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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 혼자 살아본다 : 예능 <독립만세> 리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1. 4. 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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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능 '독립만세'의 세트장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요즘 기분 좋게 지켜보는 예능 한 편이 있다. 독립한 연예인들의 일상. 그것을 관찰예능의 시점에서 지켜보는 tvN <독립예능>이다. 진작에 히트를 친 예능 <나 혼자 산다>격의 스토리지 않을까 싶지만, 내 흥미를 끈 건 프로그램이 주목하고자 하는 '독립'이라는 공간. 바로 그 자체였다. 어차피 똑같은 연예인 일상의 관찰예능일텐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냐고?

#혼자 된 이들의 놀이터, 독립만세 

▲ 예능 '독립만세' 출연진 송은이 소개 (출처= JTBC 공식 인스타그램 @jtbc.insta)
▲ 예능 '독립만세' 출연진 이찬혁 소개 (출처= JTBC 공식 인스타그램 @jtbc.insta)

드디어 자신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성인들이, <독립만세>에 모인다. 뒤늦게 독립을 시작한 50대의 송은이, 남매로 한 집에 나고 자라 이제사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게 된 20대 악동뮤지션의 찬혁과 수현, 연반인의 삶을 살다 독립에 뛰어들게 된 MC 재재, 함께 살아온 할머니의 품을 떠나 자신의 집을 마련하게 된 배우 김민석.

혼자서 어떤 것을 누리고 사느냐에 초점을 두느냐 보다 각기 다른 사연으로 '독립'이라는 키워드로 묶인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일상은 왜인지 완벽하기 보다 실수와 허점투성이이다.

▲ 예능 '독립만세' 중 부엌 가구를 리폼 중인 찬혁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 예능 '독립만세' 중 퇴근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재재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부엌 리폼의 꿈을 위해 직접 시트지를 붙이는 수고를 들이건만 좀처럼 구석구석에 낀 공기방울은 빠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넓은 정원이 마음에 들어 계약한 단독 주택은 알고 보니 자동으로 문이 열리지 않아 머나 먼 계단 길을 지나가야 한다. 퇴근하고 돌아와 지친 몸을 바닥에 뉘이고 잠시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까지.

어째, 화려하기보단 소박하고 그래서 더 와닿는 혼자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독립생활은 곧 또 다른 개인과 어울러 살아가는 일이다 

특히 내가 재밌게 본 에피소드 중 하나는,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이 가수 이승철을 초대하는 장면이었다. 찬혁의 독립생활은, 자신의 취향을 집안에 고스란히 담기 위한 집주인의 몸부림으로 가득 찼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예능 '독립만세' 중 가수 이승철이 만든 밥을 먹고 있는 찬혁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그런 집에 지인들을 초대하기 시작하면서, 특히 선배 이승철이 직접 만들어준 집밥을 먹고 자신의 공간에 누군가를 초대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모습은 비로소 독립이라는 공간에 몸을 부비며 적응해나가는 사람을 보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더라.

▲ 예능 '독립만세' 중 자신의 불면증 고민을 토로하고 있는 수현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 예능 '독립만세' 중 친구들과 집들이 중인 재재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마찬가지로 연반인 재재 또한 집에서 혼술라이프를 즐기다 아버지에게 애정 어린 꾸중의 전화를 받기도 한다. 송은이 또한 혼자 살다가 자신의 건망증에 대한 걱정이 들어 친구들을 초대해 한바탕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찬혁의 동생 수현 또한 혼자 불면증을 견디다 못해 다른 독리버들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는다.

<독립만세>를 보면서, 나는 혼자 사는 공간에 자신의 취향이 들어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자신과 가까운 이들의 발자취가 하나 둘 남겨지는 것도 독립 생활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독립에 순서 없고 책임감에 나이 없다. 산다는 게 다 그렇다

옛날에 비해 독립이라는 키워드가 받는 대우는 달라졌지 않는가. 결혼을 절대 의무로 두지 않는 시대에 독립은 어느 정도 성인으로서의 구실을 하는 이들이 이뤄내봄직한 쾌거처럼 자리 잡은 듯하다. 홀로서기는 더 이상 외로움의 중추가 아니며, 그저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의 첫 발걸음이 된 것이다. 그것도 나이를 막론하고.

▲ 예능 '독립만세' 중 딸이 떠난 집을 배회하고 있는 송은이의 어머니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 예능 '독립만세' 중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는 송은이 (출처= 독립만세 공식 영상 캡처)

그래서일까. <독립만세> 1, 50대 송은이가 드디어 어머니와의 생활에 작별을 고하던 그 날 결혼을 목적으로 구매했던 은수저 세트와 교자상은 온전히 그의 몫이 되었다. 굳이 결혼하지 않아도 홀로서기 위해 집을 나가려는 딸의 모습, 그가 나간 뒤에도 오래토록 현관문 주변을 서성이던 어머니의 모습에 눈시울이 시큰거렸다. 그런 모녀 간의 애틋함은, 혹은 이제 막 독리버로서 첫 발을 딛는 시작과 책임감은 굳이 젊다고 더 서투를 것도 없고 나이가 들었다고 더 초연할 것도 없으니 말이다.

사실 흰지에게 독립? 아직 꿈만 꾸고 있는 단계다. 독립을 위해선 마음먹기가 첫번째요, 그 첫 발을 딛기 위해선 자금을 모으고 혼자 될 준비를 하는 것이 두번째일 것이다. 독립은 나에게 여러모로 큰 사건이다

사실 나에겐 엄두가 나질 않는다. 그만큼 요즘 예능 <독립만세>에서 혼자 된 일상에 대한 목마름을 어느 정도 채우고 있는 것도 같다. 내 사소한 목마름을 채워주는 이 예능, 요즘은 널린 게 관찰 예능이라고 하지만 이 독리버들의 일상을 파고드는 <독립만세>의 시선은 조금 특별하리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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