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계절 중 여름이 제일 싫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 찜통 같은 한국의 여름은 버티기 쉽지 않은 계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였을까?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좋지~”라는 말을 달고 살던 나는 겨울이 싫어졌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는 나를 움츠러들게 했다. 실내의 갑갑한 공기는 내 피부뿐만 아니라 마음도 메마르게 했다. 파란 하늘 아래에서 광합성 하기를 좋아했지만, 시리디 시린 하늘만 있었다.
점점 밖에 나가기도 싫어지고 무언가를 할 의욕 따윈 남아있지 않았다. 딱히 힘든 일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겨울, 감기처럼 찾아온 우울감은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올 때까지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해 봤다.
#우울은 수용성이다
“우울은 수용성이라 물에 씻겨나간다”라는 말이 있다. 정말 놀랍게도 샤워를 하고 나면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씻고 로션 바르고, 머리도 말리다 보면 잡생각은 사라지고 편안한 상태가 된다. 그리고서 바로 밖으로 나간다. 멀리 갈 필요도 없다.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본다.
걷다 보면 차가운 공기는 어느새 시원하게 바뀌어 있다. 그리고 계속 걷는다. 공원 벤치에 앉아서 해도 쬐고, 편의점에 들러 커피도 한잔 사 먹는다. 산책하는 강아지, 쉬고 있는 고양이를 찾아보기도 한다. 땀이 살짝 날 정도로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땀과 샤워로 내 우울을 씻어보자.
# 영양제 챙겨 먹기
예전에 종합 비타민을 꾸준히 먹었는데 피로가 가시고 활력이 생겼었다. 이번에도 영양제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우울감이 있는 사람에게 비타민D와 마그네슘이 도움 된다고 하여 구매했다. 여러 효능이 있지만 세로토닌 같은 행복 호르몬 생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영양제를 챙겨 먹으니 정말 활력이 생기는 것 같다. 하루 한 번 영양제로 나를 아껴준다.
#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행복? 별거 없다. 뭔가 대단하고 거창한 걸 이뤄야만 행복한 게 아니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 사소한 것들을 생각해보자. 일상 속 작은 행복 하나하나가 쌓여 내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 준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산처럼 쌓아준 휘핑크림
예쁜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잔
친구의 사랑
눈 뜨면 느껴지는 발치의 온기
아무리 추운 겨울이어도 봄은 찾아온다. 밟고 있는 눈도 녹아 없어지고, 길은 더 단단하게 굳을 것이다. 그런 길 위를 내딛는 걸음은 전보다 훨씬 가벼워질 것이다. 다 말라가던 우리 집 화분에도 새싹이 나기 시작했다. 봄이 오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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