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천문대에 가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영월에 있는 별마로 천문대가 가장 유명하다기에 영월 여행을 다녀왔다. 보통 강원도로 여행 가면 강릉, 속초 이렇게 유명한 관광지로 가기에 영월은 좀 더 한적한 여행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았다.
주변에 영월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은 없어서 검색을 통해 영월에 가볼 만한 곳과 맛집을 찾아 코스를 정했다. 토요일 점심쯤 출발해서 일요일 점심쯤 도착하는 여정으로 계획했다.
영월 여행 계획
첫째 날: 주천묵집(점심) - 젊은달와이파크 - 한반도지형 - 영월 서부시장 - 별마로 천문대
둘째 날: 상동막국수 - 청령포
서울에서 영월까지 약 2시간 걸리는 거리지만 차가 막혀서 거의 3시간 만에 도착했다. 배고프니 서둘러 늦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주천묵집
이런 곳에 음식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심시간에는 사람이 많아서 대기하는 곳이라고 한다. 차가 막힌 게 다행인 걸까? 점심 타임이 지나서 그런지 한산했고, 룸으로 안내받아서 편하고 조용하게 먹을 수 있었다.
도토리묵 (6,000)
감자옹심이 (7,000)
도토리 빈대떡 (10,000)
우리가 시킨 세 가지 메뉴가 금방 나왔다. 도토리묵은 보통 도토리묵의 맛이었지만 감자옹심이와 도토리 빈대떡은 여기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감자옹심이는 쫀득한 식감일 줄 알았는데 약간 서걱거리면서 끝이 쫄깃했다. 옹심이의 식감도 좋았고 국물도 걸쭉하니 맛있었다. 그리고 도토리 빈대떡은 도토리묵을 얇게 썰어서 야채들과 두부를 같이 구워준 건데 이것도 바삭하니 맛있었다. 서울에서는 절대 먹어볼 수 없는 맛? 배불러도 계속 들어가는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도토리 빈대떡, 감자옹심이, 도토리묵 순이었다. 여행 시작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먹다 보니 다 먹었다.. 나중에 또 영월에 올 기회가 있다면 재방문해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 이렇게 점심 식사 끝!
젊은달 와이파크
요즘 영월의 핫플레이스라는 젊은달와이파크에 도착! 입구부터 붉은 대나무 조형물이 압도적이었다. 다양한 미술품들이 있어 인생샷 남기기 좋은 곳이라 해서 방문했다.
내부로 들어가면 카페와 안내 데스크가 있는데 거기서 티켓을 구매하면 된다. 티켓을 구매하지 않아도 카페는 이용 가능하다고 한다. 입장료는 성인 15,000원이었고, 주차는 무료였다.
처음 들어가면 소나무 장작을 엮어서 돔 형태로 만든 작품을 볼 수 있다. 장작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오면서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높이가 정말 엄청난데, 이건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
전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렇게 설명이 적혀있으니 읽어보고 감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여기는 꽃이 엄청 많아서 사진이 이쁘게 나왔던 "시간의 거울-사임당이 걷던 길" 이었다.
앉아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벤치도 마련되어 있었고, 여기저기 모두 다 포토존! 사진 찍는 거 좋아하는 사람에겐 정말 천국일 것 같다.
섹션별로 다양한 테마를 가지고 있어 사진의 느낌도 다 다르다. 보면 볼수록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생각을 했고,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졌다.
마지막에 술에 대한 곳도 있었다! 젊은달와이파크가 생기기 전부터 술샘박물관이 있었다고 한다. 미술관의 컨셉이랑은 조금 안 맞을 수 있지만 전통주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게 둘러봤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신나게 구경하다 보니 끝나버렸다..! 내부에 있는 카페에서 밀크티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젊은달와이파크 카페도 추천!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바로 다음 일정으로~!
한반도지형
한반도지형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 자리도 많았고, 해도 살짝 내려앉아 덥지도 않은 날씨라 좋았다. 주차비는 무료.
자세히 찾아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바로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이런 계단을 넘어 산을 조금 타야 했다. 이걸 모르고 구두 신고 오신 분들도 있던데, 꼭 운동화를 신자.
산을 타고~ 다리도 건너고~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 800m. 그래도 오랜만에 산에서 진짜 산책을 하니 힘든 것도 모르고 즐겁게 갔던 것 같다. 이때 느낀 건데, 영월에서 유명한 관광지에 가는 건데 이렇게 사람이 없는걸 보면 다들 영월로 여행을 잘 안 오는구나 싶었다.
한반도지형 도착! 실제로 보니 정말 한반도 모양이랑 똑같았고, 자연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자연이 주는 정취가 좋아서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멍하니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되는 기분이었다. 완전 여름에 가면 초록 초록하니 더 멋있을 것 같다.
영월 서부시장
여행을 가면 그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을 꼭 먹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장은 꼭 가보는 편이다. 영월에는 영월 서부 시장이 있는데, 지금까지 가봤던 시장 중에 규모가 가장 작았다. 하지만 알찼던 곳. 미리 검색해 보고 저녁에 먹을 음식을 사러 갔다.
일미닭강정
서부순대
태복분식
일미닭강정
영월 서부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일미닭강정이다. 관광객이 별로 없는 영월답게 웨이팅은 없었다. 다른 음식들도 같이 먹을 예정이기에 순한 맛 소자로 구매했다. 박스를 보면 작긴 한데 생각보다 양은 많았다. 아닌가? 가격 생각하면 많은 건 아닌 것 같기도..
서부순대
영월에서 순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기 순대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구매했다. 토종 순대는 아니고 당면 순대이지만, 쫄깃하고 찰진 느낌의 순대이다. 정말 맛있는 곳인지 식당 안에 사람들이 가득가득했다. 순댓국은 2인분부터 포장 가능하다 해서 순대 한 접시만 포장했다.
태복분식
원래 영월 서부시장에서 메밀전병으로 가장 유명한 미탄집에 가려 했는데 시장 사람들이 다 여기 와있는지.. 미탄집의 줄이 너무 길어서 옆에 있는 가게들 중 가장 맛있어 보이는 태복분식에서 메밀전병을 샀다. 하나에 1,500원! 다른 음식들이 있기에 메밀전병 2개만 주문했고, 바로 구워주셨다.
세 가지 음식 다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 일미닭강정의 맛은 특별하진 않고, 적당히 맛있는 닭강정 정도였다. 순대는 촉촉하고 쫀득한 당면 순대! 이 정도의 순대를 만나기 어려운데 오랜만에 맛있는 순대를 만난 것 같다. 그리고 메밀전병! 먹자마자 미탄에서 대기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매콤하고 촉촉했던 태복분식의 메밀전병이었다. 저녁식사도 성공~!
별마로천문대
영월 여행의 하이라이트, 별마로천문대. 별마로천문대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천문대라고 한다. 별마로란 별, 마루, 로 의 합성어로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뜻. 이름도 너무 이쁘다. 얼마나 오고 싶었는지..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와 별마로 천문대 도착! 별마로천문대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을 한 뒤, 천문대 내부에 구경할 곳들이 있다 해서 예약시간보다 4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사진도 찍으면서 내부를 다 돌아보는데 20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참고로 주차는 무료.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 확인을 하고 입장권을 받았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천문대 내부 분위기~ 투영실에 들어가는 9시 30분까지 내부를 구경했다.
정말 별을 보는 천문대구나 싶게 층마다 잘 꾸며져있었다. 장소마다 사진도 찍고 구경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녔다. 인생샷을 건지자!
옥상에 올라가면 영월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는 천문대답게 누워서 하늘에 있는 별을 볼 수 있도록 바닥이 마련되어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누워있길래 우리도 따라 누워서 밤하늘을 멍하니 바라봤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거라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다들 꼭 해봤으면 좋겠다.
9시 반쯤 천체투영실에 줄을 서서 들어갔다. 약 30분 동안 직원분께서 봄의 별자리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북극성 찾는 방법도 알려주셨다. 이때 설명을 잘 듣고 별자리를 기억해뒀다가 천체관측실에서 실제로 별을 보면 신기하게도 그전에 보이지 않았던 별자리들이 내 눈에 보인다.
설명을 듣고 다 같이 천체관측실로 이동했다. 이때는 빛이 있으면 안 돼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기에 별마로천문대 공식 사이트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5개의 망원경으로 봄의 별자리와 달을 볼 수 있었는데 이렇게 자세히 본건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별마로 천문대에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린이들이 많았는데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밌는 곳이었다.
청령포
다음날 아침 원래 막국수를 먹고 청령포에 들렸다가 집에 가는 코스였는데, 전날 차가 너무 막혀서 이날도 막힐까 봐 막국수는 먹지 않고 청령포만 들렸다. 온 김에 청령포는 가봐야지!
청령포는 오전 9시부터 입장 가능하기에 아침 일찍 와서 표를 구매했다. 주차비는 무료, 입장권은 3천원이었다. 가볍게 청령포를 봐볼까?
청령포는 사진처럼 삼면이 강으로 둘러싼 섬과 같은 곳이다. 자연이 만들어준 멋진 곳이었다. 중간에 작은 배가 있는데 저 배를 타고 청령포를 건너가서 구경하면 된다. 아침이라 다행히 사람이 없어 바로 탈 수 있었지만, 구경을 다 하고 돌아올 때는 청령포로 들어오는 줄이 꽤 길었다.
처음 여기를 오기로 정했을 땐 몰랐는데, 청령포가 국가지정 명승 50호이고, 조선 단종의 유배지였다고 한다.
청령포 안에는 소나무가 정말 많았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곳이다. 아침에 와서 사람도 별로 없고,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청령포 안에는 관음송이라고 천연기념물이 있는데, 멀리서 봐도 감탄사가 먼저 나오는 비주얼이었다. 약 600년 정도 된 나무라고하는데 관리가 정말 잘 된 것 같다. 청령포를 둘러보면 소나무들이 잘 관리되어 보존되는 게 느껴질 정도이다. 소나무가 가득한 힐링여행지였던 청령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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