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는 멋진 여자를 좋아한다. 멋지고 당당하게 사는 여성분들은 반짝반짝 빛이 나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내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루틴들을 지속하는 꾸준함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는 멋진 여자들은 나의 롤 모델과 다름이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미나리 그리고 '꽃보다 누나' (윤여정이 참여했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왔던 윤여정을 사랑한다. 나이에 국한되지 않은 연기 열정 그리고 커리어에 대한 생각, 돈 관념, 가족에 대한 생각 등 무엇 하나 허투루 넘어갈 수 없는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윤여정의 단독 예능인 '뜻밖의 여정'이 너무나도 기다려졌다. 그리고 '뜻밖의 여정'은 그러한 나의 기대에 부응하였다. 정말 재밌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이토록 이 예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을까.
'뜻밖의 여정'은 윤여정이 '파친코'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삶과 그 속에서의 일본·미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주인공 선자의 부모를 포함한 4세대의 삶을 다룬 영화) 홍보 프로모를 도는 모습을 담은 예능이다. 출연진으로는 윤여정, 이서진 그리고 나 PD(?)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진짜 매니저, 조력자들 역시 '뜻밖의 여정'에 출연하여 빛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 나 PD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과 다른 윤여정의 생활 깊숙한 곳 그리고 커리어 우먼적인 면을 잘 볼 수 있는 예능이라 더욱 기대가 되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예능과 다큐 그 어딘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리얼리티 한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첫 방송부터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윤여정의 영어 인터뷰 준비 그리고 사전 인터뷰를 하는 모습에 나는 홀라당 반하고 말았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시대 상을 그린 영화이다. 때문에 역사 왜곡의 우려가 있어 더욱 신중한 인터뷰가 필요했다. 윤여정은 자신이 프로모를 도는 동안 할 수많은 인터뷰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이면지에 영어를 써가면서 미리 답변을 구상하고 또 외웠다고 한다. 가방에서 꺼내는 이면지 뭉텅이에서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 그리고 압박감과 책임감이 느껴졌다.
스태프들에게 칭얼거리듯 늙은 내가 이렇게 열심히 산다고 말할 때, 나는 윤여정에 대한 존경심이 들었다. 특수한 직업임을 감안하여도 76세의 노인이 이 모든 일을 준비하였다는 것은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부족할 테니 말이다.
내 안에서 윤여정은 화통하고 시원한 성격 그리고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이미지가 다소 존재했다. 인터뷰를 할 때 시원하게 대답하고 또 거침없이 자신에 대해서 설명하는 그러한 점이 더욱 부각되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실상을 들여다보니 윤여정이라는 그 이미지 뒤로 열심히 사는 연기자 그리고 엄마의 모습이 보였다. 해당 장면은 내 안에서의 윤여정 이미지가 완벽히 탈피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윤여정은 어떻게 기운이 넘치게 위와 같은 스케줄을 해내고 또 압박감을 견뎌올 수 있었을까? 그 해답은 윤여정의 삶 곳곳에 숨어있었다. 윤여정은 아침에 일어나 야채, 과일 등으로 주스를 만들어 먹었고 운동을 했다. 그리고 본인이 믿고 또 의지하는 몇몇의 인연들과 일정을 소화해냈다.
여기서 알 수 있던 것은 그녀는 건강을 위해 루틴에 따라서 움직이고 지켰으며 엮어진 인연을 소중히 하고 또 그 사람을 신뢰한다는 사실이다.
항상 느껴온 것이지만 사람은 어느 정도의 루틴이 필요하다. 루틴은 내 삶을 건강히 가꾸고 또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소한의 장치라 생각한다. 건강한 습관은 삶에 대한 만족감 그리고 이를 잘 꾸리고 있다는 자존감을 올리는데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윤여정이 자신의 늙은 신체 탓을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는 이유는 많은 스케줄을 한 뒤, 아프지 않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러한 습관을 유지하고 또 지키고 있는 것이 그녀의 삶에 에너지원이 되었을 것이라 확신한다.
앞서 진지한 이야기를 잔뜩 풀었지만 나영석의 예능답게 역시 웃음도 놓치지 않기 때문에 더욱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이서진의 역할이 참 재밌다 생각했는데, 한껏 긴장되고 어딘가 비장한 윤여정 곁에 한가롭게 먹거리를 고민하거나 실없는 농담을 하며 곁을 지키는 모습이 대조돼서 더욱 웃겼던 것 같다. 나영석과 투닥거리는 모습이 이전에 하루 만에 호로록 봤던 '이서진의 뉴욕뉴욕'을 보는 것 같아서 반갑기도 하고 말이다. 이서진은 윤여정의 매니저로서 등장하지만 정확히는 오랜 친구고 동료로서 윤여정을 웃겨주는 멘탈 케어라고 하는 것이 더욱 맞겠다. 앞으로도 꽤나 환장스럽고 엉뚱한 행동을 할지 기대가 된다.
윤여정이 궁금하고 미국이 궁금하여 보게 된 '뜻밖의 여정'에서 나는 나에게 필요한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발견하게 되었다. 몸은 늙어가지만 여전히 자부심과 열정으로 뭉친 윤여정의 모습을 통해 나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고 또다시 열심히 내 몸과 정신을 가꾸고자 하는 동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만약 지금 무기력함을 느끼고 나의 롤 모델이 되어줄 사람을 찾는다면 '뜻밖의 여정'을 시청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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