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는 항상 새로운 음악 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늘 똑같은 경연 프로그램 포맷이다 보니 그런 음악 방송에 신물이 난 것이 사실. 그러나 이때 유니의 흥미를 끌어당긴 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 음악사를 기록한다는 SBS 창립 30주년 기념 다큐 아카이브 K이다.
아카이브K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전설의 가수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와 영상, 토크로 기록하는 SBS의 초대형 다큐 음악 쇼이다. 이 거대한 기록에 엠씨인 성시경은 "대중음악뿐 아니라 인류 역사가 기록이다." 라 말하며 체계적으로 기록되지 않은 대중음악사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런 안타까움에서 시작된 아카이브K는 19년 3월 1일부터 675일간의 인터뷰 207명의 증언자, 그리고 15012분의 인터뷰 분의 자료를 모으게 된다. 이것을 차곡차곡 새롭게 아카이빙 하는 대장정. 그리고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레전드들의 무대들을 만날 수 있다.
아카이브K 첫 시작은 발라드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이전 한국 가요가 흥행하지 못하고 팝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던 시절, 한국형 발라드의 포문을 연 이는 이문세였다.
이문세는 사람들의 마음을 여는 아름다운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 혜성처럼 등장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이러한 배경 뒤에는 그의 은율에 시를 얹어준 작사가 이영훈이 있었다.
이영훈의 작사는 아름답고도 담담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허나, 고인이 된 그를 기록한 자료는 거의 없는 상황 그 자료를 아카이브k 제작진들은 백방으로 찾아 나섰고 그 결과, 이영훈의 아드님 그리고 이전 인터뷰 복구를 통해 찾아내었다. 그리고 그의 아름다운 노력을 다시 한번 2021년에 재연해냈다. 이문세의 음성으로 다시 한번 듣는 아름다운 노랫말은 사람들의 기억을 소환했고 깊은 감명을 전해주었다.
아카이브K는 시간의 순서대로 그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에 대해서 소개한다. 발라드의 부흥기를 이끈 사람은 바로 신승훈. 아직까지도 많은 음악인들에게 리메이크 되며 사랑받고 있는 가수이자 작곡가 그리고 작사가였다. 그 시대에 자신을 프로듀싱할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신승훈은 자신의 모든 앨범 타이틀을 작사 작곡했다.
왜 타이틀곡 작사, 작곡이 놀라운지는 음악평론가들이 나와 설명을 해주는데, 싱어송라이터이자 창작자로서 그만의 스타일 곡 해석이 가능했고 이것이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다는 평을 받았다.
그의 인기에는 독보적 음악 스타일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도도 한몫을 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곡의 구성은 새로움을 찾고자 하는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선공개] 규현, 감미로운 감성 폭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 규현은 유재하의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는 모습을 선보인다.
tv.naver.com
아카이브K는 이전의 기록들을 모으는 작업뿐만 아니라 훗날의 음악의 판도를 기록하기도 한다. 앞으로 방송될 다음 발라드 편에서는 현재 역사를 쓰고 있는 아티스트도 등장해 스테이지를 채운다. 이전의 역사에서 현재 발라드가 나아가고 있는 길까지 그 모든 일들을 쉽고 생생하게 누릴 수 있다. 마치 음악 박물관 도슨트의 설명처럼 말이다.
이처럼 한 장르를 대표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음악을 즐기는 한 방법, 한국 음악의 성장과 그리고 그 시대상까지 두루두루 알 수 있다는 점이 아카이브K가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그때를 다시 기억하고 노래를 새로운 시각에서 즐기게 된다.
바로 이런 시간이 아카이브K와 같은 프로그램이 반가운 이유이다. 우리가 즐겨 들어왔던 한국 음악사 노래들을 좀 더 심도 있는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으며 음악의 깊이를 더하는 작업. 이렇게 우리의 귀에 눈에 마음에 음악 아카이브가 만들어진다.
이런 소중한 자료들은 아카이브K로 방송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요 홈페이지를 통해서 쌓이고 다시 재수정 된다. 우리가요는 대중들의 제보를 통해 의미 있는 자료를 보존하여 그 가치를 음미하는 집단지성 플랫폼 서비스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국음악사 가수들의 영상이나 자료들을 아카이빙 할 수 있다. 자신의 힘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의 기록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요 (UriGaYo)
우리가요는 대중들의 제보를 통해 의미있는 자료를 보존하여 그 가치를 음미하는 집단지성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전설의 무대 아카이브K> 다시보기 SBS 창사 30주년 특별기획 프로그램 우리가요
www.urigayo.kr
아카이브K 1화를 보고 나서 나는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됐다. 내가 알고 있는 노래 뒤편 많은 노력과 사연이 있었을 것이고 이를 놓치지는 않았는가 말이다. 음악을 향유하고 있는 자로써 그들을 기록하고 즐기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앞으로 이어질 기록들을 온전히 즐기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통해 새롭게 아카이빙 하고 싶어진다. 오랜만에 음악 프로그램을 보고 설레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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