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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등산하는 날 (부제: 광교산 등산 코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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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5. 1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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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등산에 푹 빠진 슝슝이다.


매일 비슷한 곳을 걷는 운동만 하다 보니 걷기 운동이 조금 지겨워졌다. 그러던 차에 친구와 광교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했다. 사람이 적은 시간에 가려다 보니 아침 일찍 출발했고 상당히 피곤했다. 광교산에 들어서자 상쾌한 숲 냄새에 기분이 좋아졌다. 가파른 길을 걷다 보니 숨이 차고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뛰었다. 엄청 힘들었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가 도는 느낌이 좋았다. 한 주의 스트레스가 땀과 같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 듯 개운했다. 그날 이후로 나와 친구는 등산에 푹 빠졌다. 우리의 일요일은 “등산”으로 시작하게 됐다.


 

 

 

등산 초보 슝슝이 다녀온 광교산 등산 코스



수원 시민이라면 한 번쯤은 가봤을 광교산. 형제봉만 있는 줄 알았지만 광교산의 진짜 정상은 시루봉이다. 형제봉을 가봤다면 당연 시루봉도 가봐야 하는 것. 나는 형제봉을 다녀오고 나서 광교산의 모든 등산 코스를 가보기로 했다. 두 달 정도 주말마다 등산한 결과, 광교산의 웬만한 코스는 다 가봤다. 광교산은 다양한 등산 코스가 있는 만큼 본인의 체력에 맞게 등산 코스를 짤 수 있다.



▲ 광교산 등산 안내도 (사진 = 슝슝)



초보 :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 반딧불이 화장실 (약 2시간)
중수 : 상광교 버스 종점 (다슬기 화장실) - 시루봉 - 상광교 버스 종점 (약 3시간)
고수 : 반딧불이 화장실 - 형제봉 - 종루봉 (비로봉) - 시루봉 - 상광교 버스 종점 (약 4시간)


등산 초보에 체력이 약하다면 초보 코스를 추천한다. 길이 완만한 편이라 부담 없이 쉬엄쉬엄 등산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어린아이들도 많이 온다.


운동을 더 하고 싶다면 중수 코스를 추천한다. 상광교 버스 종점부터 시루봉까지 여러 길이 있다. 길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른데 원하는 길로 선택해 갈 수 있다. 초보 코스보다 더 가파르고 힘들다.


더 빡세게 오래 등산하고 싶다면 고수 코스를 추천한다. 반딧불이 화장실부터 상광교 버스 종점까지 코스로, 형제봉, 종루봉, 시루봉 모두 갈 수 있다.


상광교 종점에서 시루봉 가는 길



나는 중수 코스를 선호한다. 초보 코스보다 사람이 적고 힘들어서 못 참겠을 때 등산이 끝난다. 그리고 종점부터 시루봉까지 세 가지 길이 있어 지루하지 않게 산을 오를 수 있다. 

 

▲ 산책로를 걸으며 가볍게 몸을 푼다. (사진 = 슝슝)
▲ 잠시 멈춰 풍경을 감상한다. (사진 = 슝슝)



13번, 13-1번을 타고 상광교 종점(다슬기 화장실)에서 내린다. 등산 안내소가 있는 길로 쭉 들어간다. 꽃이 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댐이 나온다. 2주 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반겨준다. 댐 주변에 핀 철쭉과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인 풍경을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 광교산 등산로 시작 지점이다. (사진 = 슝슝)
▲ 세 갈림길에서 원하는 곳으로 간다. (사진 = 슝슝)

 


광교산 등산 안내도를 지나면 세 갈림길이 나타난다. 왼쪽은 절터 약수터, 가운데는 노루목, 오른쪽은 토끼재 올라가는 길이다. 세 길을 다 가봤는데 길이 가지각색이다. 노루목은 제일 무난하다. 토끼재는 계단 지옥. 허벅지를 터트리고 싶다면 토끼재로 올라가면 된다. 그리고 절터 약수터-갈대밭 길은 지옥의 오르막이다. 엄청난 경사의 오르막이 계속된다. 물론 제일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제일 힘들다...^^

 

 

▲ 토끼재로 올라가는 길. (사진 = 슝슝)
▲ 안내판을 관심 있게 보며 등산한다. (사진 = 슝슝)

 


이날은 토끼재부터 시작한다. 허벅지를 불태우고 싶었다. 산을 오르다 보면 초보 등산러들에게 아주 유용한 안내판이 자주 보인다. 코스별로 어느 정도 지점인지 알려준다. 내 위치를 금방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표지판이다.


라-3
제4코스 토끼재 방향 0.54km 지점.


정상까지 아직 멀었다는 뜻이다.

 

 

▲ 광교산 올라가는 길 (사진 = 슝슝)

 


등산은 걷기보다 체력을 많이 쓰다 보니 아침을 꼭 먹는 게 좋다. 김밥이나 초콜릿 같은 간식, 음료를 챙기는 것도 좋다. 아침을 안 먹은 친구가 어지러워서 쓰러질 뻔했다. 챙겨온 계란이랑 간식을 먹으면서 쉬엄쉬엄 올라갔다.

 

 

▲ 토끼재 지옥의 계단 (사진 = 슝슝
▲ 토끼재 지옥의 계단 (사진 = 슝슝)

 


지금까지도 힘들었지만 이제 지옥의 계단이 반겨준다. 이 계단을 올라야 토끼재가 나온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나지 않는 계단... 잠시 쉬면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얼마나 올라왔는지, 얼마나 더 올라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 토끼재 표지판 (사진 = 슝슝)

 


힘들지만 위쪽만 보고 올라오다 보면 끝이 보인다. 올라오면 토끼재 안내판이 보인다. 목적지를 잘 보고 화살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우리는 시루봉에 가야 하기 때문에 왼쪽 방향으로 걸었다.

 

 

▲ 광교산에 핀 개철쭉 (사진 = 슝슝)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진 5월의 광교산엔 개철쭉으로 가득하다. 온통 갈색이던 산이 매주 더 짙은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계절이 바뀌고 있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매주 변하는 산의 모습에 등산이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느껴진다.

 

▲ 시루봉 경기대 갈림길 (사진 = 슝슝)



힘든 언덕을 오르고 오르다 보면 드디어 마지막 관문이 보인다. 시루봉 경기대 갈림길이다. 시루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 마지막 돌 언덕만 지나면 시루봉이다. 하산할 땐 이 자리에서 파란색 화살표를 따라 노루목으로 내려갈 것이다.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광교산 정상 시루봉 (사진 = 슝슝)
▲ 광교산 정상 시루봉 (사진 = 슝슝)

 


드디어 보이는 정상. 광교산 정상 시루봉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정상엔 꽤 많은 사람이 있다. 일단 쉬지 않고 사진부터 남겼다.

 

▲ 시루봉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 = 슝슝)
▲ 시루봉에서 아이스크림 먹으며 휴식 중 (사진 = 슝슝)

 


날이 흐려서 풍경이 잘 안 보이는 게 아쉬웠다. 날씨가 따듯해져 정상에서 아이스크림도 팔고 있었다. 참을 수 없어 사 먹었다. 정상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은 평소보다 더 달았다. 같이 간 강아지도 간식을 먹고 있다. 얼마나 쉬었을까, 다들 배가 고파져서 얼른 하산하기로 했다.

 

 

 

 

 

▲ 시루봉 노루목 갈림길 (사진 = 슝슝)

 


올라온 길로 내려가지 않고 노루목으로 내려갈 것이다. 표지판을 따라 노루목 방향으로 걷는다.

 

 

▲ 노루목 대피소 (사진 = 슝슝)
▲ 노루목 도착 (사진 = 슝슝)
▲ 노루목에서 하산하는 길 (사진 = 슝슝)

 


걷다 보면 노루목 대피소가 보인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엔 노루목 대피소에서 쉬며 간식 먹는 게 참 좋다. 그리고 조금 더 걸으면 하얀 집(?)이 보인다. 이곳이 노루목이다. 더 가지 말고 바로 왼쪽 길로 내려가야 한다. 절터 약수터-갈대밭으로 가고 싶다면 쭉 걸어가면 된다.

 

 

▲ 노루목에서 하산하는 길 (사진 = 슝슝)
▲ 노루목에서 하산하는 길 (사진 = 슝슝)
▲ 노루목에서 하산하는 길 (사진 = 슝슝)

 


날씨가 흐려서 인지 등산객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 산 길을 걸으니 잡생각들이 사라진다. 노루목 길엔 나무다리가 몇 개 보인다. 개울이 흐르는 곳도 있어서 다른 길보다 볼거리가 많다.


▲ 등산 끝나고 보는 댐 (사진 = 슝슝)

 


드디어 도착했다. 등산이 끝났음을 알리는 풍경이 속속 눈에 들어온다. 힘들었던 등산이 끝나서인가 아침과 같은 풍경인데 더 아름다워 보인다.

 

 

▲ 꿀맛 같은 점심 식사 (사진 = 슝슝)



종점 코스가 좋은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종점 주변에 식당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인근 식당에서 보리밥과 파전을 먹으며 광교산 등산을 마무리했다.



나에게 일요일은 그냥 쉬는 날이었다. 가벼운 산책만 하고 약속도 잘 잡지 않았다. 주말 하루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푹 쉬면서 다음 주를 준비했다. 뭔가를 더 할 생각이 없었다. 주말 아침 등산을 해보니 헤어 나올 수 없게 됐다. 힘들게 움직이고 땀 내는 일이 이렇게나 개운하고 스트레스 풀리는 일인 줄은 몰랐다. 산에서 피곤이 아닌 활력을 얻게 된 나에게 이제 일요일은 등산하는 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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