 그리고 국내 모두 크루엘라의 인기가 대단하다. 조만간 다시 한번 그 색채의 향연에 빠지고 싶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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