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만 싶은 이내. 예전엔 여행 브이로그나 남의 여행 왜 보나의 태도로 여행 예능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가지 못하니까 더 억울하고 답답한 걸까? 개방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가 차고 있던 찰나 유튜브에서 근교 여행 브이로그 같은 걸 보다가 김숙의 채널을 보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김숙의 '감성캠핑'을.
나는 캠핑을 싫어한다. 산과 바다중 고르라면 무조건 바다라고 했고 얼마 없는 여행 글에도 좋은 숙소가 1순위 여행 기준이었다. 그런 내가 차박을 처음 보게 된 건 핑클의 '감성 캠핑'이란 프로그램을 보면서 '캠핑.. 괜찮은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충분히 대리만족 시켜줄 프로그램을 유튜브 알고리즘이 찾아줬다. '나는 차였어'를 그렇게 처음 접하게 되었다.
'나는 차였어'는 KBS Joy에서 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라미란, 김숙, 정혁이 MC를 보면서 차박에 대한 정보와 다양한 차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캠핑과 차박을 자주 하던 라미란과 김숙이 고수처럼 꼭 필요한 점들, 정보를 공유해주고 나 같은 캠핑을 안해보고 전혀 모르는 자칭 '캠린이'인 정혁이 배워가는 느낌의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시즌2까지 방영되었고 나는 이제 시즌 1을 다 보고 시즌 2 앞부분을 보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 글은 결국 시즌1에 관한 리뷰인 셈이다. 2는 주로 동계 차박에 대한 이야기이고 시즌 1은 전체적인 차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주목적이었다. 물론 주는 차박이지만 캠핑도 당연히 관련되어있어서 따라 들어왔다.
특히 나는 차였어의 가장 큰 코너는 '개조(改造) 심'이었다. 차를 차박에 맞게 개조하고 차를 구경하는 게 주를 이루었다. 차박에 맞게 잠자리를 위해서 바닥을 평탄하게 만드는 작업 '평탄화'를 기본으로 전자렌지, TV등의 가전제품이 들어가고 온수통/전기등 필요한 물품도 사용자에 맞게 차가 개조되었다. 각 화마다 소형차/트레일러/올드카/럭셔리카 등등 소주제도 정하여 차박을 소개하였다. 그래서 소형차에 맞는 차박 방법, 개조 방식, 캠핑 세팅 등 실제로 집구경 하듯이 하나하나 뜯어봐 주는 게 재밌었다. 정말 차가 집이 되어서 마치 집구경을 하듯이 꼼꼼하게 보게 되더라.
나는 캠핑을 해본 적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 캠핑용품을 장만할, 또는 차를 개조할 그런 돈이 없는 게 솔직히 큰 이유 중 하나지만 내 성격상 저렇게 텐트를 치고, 물을 수거하고 버리고 하는 등의 수고를 하면서 여행을 할 것 같지 않다. 그런데도 나는 캠핑에 관련된 프로인 '나는 차였어'를 본다. 그리고 재밌어한다. 이런 나를 스스로 '랜선 캠퍼'라고 칭하기로 했다. 랜선 집사도 있는데 랜선 캠퍼라고 없으란 법 없다.
예전엔 심각하게 캠핑을 왜 할까? 굳이 힘들여서 야외에 세팅하고 벌레랑 사투를 하면서 힘겹게 굳이 저렇게 해야 하는 걸까? 가 나의 생각이었다.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생각의 전환점이 온 진 모르겠으나 '굳이'하는 행동이 주는 즐거움과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아졌다. 나도 느끼고 싶어졌다. 온전하게 나를 위해서 만드는 나의 공간과 내가 들이는 정성과 시간들이 '알차다'라는 느낌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나는 차였어'를 보게 된다. 아직 행동할 마음까진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운 것 같아서 좀 더 지켜보려는 나 대신 차를 개조해주고 나대신 쉘터를 열고 나 대신 음식을 해 먹고 나 대신 개조한 차를 리뷰해주는 이 프로그램을. 다른 사람이 텐트를 피고 불멍을 하고 있는데 왜 내가 힐링 되는 걸까? 점점 하는 것보다 봄으로써 해결하려고 몸이 개조되고 있는 느낌이다. 덕분에 캠핑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였다. 겨울엔 냉기를 차단해주기 위해 까는 매트들이 있다던가, 자충매트란 게 있어서 잠자리를 훨씬 편하게 해준다던가 캠핑 용품 중 조명에 신경 쓰는 사람이 많다든가 하는 점들을 캠핑을 한 번도 안 해보고 내 속에 쌓아가고 있다.
과연 나는 차박을 하게 될까? 일단은 시도해보려고 한다. 아예 시도도 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캠핑은 아니더라도 근처부터 발을 디딜 참인 것 같다. 왜냐면 친구들과 카라반 숙박을 계획 중이기 때문이다. 캠핑은 추울 것 같지만 카라반은 거의 집처럼 생겨서 추위를 가장 잘 막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점에서 큰 합격점을 주었고 생각보다 깔끔한 카라반 캠핑장이 많다는 점, 요즘 날씨가 좋고 시국 상 가장 좋은 도피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서울 근교에 많이 위치하고 있는 게 접근성이 좋아서 이동을 싫어하는 나로선 최고의 선택이었다. 나는 정차되어있는 카라반을 숙소마냥 빌려서 숙박하는 거지만 카라반도 원랜 일종의 차박이다. 차에 매달아 끌고 다닐 수 있는 집 형태를 카라반이라고 부르고 차에 매달아서 정말 차박을 할 수 있다.
'나는 차였어'는 차박 or 캠핑 등을 아예 시도도, 생각도 안 하던 나를 차박엔 이런 세계가 있어~ 이런 것도 있어 어때? 이 정도는 너도 괜찮지? 이런 스타일은 네가 좋아하지 않을까? 하며 취미의 시야를 넓혀준 프로이다. 그래서 고맙고 좋았다. 차박 가능성이 제로였던 사람을 20%까지는 채워 올린 셈. 나는 진짜 차박 or 캠핑을 하게 될까? 미래의 일은 장담할 수 없기에 확신은 안 서지만 그래도 한 두 번은 하지 않을 까까지 발전했다. 앞으로는 차박을 하는 시간 동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즐기는지 직 경험을 보여주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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