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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내 황자님 (부제 : 드라마 다시보기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리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9. 1.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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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가 사극을 좋아한단 얘길 한 적 있던가? 있대도 한 번 더 말한다. 나는 사극을 좋아한다. 퓨전사극도 좋아하는 편이다. 현대보다 사극이 현실감이 없어서인가 판타지와 새로운 내용에 대해 거부감이 덜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그러나 현대가 주인 퓨전사극은 잘 보지 않는다. 이것도 어쨌든 현대라고 손이 안 가는 건지 뭔지 참. 취향 정말 까탈스럽다.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는 그래도 주된 배경은 ‘고려’라서 눈길이 갔다. 고려 얘기는 일단 사극에서 잘 안 나온다. 아무래도 기록이 적어서 고증이 쉽지 않다는 큰 위험성 때문에 잘 등장하지 않아서 더 반가웠다. 하지만 원작은 고려가 배경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보보경심’이라는 제목의 중국 드라마가 원작이다.

 

▲ 아마 앞으로 자주 보게 될 풍경, 내가 무언가를 볼땐 항상 이 모니터 앞에서다 (사진 = 이내)

 


#보보경심?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의 원작 ‘보보경심’은 중국 드라마다. (추가로 ‘보보경심’은 ‘보보경심’이란 중국 소설이 원작이다.) 기본 뼈대 스토리는 비슷하다. 현대의 여성이 과거 시대로 타임슬립 하면서 황자들과 얽히고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다만 보보경심에선 청나라로,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에선 고려시대로 타임슬립을 할 뿐이다.


나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가 나오기 전에 친구의 꾸준한 추천을 받았던 ‘보보경심’을 보려고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단 2화까지 보고 그만뒀다. 왜냐면 황자님들의 머리 스타일 변발을 견딜 수 없었다. 역사상 어쩔 수 없는 스타일이지만 나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로 이 이야기가 리메이크된다길래 더 기뻤기도 했다.

 

설민석 강사가 풀어주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Moon Lovers Scarlet Heart Ryeo, 이준기, 백현, 아이유) [통통영상]

 


한국으로 리메이크된 후 역사적 배경은 ‘고려’, 왕은 ‘태조 왕건’의 시대로 정해졌다. 사실 리메이크된다 했을 때 어떤 시대를 할지, 아니면 아예 역사에 없던 어느 시기가 있었다고 정할 건지 관심이 갔는데 태조 왕건의 세대라고 해서 납득이 많이 됐다. 황자도 많아야 하고 각 가문의 세력도 커야 하며 여인의 지위도 높은 편이어야 한다. 물론 원작과 똑같은 스토리가 될 수 없지만 조건들에 꽤 충족하는 시대를 잘 찾았다 싶었다.  


#이제 어디서 볼 수 있죠_황자님들

▲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의 주요 출연진들 (출처 = 공식홈페이지의 PD노트)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지금 다시 보면 캐스팅이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배우들이 하나하나 지금은 주연급들에 이른다. 주연이었던 이준기와 아이유, 황자역으로 나왔던 강하늘, 남주혁, 홍종현, 백현, 지수 등 눈이 너무 즐거워서 행복하다. 나였다면 어떤 황자를 좋아했을까? 감히 고민도 해본다. 그만큼 황자님 하나하나 매력이 다르다. 발랄하고 보면 웃음이 나는 사람, 죽도록 내 편에만 서주는 사람, 다정하고 올곧은 사람, 오랜 친구인 사람, 연하남 등등 이렇게 골라잡을 수 있는 드라마도 흔치 않다.

 

 

▲ 황자님들의 목욕탕씬으로 본격 시작되는 달의 연인 보보경심려 (출처 = 네이버TV 클립 캡쳐)

 


내 최애는 황자님은 13황자인 백아와 8황자인 왕 욱이었다. 찾아보니까 둘이 이름까지 ‘왕 욱’으로 같은데 8황자와 구별하기 위해 13황자는 백아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 알았음) 어쩌면 운명에 치이면서 가장 슬픈 일들만 보던 아련한 얼굴의 두 황자님인데 그래서 마음이 자꾸 갔다. 더불어 13황자는 설정조차 ‘고려 최고 미남’으로 나는 역시 얼굴을 참 좋아한다는 걸 확인 사살당했다. 8황자는 초기엔 해수에게 가장 의지되는 인물이면서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에 절로 호감을 느꼈다. 후에 운명 속에서 수차례 8황자는 달라지지만 그 모습조차 이해되고 좋았다. 그래서 가장 안타깝고 안쓰러운 황자님이었다.
 

 

▲ 내 최애 13황자 백아, 사랑에 항상 안타까운 황자님 (출처 = 네이버TV 클립 캡쳐)


 


물론 다른 황자들도 다 좋았다. 4황자역을 맡은 이준기 배우는 물론이다. 항상 상처받은 은색 늑대(실제로 드라마에서 자꾸 개늑대라고 칭함. 나만 개늑시(이준기 출연드라마 : 개와 늑대의 시간)가 자꾸 생각나나?) 같은 캐릭터를 왜 이렇게 잘 소화하는지, 독보적인 캐릭터다.

 

▲ 아이라인이 한껏 찐한 3황자역의 홍종현 배우 (출처 = 네이버TV 클립 캡쳐)



사실 이 드라마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3황자 왕 요역의 홍종현배우 때문이었다. 홍종현 배우가 모델을 하던 시절부터 좋아했었는데 악역을 한다, 그것도 사극이다에 너무 놀라서 봤더니 악역보다 짙은 아이라인에 놀라서 자빠졌다. 지금 다시 보니 그마저 다신 볼 수 없는 모습 같아서 재밌었다. 그리고 10황자인 EXO의 백현 연기하는 모습까지 캐스팅이 이렇게 대단해도 되나? 아마 지금은 다신 볼 수 없을 라인업 같다.

 


#이렇게 감정이 널뛰어도 되나요?

스토리가 워낙 변동이 심하고 사건이 많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심하다. 35부작을 20부작에 줄이려니까 더 심해진 것도 이해하는데 계속 아니 왜? 뭐? 이게 말이 되는 전개야? 어떤 사건의 개연성보다 캐릭터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특히 4황자 왕소. 잘해보고 사람들과 관계가 괜찮은 거 같더니 갑자기 급발진해서 화를 낸다. 멍하니 쟤 왜 저래? 하고 물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부모에게 상처를 많이 받은 중 2병 정도로 내가 이해하려 해봐도 '쟤는 원래 감정이 널뛴다..' 하고 이해하려고 해도 "아니 근데!!" 를 외치게 만든다.
 

 

▲ 잠시나마 행복한 해수(아이유)와 왕소(이준기) (출처 = OST MV캡쳐)


 
여주인공인 해수도 비슷하다. 가치관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4황자보다는 낫지만 가장 감정이입이 될 해수의 감정도 저렇게 갑자기 뛴다고? 하게 만든다. 심지어는 현대 ‘고하진’과 ‘해수’의 간극이 벌어진다. 같은 인물인데 고려에 갔다고 갑자기 따지기를 잘하고 사과를 받아내려고 열정적으로 군다. 4황자의 운명에서 그냥 도망치려고 굴다가도 갑자기 내버려 둘 수 없다며 바꾸려고 든다. 바뀌지 않겠다 약조하고 가장 먼저 바뀐다. 누군가의 거짓말은 용인하면서 어떤 사람은 절대 용납 못 한다. 운명에 쉬이 흔들리면서 착실하게 운명을 향해 나아간다. 이런 풍파에 어떻게 마음이 안 바뀔 수 있는가 할 테지만 적어도 그럼 해수가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여줬어야 이해가 될 것이다.
 

 

▲ 클로즈업샷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역시 아이유.jpg (출처 = 네이버TV 클립 캡쳐)

 

그래서 급변하는 사건에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슬퍼하고, 기쁘면 기뻐하고 그렇게 놓아버렸다. 그러면서도 아니 저건, 하고 가끔 급브레이크가 걸렸지만 사건이 휘몰아치니 더 멈춰있을 시간도 정신도 없었다. 갑자기 삶이 조금 무료해지고 쳇바퀴 같을 때, 그래 지금 보면 갑자기 롤러코스터 탄 것 같아서 괜찮은 것 같다.

 

 

▲ 러브라인 8황자(강하늘)와 해수(아이유) (출처 = OST MV캡쳐)



역사적 고증도 아쉬운 부분은 많고 이렇게 캐릭터 문제도 있지만 이만큼 캐릭터 하나하나 비주얼은 물론 개성 있는 드라마를 찾기 힘들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내내 클로즈업 샷이 (진짜 딱 얼굴만 보이는 장면)들이 많다. 볼 때마다 와 진짜 이쁘다.. 와 눈물 예쁘게 흘린다.. 하다가 멍 때린 적도 많다. 격동하는 시류를 맛보고 싶은 사람, 비주얼에 맞아보고 싶은 사람은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를 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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