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주는 설렘 때문일까. 웬일로 나서서 새해맞이 청소를 했다. 집 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찌든 때, 묵은 때가 상당히 쌓여있었다. 그래서 하나하나 찾아 열심히 때를 벗겼다. 마치 지난 과오와 실수를 닦아 내듯 신중을 다했다. 올해 2020년을 보다 깨끗하게 시작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행동이었다.
단순히 쓸고, 닦는 것은 기본. 이번 청소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신경 쓰지 못했던 부분을 정리하는 데 초점을 뒀다. 예를 들면 창틀 틈새나 변기 구석구석, 탄 냄비와 프라이팬처럼 평소 청소하기에 엄두가 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막상 청소하다 보니 새삼 깨달은 게 몇 가지 있었다. 하나, 청소 잘 하는 것도 재능이다. 둘, 고로 청소에도 순서가, 요령이 있다. 지금부터 나의 새해맞이 청소법에 대해 소개한다.
청소에 있어 필수 덕목이라고 하면 단연 '꼼꼼함'이다. 먼지 한 톨, 머리카락 한 가닥도 허용하지 않는 세밀함이야말로 청소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특히 이번 청소의 핵심이 ‘찌든 때 제거’인 만큼 세세함이란 덕목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문제는 나라는 사람이 평소 꼼꼼함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족속이라는 점이다. 늘 기분이 내키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기분파’가 바로 나였기에. 결과에 있어 쉽게 타협하고, 합리화를 하는 편이었다. 청소라고 해서 특별히 다를 것도 없다. “이 정도면 깨끗하지”라며, 어느 순간 나 자신을 달랠 것이 불고도 뻔했다.
그래서 또 돈을 썼다. 단시간, 힘은 덜 들이고, 최상의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도록. 세상에 이토록 많은 청소 용품과 브랜드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가격도 효과도 천지 차이. 며칠간 고민한 끝에 계속해서 눈여겨본 제품들을 구매했다. 죄다 찌든 때, 묵은 때를 없애기 위한 제품이다.
- 구매 목록 -
1. ‘생활공작소’ 변기 세정제
2. ‘무로 락클리너’ 다목적 세제
3. ‘해울라이프’ 4단 창문 창틀 핸드 청소기
4. ‘프로그’ 더블액션 무흠집 천연 펄프 양면 수세미
5.‘프로그’ 프로샤인 찌든 때 수세미
파란 물의 정체 ‘변기 세정제’
살림하다 보면 “정말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변기다. 화장실 휴지통까지는 청소해봤어도, 설마하니 변기 속 물까지 신경 쓰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어느 날 문득 파란색 변기 물이 생각났다. “분명 친정집 화장실은 늘 변기 물 색깔이 파란색이었는데”라고. 어쩌면 파란색 물이 변기를 보다 청결하게 만드는 요인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변기란 것이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쉽게 물때가 껴 외관상 보기에도 안 좋고, 심하면 악취까지 난다. 그래서 자주 락스를 이용해 솔로 문질러가며 청소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과정이 상당히 비위가 상하는 일이었다. 인터넷에 ‘변기 파란 물’이라고 검색하니 시중에 있는 온갖 변기 세정제가 나왔다. 그제 서야 생각이 났다. TV에서도 수차례 봤던 변기 나오는 광고가 바로 세정제 광고였다는 것을.
예상은 적중했다. 변기 세정제의 가장 대표적인 효과는 향균 및 방향 효과였다. 변기 세정제는 일반적으로 산성이기 때문에 변기 물때나 곰팡이 제거는 기본이고, 악취까지도 잡아주는 것. 특히 내가 구매한 생활공작소의 변기 세정제는 변기 속에 넣어 사용하기 때문에 물탱크와 배수관까지 세척이 가능하단다.
변기 세정제 첫 사용 후기는 대만족. 무엇보다도 화장실에서 향긋한 냄새가 난다. 기분 탓일지 모르지만, 파란색 물은 뭔가 더 깨끗한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물 때 제거 효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다. 변기 세정제, 꼭 쓰길. 인생템이다 이거.
청소의 시작과 끝은 ‘손걸레질’
청소에도 순서가 있다. 내 경우에는 청소의 시작과 끝이 모두 손걸레질이다. 단언컨대 손걸레질은 청소에 있어 하이라이트다. 백날 바닥 청소만 한들 번쩍번쩍한 집은 만들 수 없다. 결국, 청소는 디테일이 생명이다. 따라서 곳곳에 내려앉은 먼지와 각종 손자국과 기름때를 직접 손에 힘을 주고 박박 닦아 내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틈새는 손걸레질에 있어 가장 곤욕스러운 부분이다. 손가락에 걸레를 돌돌 말아 닦거나 손가락조차 들어가지 않는 틈새는 막대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틈새 전용 청소도구를 이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나 역시 보다 슬기로운 청소 생활을 위해 창틀 전용 걸레를 주문했다. 일반 걸레질을 하다가도 창틀 형태로 바꿔 사용할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대체로 청소기를 돌린 후, 손걸레질을 한다. 하지만 이는 손을 두 번 가게 만드는 순서다. 손 걸레질은 하다 보면 먼지며, 쓰레기 등이 바닥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먼저, 깨끗이 주변을 정리 정돈하면서 손걸레질부터 하는 것이 좋다. 이후 청소기를 돌리고, 다시 물걸레 청소기로 바닥 청소까지 마무리하면 된다.
빠질 수 없는 ‘다목적 세제’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청소 파트는 부엌이다. 부엌에는 청소 난이도 상급이라 불리는 기름때와 물때, 곰팡이가 모두 공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냉장고 청소까지 하려면 넉넉히 2-3시간은 잡아야 한다.
나도 처음엔 부엌 청소의 필수품으로 불리는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했다. 음식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이왕이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인공 세제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참 효과도 그렇고, 날리는 가루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라. 결국, 전용 세제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요새는 세제라고 모두 성분이 독한 건 아니었다.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제품도 많고, 각 용도 별로 따로 구매하지 않아도 됐다. 고민 끝에 무로 락클리너 다목적 세제를 구매했다. 확실히 때를 지우는데 탁월하고, 냄새가 좋다. 세제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기 마련인데, 이 제품은 그런 게 전혀 없다.
탄 냄비 세척에도 효과적이라고 소개하길래 전용 세척제 대신 무로 락클리너 다목적 세제를 사용해 봤다. 일반 수세미로 닦아서인지 제대로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철 수세미는 코팅이 죄다 벗겨질 것 같고, 전용 수세미도 구매했다. 다시 시도해봐야지.
하루 내내 청소만 했다. 매번 어쩔 수 없이 청소를 해왔다. 수동적 자세 그 자체였는데. 스스로 시작한 청소도 나쁘지만은 않다. 몸은 피곤한데, 이상하게 행복하다. 딱 이 기분과 같은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바쁘고 알찬 2020년, 그래서 마무리는 행복하게 맺을 수 있는 그런 2020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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