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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진정령'이 뭐길래! (부제:중드 진정령 리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8. 12.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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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를 포함하고 있으니 유의하세요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린다. 안 그래도 밖에 나가기 힘든데 비가 그냥 오는 것도 아니고 도로가 통제될 만큼 온다. 마치 집에 있는데 더 집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내. 그동안 미루고 미뤄뒀던 중드 하나를 켰다. '진정령'이었다. 작년에 친구가 진정령에 빠져 중국은 물론 케이팝도 관심 없던 애가 중국 시상식을 보겠다고 노력하는 걸 보니 저거 물건이다 싶었다.

 

 

하지만 중국 드라마엔 막연히 장벽이 존재했다. 일단 편수가 길다고 들었고, CG가 퀄이 좋은 편이 아니며, 머리 스타일이 긴 것도 나에겐 장벽이었다. 일단 한번 보자며 1화, 2화를 그냥 틀어놓고 봤는데, 내 손발 어떻게! 아 웃겨 저게 뭐야? 저게 뭐야? 하며 코미디 드라마 본다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갈수록 눈물샘 다 뽑아내는 드라마였다.

 

▲ 진정령 포스터 (출처 = 중국 텐센트 TV 홈페이지)

 


#중국드라마_'진정령'

진정령은 중국 웹드라마다. 50부작이며, 한 회당 45분 정도 된다. 중국 텐센트 TV에서 2019년 6월 27일에 방영 시작, 8월 20일에 종영했고 한국에서는 AsiaN에서 11월 4일 첫방송해서 종영된 상태, 지금 중국 방영 기준 1년쯤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인기가 여전하고 1주년 방영 기념으로 중국 텐센트 TV에서 160분의 비하인드 영상을 올려주기도 했다.


간단한 줄거리를 말하자면 다섯 가문이 세계를 지배하는 가운데 운몽 강씨의 위무선(샤오잔)과 고소 남씨의 남망기(왕이보)가 가장 막강한 세력을 가진 기산 온씨의 비밀을 알게 되고 온씨의 계략을 막으려다 벌어지는 일들이 줄거리다. 사실 이 정도로 정리하기엔 너무 많은 스토리가 있는데, 간단히 정리가 안 되는 수준이라 다들 드라마를 봐줬으면 좋겠다. 



 

The Untamed OST | 陈情令 Main Themed Song《无羁 Wu Ji》——Xiao Zhan 、Wang Yi Bo Duet

 


'진정령'은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중국 소설 작가 묵향동후의 소설 '마도조사'가 원작인데, 원작은 BL(boys love) 장르였으나 중국의 검열로 주인공 둘의 관계가 연인에서 친구로 각색되었다. 그 외에도 스토리상, 혹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소설과 꽤 많은 점이 다르다고 들었다. 심지어 원작 마도조사는 웹툰에 애니까지 나왔다. 이처럼 다른 장르로 퍼져 나가는 걸 보면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이 강함을 느꼈다. 그중에 나는 정확히 드라마 '진정령'에 푹 빠졌고 원작 소설이 궁금한 상태이다.

 

 


#정주행은_기본_떡밥줍다가_허리_못피는중

 

▲ 위무선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진정령을 본 사람들은 그런다. 이게 회전문이라고. 회전문이란 표현은 뮤지컬에서 많이 쓰이는데 한 공연을 n회씩 보는 걸 회전문 돈다고 표현한다. 영화에서도 n회차 라는 말을 많이 쓰인다. 이런 표현을 진정령에게 쓴 만큼 진정령은 보고, 또 보게 만든다. 나도 한번 다 보자마자 바로 1화를 다시 틀었다. 다 보고 난 후 보는 1화가 너무 다르게 보였다. 어떻게 이 장면이. 어떻게 여기서. 어떻게? 비명만 지르다가 정주행 1화가 순식간에 끝났다.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떡밥이었다.


진정령은 현재 - 과거 - 다시 현재의 순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러니 과거의 이야기들과 숨겨진 이야기가 풀어지는 뒷이야기들까지 다 알고 나서 보니까 이걸..? 이렇게..? 벌써...? 이걸 내가 이렇게나 웃으면서 봤단 말이야??? 싶어진다. 그 정도로 한 장면, 한 대사가 유의미하다. 복선을 밟다 보니 온통 지뢰밭인 수준. 그래서 다시 볼 때 전혀 다른 드라마가 된다.

 

▲ 모든 것의 원흉인 '음철'과 깊은 관련있는 '음호부'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비하인드를 찾아보다가 감독과 제작진들이 인터뷰한 기사가 번역된 걸 본 적 있다. 원작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진행된다고 하는데 드라마에선 일부러 과거를 이어서 쭉 보여줬다고 한다. 원작에선 주된 흐름이 시체의 조각들을 찾아가면서 비밀이 밝혀지는데 그런 면이 드라마에선 잘 표현되지 못할 거라 생각해 원작의 장치를 없애고 음철과 검령으로 보수해서 표현하게 되면서 과거를 이어 보여줄 수 있었다고 한다.


과거는 16년 전, 고소 남씨에서 각 자제가 함께 공부하는 데서 시작해 33화까지 이어온다. 거의 반 이상이 과거의 이야기다. 처음 볼 땐 무슨 과거 얘기가 이렇게 기냐며 못 참아서 나는 중간 23화쯤 그만두기도 했었다. 하지만 뒤가 궁금해서, 23화까지 본 게 아까워서 그만둔 지 얼마 안 돼서 다시 시작했고 전체를 다 본 후 다시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바로 정주행을 한 경우는 처음이었는데 2번째, 3번째 볼 땐 또 다른 게 보인다고 해서 기대 중이다.

 

▲ 가장 평화롭고 즐겁던 고소 남씨, 운심부지처에서 다같이 공부할 때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비주얼_그게_뭐길래

스토리가 방대한 만큼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중심인물인 위무선과 남망기 이외에 5개 가문의 종주들과 자제들이 나오는 게 당연한데 여기에 다른 작은 가문들과 수하들, 수행자들, 조력자, 악역 등등 다양하게 나온다. 나는 사람 이름, 특히 외국 이름을 못 외우는데 심지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못 외울 거라 장담했는데 인물 등장할 때마다 이름을 불러서 대충 외우게 만들어서 다행이었다.

 



거기다가 중심인물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서사가 탄탄해 이름이 언급된 사람이면 한 사람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나는 후반부에 거의 처음 보는 인물들이 등장해서 쟤넨 뭐야.. 했는데 다시 보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니, 여기서 이렇게 나온 인물이 뒤에 가서 다시 나온다고? 반가운 얼굴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놓치지 않을 수 있는지 ‘제작진 최소 바구니인 점’하고 놀랬다.

 

 

▲ 모두가 놀란다던 그때 그 비주얼 샤오잔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그런데 이렇게 많은 인물의 비주얼이 괜찮다. 특히 위무선 역을 맡은 '샤오잔' 배우의 비주얼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저렇게 예쁜 남자가 있지? 라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진정령을 보게 된 이유, 진정령 초반부를 버티게 한 이유 중에 50%는 샤오잔의 미모였다. 그냥 사람이 저렇게 생길 수 있나? 눈이 저렇게 클 수 있나? 처음 느낌은 그랬다. 그런데 이 배우가 위무선 캐릭터에 살면서 해사하게 웃고 큰 눈으로 뚝뚝 눈물을 떨구는데 가슴이 찢어진다. 물론 같은 주연이었던 남망기 역을 맡은 '왕이보'의 비주얼도 만만찮게 잘생겼다. '왕이보'는 신기하게도 한국 아이돌로 데뷔한 이력이 있는 배우인데, 한국에서 UNIQ란 그룹으로 2014년 데뷔했고 프로듀스 X로 다시 데뷔한 조승연도 속해있는 그룹이다. 지금은 거의 멤버들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그룹인 것 같다.

 

 

▲ 어디서든 우아한 남망기의 비주얼을 한 왕이보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이런 왕이보 말고도 온녕 역을 맡은 '우빈' 배우도 한국에서 아이돌로 데뷔한 이력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아이돌 활동(샤오잔도 한국은 아니지만 중국 아이돌 X9소년단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을 했던 배우들이 꽤 있고 드라마가 끝난 후 조연배우들이 프로젝트성으로 '진정 소년'이란 그룹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5대 가문의 제자라고 이렇게 하나같이 잘생겨야 하나? 잘생겼다. 심지어 모든 악역이라곤 하지 못하지만 악역도? 잘생겼다. 남자들만 잘생겼는가? 나오는 여자배우들은 더 예쁘다. 사실 샤오잔보다 나는 '온정' 역의 맹자의 배우를 보고 너무 놀랐다. 사람이 저렇게 이뻐도 되나? 진짜. 나의 최애인 온정을 모두 한번 봐줬으면 좋겠다. 언니, 너무 예뻐요.

 

 

▲ 내 최애 '온정', 잘 나온 캡쳐를 해줄 수 없어서 죄송하다 (출처 = 네이버 AsiaUHD 영상 캡쳐)



진정령 촬영은 촬영 전부터 배우들이 모여 특별 훈련을 받았다. 예절, 무술, 체력, 악기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는 건 물론 의상을 준비하면서 배우들의 허리가 잘록해야 더 옷매무새가 잘 나올 거라 생각해 감독은 배우들의 몸매도 슬림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렇듯 진정령은 많은 공이 들어간 드라마였다. 그리고 그 공은 이 드라마 자체뿐만 아니라 후속으로 내놓은 영화들에게까지 미친다. 지금으로선 후속작으로 원작 배우들이 그대로 연기한 '진정령 : 생혼' 과 '진정령 난백'이 있다. 생혼은 온녕과 사추를 중심으로 진정령 후의 이야기고 난백은 청하 섭씨 가문의 비밀과 섭회상의 16년 안에 있었던 일을 알려준다. 원 드라마에서 궁금하던 점들을 후속작까지 내놓으면서 팬들의 욕구도 충족해주는 작이었다.

 

 

▲ 진정령 포스터 (출처 = AsiaN 블로그)

 


나는 아직 정주행 1번째 중인데 이번 정주행을 마치면 바로 후속작들을 볼 생각이다. 일단 섭씨의 이야기들이 너무 궁금하고, 귀여운 온녕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걸 본다 해도 아직 애니와 웹툰, 원작이 남아있다, 심지어 비하인드도 아직 덜 봤고 배우들이 찍은 예능 프로나, 후속작에도 관심이 간다. 언제쯤 이 방대한 진정령 세계관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두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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