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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곡의 의미 (부제: 님아 Lotto를 듣지 마오)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3. 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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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 차이인데 연말과 연초로 나뉘는 12 31일의 자정 즈음엔 어김없이 센치해진다. 일 년의 마지막 날인데 꼭 세상의 멸망 마지막인 듯 기분이 이상하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생각해 설렘과 부담감이 있다. 나는 이날 꼭 하는 게 있다. 바로 새해 첫 곡 고르기. 어디서, 누군가 시작했는진 모르지만 새해에 처음 들은 곡대로 한 해를 살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 가수들은 노래 따라간다는 말과 비슷하게 와닿았다. 그래서 신중해졌다.

 

 

#지금까지의_첫_곡(feat.가요대제전)

 

 

 

 

새해 첫 곡 의미가 이렇게 유명해지기 전에는 매년 MBC 가요대제전과 12 31일을 함께 했다. 아이돌 덕질을 많이 하는 나니까 당연한 일이었다. 매번 임진각에서 누가 춥게 라이브를 할 것인 것 그게 내 가수가 되진 않을까 생각하고 (지금은 임진각 무대를 하지 않지만) 콜라보 무대들이 있을까 궁금해하는 게 한 해의 마지막 날 하던 일이었다. 당연히 가요대제전과 카운트다운을 했으니 첫 곡은 그냥 다음에 나오는 가수의 곡이었다. 강제로 몇십 년을 첫 곡을 지정 당했다.

 

 

 

 

 


근데 신기하게도 무슨 곡들이 선곡됐었나 기억이 안 난다. 아마도 저 말이 유명해지기 전이라 신경을 안 썼던 것 같다. 딱 작년의 곡만 생각난다. 가요대제전이 새해 첫 곡을 의식했는지 트와이스의 YES OR YES로 선곡해줬다. 물론 나는 작년엔 새해 첫 곡을 의식해 카운트다운을 보자마자 TV를 끄고 내 음악앱을 틀었다. 나름 골라놓은 곡도 있었기 때문에 강제로 청취 당하고 싶지 않았다. 작년 나의 곡은 EXO <Lotto> 였다. 로또 당첨이 간절했기에 가장 욕망에 충실해 선곡했다. 그러나 이 선곡은 결과적으로 망한 선곡이었다.

 

 

#님아_그_LOTTO를_듣지_마오

 

 

우리가 들으려고 하는 곡들 중에 함정카드들이 있다. 그중에 가장 유명한 곡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내가 들었다던 EXO <Lotto> 2NE1 <내가 제일 잘 나가>

 

 

EXO 엑소 'Lotto' MV

 

1. EXO <Lotto>

 


제목만 보면 로또에 맞게해줄 곡인 것만 같다. 그런데 가사를 잘 보면 함정 카드가 발동한다. 나도 모르고 있다가 친구가 제발 첫 곡으로 그 곡을 듣지 말라고 얘기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전반적인 가사 내용이 내게는 네가 로또라서 나는 네게 올인하고 돈은 필요 없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돈이 좋아서 들은 건데! 억울했다. 그리고 말 그대로 2019년은 덕질에 올인하고 돈을 잃었다.

 

 

 

 

 

 

이 순간을 놓치진 마
We’re going crazy, my lucky lady
또 한 번 기억될 날을
지금도 난 목이 말라 네게 줄게 아직 많아
I don’t need no money 너만 있으면 돼
더없이 간절히 원하는걸

 

 

 


2. 2NE1 <내가 제일 잘 나가>

 


두 번째로 내가 제일 잘 나가는 노래의 가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문장의 해석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는 경우였다. 중의적인 문장은 피하는 게 좋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다. 이건 모두가 내가 제일 쎄”, “내가 제일 최고야라는 의미로 듣지만 SNS에서 핫하게 돌았던 이야기론 정말로 회사를 잘 나가 버렸다는 것. 어쩌다 보니 이 곡은 퇴사송이었던 셈이다.  

 

 

2NE1 - 내가 제일 잘 나가(I AM THE BEST) M/V

 

 

#이_곡들을_추천해

 

 

1. 우주소녀의 <이루리>

 

 

[MV] 우주소녀 (WJSN) - 이루리 (As You Wish)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12 31일에서 1 1일로 넘어가는 자정, 우주소녀 <이루리>가 역주행을 해 4위에 진입했다. 이루리뿐만 아니라 <돈벼락>, 앞서 언급한 <Lotto>까지 검색 순위와 급상승 순위에 보였다. 누군가는 이 진입을 보고 새해 연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 멜론 실시간 차트 1위 예측 그래프 (사진 = 캡쳐)

 

 

우주소녀 <이루리>는 나의 2020년 첫 곡이기도 했다. 제목만 보고 바로 선택했는데 가사도 무난하게 좋았다. 19년이 다 가도록 돈을 잘 벌든, 내가 원하는 일을 하든, 아니면 당첨이 잘되길 같은 명확한 소원을 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떤 소원인지 특정 짓지 않고 모든 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골랐다.
 


2. 온앤오프(ONF) <사랑하게 될 거야>

 

 

온앤오프 (ONF)_사랑하게 될 거야 (We Must Love)(MV)

 

 

이 곡은 케이팝 고인물들 사이에서 2019년 명곡으로 꼽히는 곡이다. 그러나 정말 아는 사람만 알아서 새해 첫 곡으로 전혀 선택하지 않을 곡이다. 가사 내용은 이 그룹의 세계관을 담고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판타지적이다. 기억을 잃었든,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든 알아보지 못하는 상대에게 내가 너를 알아봤고 우린 사랑하게 될 거야 라고 확신하는 화자의 노래다.

 

 

 

 

 

괴물 같은 이 현실들이
점점 덩치를 불려 널 덮쳐 올 것 같지만
별일 아냐 내 뒤에 숨어 슬픔에 관한 면역력은 내가 더 세
가나다라 설명 못 해 그냥 감정이 익숙해
우린 사랑했었거나 사랑할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조금 심오하지만 이 노래를 고른 이유는 사랑이 들어와 있으면 버틸 수 있는 게 많아지기 때문에 라고 말하고 싶다. 어차피 좋은 일만 인생에 있을 순 없고 힘든 일들 내가 버텨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걸 버틸 힘이 많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사랑의 종류는 우정일 수도, 가족일 수도 여러 가지 형태가 있을 거고 그 사랑들이 힘든 걸 버티는 힘이 되기 때문에. 이 노래의 가사처럼 누군가 사랑을 확신해준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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