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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집에서 만나(부제: 방탄소년단 콘서트 '방방콘' 후기)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6. 1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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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는 덕질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순간이라고 하면 콘서트를 가는 날이라고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콘서트를 사랑한다. 나의 가수들과 함께 즐기는 무대, 내 가수가 내 앞에서 살아 숨 쉬고 있구나를 가장 강렬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4월에 예정되어 있던 MAP OF THE SOUL TOUR (출처=빅히트 오피셜 트위터)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나는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4월에 방탄소년단에 MAP OF THE SOUL TOUR(이하 맵솔콘)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피나는 티켓팅으로 4일 중 3일의 티켓을 잡을 수 있었다. (첫날은 오앤즈 에디터 이내가 도와줬다. 감사..) 맵솔콘에서 운이 터졌을까. 하루는 팬클럽에서 진행한 추첨에 당첨이 돼서 플로우석에 갈 수도 있었다. 무려 돌출무대 앞이었다. 근데 전 세계적인 유행 바이러스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소식을 듣자마자 회사에서 갑자기 너무 아파 조퇴를 하고 3일 내리 자버릴 정도의 충격을 받았다.

 

 

 

▲ 방방콘 더 라이브 콘서트 (출처=빅히트 오피셜 트위터)

 


이런 아미의 아쉬움을 알게 된 방탄소년단은 콘서트로 상심한 팬들을 위로하고자 취소된 콘서트를 온라인 비대면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것이 바로 어제 성황리에 마치게 된 '방방콘'이다.


방방콘, 세상에서 가장 편한 콘서트

 

 

▲ 방방콘 더 라이브 콘서트 카운트 입장 모습 (출처=방방콘 더 라이브 홈페이지)

 


요즘 가장 팬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꼽자면 온라인 영상 서비스일 것이다. 아티스트들이 자유로운 덕질이 묶인 팬들을 위해서 작은 콘서트를 열거나 라이브 방송 등으로 활발한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방방콘 이전부터 콘서트에 못 오는 팬들을 위해 이원 생중계로 콘서트를 집에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는 활성화되어 있었다. 물론 앞에는 관객들이 있었지만 말이다.

 

 

▲ 방방콘을 즐기는 자세 안내서 (출처=빅히트 오피셜 인스타그램)

 


이런 스트리밍 서비스는 집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편안한 잠옷 차림도 가능하다. 먹을 것을 보면서 춤을 추고 노래를 함께 불러도 좋다. 세상에서 가장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 콘서트인 셈이다.

 


 

▲ 트위터에서 나눔 받은 방방콘 더 라이브 콘서트 팔찌 (사진=유니)

 


나도 가장 편한 옷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했다. 온라인 콘서트도 콘서트라고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콘서트 팔찌를 만들어 나눔을 하기도 했다. 나도 재미로 참여한 나눔에 팔찌가 당첨돼서 당일 팔목에 둘러주었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콘서트 분위기가 물씬 난다.


생각보다 좋았던 것은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닌 6분할 화면으로 얼빡(얼굴 클로즈업)과 춤의 디테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연장이 아무리 가깝다 해도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손짓이나 얼굴 표정과 같은 작은 디테일들을 세세하게 볼 수 없다. 방방콘은 얼빡이 많이 들어가는 캠이 있거나 무대 전체적인 구성을 보고 싶다면 풀캠, 위에서 찍는 항공 샷까지 다양한 앵글을 볼 수 있어 한 무대를 여러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나같이 멀티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메인 혹은 얼빡을 보는 것이 더 감상하기가 편하다. 망원경이 불필요한 진정한 안방 1열의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이후에 다시 보기 서비스가 올라오면 한 캠씩 나눠 감상할 예정이다.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콘텐츠

 

▲ 중간 중간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한 광고들이 나와 지루하지 않았다. (출처=롯데 칠성 유튜브)

 


온라인 콘서트의 형태는 팬도 가수도 참 낯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탄소년단은 언제나 팬을 위한 최고의 답을 찾아낸다. 온라인 콘서트의 러닝타임은 총 90분. 그 사이 송출이 매끄럽게 진행되어야 했고 가수들은 최대한 빠르게 환복을 하고 메이크업을 수정해야 했다.


콘서트에서는 VCR을 통해서 준비할 시간을 확보했지만 방방콘은 러닝타임도 콘서트에 비해 짧고 준비할 시간이 여유롭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 측은 지혜롭게 팬들의 집중을 이끌어 낼 여러 콘텐츠를 준비했다. ASMR, 눈싸움같이 무대 준비 시간에 적절하게 활용이 가능한 짧은 콘텐츠들이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나왔다. 콘텐츠도 팬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했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됐다.

 


이런 환복 시간에는 자유롭게 화장실을 갔다 와도 좋지만 팬들은 꼼짝없이 앉아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팬들을 위해서 콘텐츠 말고도 광고 타임을 집어넣어 팬, 가수에게는 준비 및 휴식을 그리고 광고주는 노출 효과 극대화라는 이득을 얻을 수도 있었다.


세심한 공연 연출, 팬들은 찐 감동

 

▲ 방탄소년단 뷔와 지민은 학창시절 이야기를 담은 친구라는 곡의 유닛 무대를 선보였다 (출처=방탄소년단 오피셜 페이스북)

 

 

지루하지 않게 계속 볼 수 있는 중간 콘텐츠도 좋았지만 역시 오랜만에 보는 무대가 너무나도 행복했다. 온라인 콘서트 방방콘에서는 콘서트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은 유닛 무대들을 중심으로 보여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언젠간 할 수 있는 공연에 대비해 전부 다 보여줄 순 없지만 팬들이 정말 보고 싶어 하는 무대로 구성, 오프라인 공연에서는 빠질 가능성이 높은 무대로 꾸며 '한정판 느낌'을 살린 것이다.


특별한 공연인 만큼 세심한 연출이 돋보였는데 특히 유닛 무대 중 '친구'에서 뷔와 지민의 학창 시절 기억 속에 남아있는 버스정류장을 재연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게다가 자글자글한 효과로 마치 두 멤버가 과거에서 부르는 듯한 기분을 들게 만들어 팬의 감동을 이끌어 낸 것도 재밌었다.

 


그럼에도 가수와 팬 모두 아쉬운 현장감

 

▲ 마지막 엔딩 모습 TV와 컴퓨터를 연결해 크게 봤다 (사진=유니)

 


이렇게 쉴 새 없이 즐긴 방방콘의 말미에서는 역시 차오르는 아쉬움을 참을 수 없었다. 러닝타임도 실제 공연보다 짧은 것은 물론 내 가수에게 직접 응원의 환호성을 질러줄 수 없다는 것이 슬프게 다가왔다.


마지막 엔딩 멘트에서 리더 알엠은 "이것이 미래의 공연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솔직하게는 무섭다. 팬들이 지르는 환호성으로 무대에서 버티는 에너지를 충전하는데 그것이 없으니 무대가 힘들게 느껴진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 공연이 끝난 뒤에 항상 올라오는 오늘의 방탄 (출처=방탄소년단 오피셜 트위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당장의 무대 욕구를 채울 순 있지만 공연이라는 것은 팬과 가수가 함께 만드는 시너지 폭발의 무대다. 현장감, 뜨겁게 지르는 환호성, 응원소리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 같은 것이 공연이다. 나는 내 가수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내 두 눈으로 무대를 보고 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공연을 보면 볼수록 더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갈망이 심해졌다. 정말로 재밌는 90분이었지만 그만큼 더 그리워지는 90분이었다. 빨리 이 상황이 정리돼 즐겁게 콘서트를 갈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정말로 보고 싶다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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