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의 태국 여행을 앞두고, 방콕에 다녀왔던 친구에게 무엇이 제일 좋았냐고 물어봤다. 내 친구는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똠얌꿍이 제일 좋았다고 했다. 방콕에 있는 내내, 하루 세 번 똠얌꿍을 먹었다고 했다. 내 친구는 똠얌꿍 맛이 시큼한 김치찌개 맛이라고 했다. 난 그 맛이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다. 시큼한 음식이 진짜 맛있을까? 내 입맛에도 맞을까? 의문을 가지고 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태국 똠얌꿍 한 수저를 뜨자마자 그 맛과 사랑에 빠졌다. 친구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백번 천번 이해가 갔다. 그리고 태국 여행 마지막 날까지 똠얌 맛 음식을 먹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제일 그리웠던 건 태국의 날씨나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었다. 오로지 똠얌, 똠얌만 내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똠얌꿍 맛이 생각날 때면 똠양꿍 맛집으로 알려진 태국 음식점에 찾아가기도 하고, '컵누들 똠양꿍 쌀국수'나 태국 똠양꿍 컵라면을 사 먹기도 했다. 그런데 그 어떤 걸 먹어도, 태국에서 먹은 똠양꿍 맛을 재현하기엔 어딘가 부족했다. 그리고 한번 만들어 봐?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인터넷에서 똠얌꿍 재료를 주문했다.
똠얌꿍 재료
(필수) 똠얌 페이스트, 물 400mL, 양송이버섯 3~4개,
토마토 1개, 새우 5마리
(생략가능) 레몬그라스 1줄기, 코코넛 밀크100mL,
고수, 쌀국수 면
새우는 먹기 편하게 몸통 껍질과 머리, 꼬리의 뾰족한 부분을 제거한다. 버섯은 양송이버섯이 제일 좋지만, 집에 있는 향표고버섯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신맛을 위한 레몬그라스와 개운한 맛을 위해 고수를 준비했다.
똠얌꿍에 쌀국수를 넣어 먹고 싶어서 쌀국수 면을 챙겼다. 제일 중요한 똠얌꿍 페이스트도 잊지 않고 준비했다. 부드러운 맛을 위해 코코넛밀크도 샀다. 매운맛을 원한다면 청양고추를 넣어도 좋다.
재료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제일 중요한 똠양꿍 향신료인 똠얌꿍 페이스트다. 이미 갖가지 향신료가 들어 있어서 다른 재료 없이도 똠얌꿍 맛을 낼 수 있다.
물 400mL에 똠얌 페이스트를 넣고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린다.
새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넣고 센 불에서 10분가량 팔팔 끓인다.
나는 부드러운 맛을 위해 따로 코코넛 밀크를 준비했다. 250mL 팩인데 절반가량 사용했다.
코코넛 밀크를 많이 넣으면 느끼해지기 때문에 적당히 넣어준다.
코코넛 밀크를 넣으니 색이 연해졌다. 중간중간 맛을 보며 물이나 코코넛 밀크를 더 넣어준다.
쌀국수 면은 뜨거운 물에 10분 정도 불려서 사용해야 한다. 귀찮아서 그냥 넣었더니 익는 데 오래 걸렸다.
마지막으로 새우를 넣고 새우가 분홍빛으로 변할 때까지 끓인다.
먹기 좋게 접시에 담고 고수 잎을 올려주면 완성이다.
한술 뜨니 시큼한 레몬그라스 향이 확 퍼진다. 크으~ 이게 내가 원하던 똠얌 맛이지! 레몬그라스, 코코넛 밀크, 고수 덕분에 똠얌 맛이 풍부해졌다. 새우도 먹고 싶은 만큼 듬뿍 넣어서 신나게 먹었다.
친구들과 모임에서도 한번 만들었다. 이날은 코코넛 밀크가 많이 들어가서 색이 더 크리미해졌다. 면을 다 먹고 밥까지 말아 먹었다. 똠얌을 좋아하는 친구, 아닌 친구 다 반응이 좋아서 어찌나 뿌듯하던지! 집들이음식이나, 간단한 저녁메뉴로 추천한다.
어떻게 음식이 시큼할 수 있어? 고수 극혐! 했던 나는 이제 없다. 똠얌을 한 번 맛본 뒤로는 똠얌 없이 살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샴푸 맛난다고 싫어하던 고수도 똠얌과 먹으면 개운하기만 하다. 한국에서 태국 식당, 똠양꿍 맛집을 전전하며 '그 맛'이 안 난다고 아쉬워했었다. 정말 진지하게 '똠얌 먹으러 태국에 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 한번 만들어보니 알겠다. 더이상 맛집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걸. 똠얌 맛이 그립다면 망설이지 말고 만들어보자! 생각보다 집에서 간단한 요리로, 태국의 맛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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