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땅에 농사도 짓고, 집에 식물도 키우는 슝슝이다. (슝슝의 농사이야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이제는 하다 하다 버섯 키우기에 도전한다. 원래 버섯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표고버섯을 키우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겼다.
인터넷에 버섯 재배 키트를 검색해 보니 꽤 많은 종류의 버섯을 키울 수 있다. 표고, 느타리, 노루궁뎅이가 주로 나오고 팽이, 녹각 영지 버섯 키트를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 제일 무난하게 키울 수 있는 느타리버섯과 신기하게 생긴 노루궁뎅이 버섯 키트를 구매했다.
버섯 키우기 키트는 버섯 배지와 종이 받침대, 빨대, 종이 모자, 나무집게, 이쑤시개, 빵 끈, 큰 비닐이 들어있다. 생각보다 준비물이 많이 들어있다.
병뚜껑을 벗기면 약간... 이건 뭔가 싶은 광경이 나타난다. 뭔가 곰팡이스러운 것이 병을 가득 채우고 있다.
솔직히 조금 징그럽기도 하고 이게 버섯이 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버섯이 곰팡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약간 꺼림칙했다.
처음엔 느타리버섯을 준비했다. 설명서에 나온 대로 배지 윗부분을 2cm 정도 파줬다. 덜 단단한 코르크 마개를 파내는 기분이다.
병안에 물을 가득 채우고 물이 배지에 스며들기를 기다린다. 30분~1시간 뒤 물을 따라 내 버린다.
꼬마 비닐하우스의 모양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준다. 종이 빨대에 종이 모자를 끼우고 흘러내리지 않게 나무집게로 모자를 받쳐준다.
그리고 배지 가운데 구멍에 빨대를 꽂아줬다. 굉장히 간단하다.
노루궁뎅이 버섯은 느타리와 다르게 배지를 파내지 않았다. 뚜껑만 바꿔 끼우면 됐다. 동봉된 검은색 뚜껑 가운데에 구멍이 동그랗게 나있다. 이 구멍으로 버섯이 올라오는 것 같다. 노루궁뎅이는 종이 모자를 병 옆에 붙여준다.
그리고 꼬마 비닐하우스에 병을 넣어주면 끝이다. 스프레이를 이용해 꼬마 비닐하우스에 습기를 채워줬다. 배지가 물에 잠기면 안 돼서 비닐 쪽에 물을 분사해 줬다. 이제 안 사실인데 종이 트레이를 받치고 넣는 걸 까먹었다. 다행히 비닐에 구멍이 안 나서 물이 바닥에 새진 않았다.
분사 후엔 빵 끈으로 비닐 윗부분을 묶어야 하는데 5cm 정도 숨구멍을 남겨두고 묶어준다.
모든 준비를 마친 느타리버섯과 노루 궁뎅이 버섯 키우기. 과연 집에서 버섯 재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버섯은 18℃ 내외의 건조하지 않은 곳에서 잘 자란다. 빛을 좋아하지만 직사광선을 싫어해 베란다나 발코니처럼 해가 잘 드는 곳은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지가 마르지 않게 1일 3~4회 정도 분무해 줘야 하는 것. 촉촉한 환경에서 버섯이 잘 자란다고 한다.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귀찮은 일이 바로 물 뿌리기였다. 분무기로 뿌리는 건 쉬운데 꼬마 비닐하우스의 빵 끈을 제거하고 물을 뿌리고 다시 묶는 일이 정말 귀찮았다. 배지에 물이 고이지 않도록 종이 모자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너무 번거로워서 다 떼버렸다.
그래서 비닐 벽면에만 물을 뿌려줬다. 물만 뿌려주는데 정말 버섯이 잘 자랄지 너무 궁금했다. 3일차까진 배지에 아무 변화가 없었다.
버섯 재배를 시작한 지 4일째 되는 날 아침, 느타리버섯 배지에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 보고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이게 뭐지? 무슨 두부 뭉개놓은 것 같은 게 생겼다. 가까이에서 보고 소름이 돋았다.
조금 많이 징그럽거든요... 이 쪼그만 알맹이들이 버섯이 되나 보다. 이 사진을 다시 보는 지금도 소름 돋는다.
그리고 그날 저녁엔 더 소름이 돋았다. 하루도 아니고 그날 저녁에 바로 이런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너무 신기했다! 단 4일 만에 이런 모습이라니... 이 땐 징그러움보단 신기해서 소름 돋았다.
하지만 노루궁뎅이는 아직 변화가 없다. 노루 궁뎅이는 10일~15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5일째 되는 날 느타리버섯. 자라는 속도 무엇인지.... 7일이면 수확 가능하다던데 이 속도면 정말 7일째 수확할 수 있겠다.
버섯이 아니라 뭔가 앙증맞은 캐릭터 같다. 분명 어젠 징그러웠는데 옹기종기 붙어있는 게 웃기고 귀여웠다.
그리고 노루궁뎅이는 아직 소식이 없다.
6일째! 어젠 귀여웠는데 이젠 진짜 버섯이 됐다. 그냥 지금 먹어도 될 것 같은 모양이다.
6일째 저녁의 버섯. 이때가 제일 예쁜 모습이었다. 지금 수확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작은 버섯이 많아 하루만 더 기다려보기로 했다.
7일째의 느타리버섯이다. 제일 큰 버섯 갓이 500원 크기를 넘어섰다. 더 크면 내가 아는 느타리버섯이 아닌 느타리 몬스터가 될 거 같은 기분...
그래서 바로 수확을 결정했다! 버섯은 어떻게 수확해야 하는지 몰라 손으로 조금씩 떼어냈다. 손으로 떼도 잘 떨어졌다.
허허.. 수확하면서도 믿기지가 않았다. 집에서 버섯을 키우기를 성공하다니...
큰 버섯 안쪽엔 작은 버섯이 많이 있었다. 작은 애들은 더 클 수 있을 거 같아 떼고 싶지 않았는데 따로 남겨둘 수 없었다. 버섯뿌리가 붙어있어 큰 버섯에 붙어서 떨어져 나왔다.
수확한 느타리버섯이다. 시장에서 사 왔다고 해도 믿을 거 같다. 버섯을 수확하고 볶아 먹었는데 진짜 느타리버섯 맛이다! 집에서 버섯을 키워 먹다니!
배지 하나에서 2차, 3차 재배도 가능하다고 해서 2차 재배를 준비했다. 버섯 뿌리를 긁어내고 1차 재배 시작할 때와 똑같이 해주면 된다. 두 번째 느타리버섯 수확을 위해 2차 재배를 시작했다. 하지만 배지를 너무 많이 파낸 탓인지 실패했다. 배지 관리 상태와 환경에 따라 재배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버섯 재배를 시작한 지 20일째다. 드디어 노루궁뎅이 버섯에도 뭔가 생겨났다. 죽은 줄 알고 포기해야 하나 했는데 아주 천천히 모양을 만들고 있었다.
이름처럼 보송보송한 모양의 노루 궁뎅이 버섯.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구멍 사이로 크게 자라나겠지?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한 버섯 키우기. 징그럽다가도 하루아침에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기했다. 30대 어른도 이렇게 신기한데 아이들에겐 얼마나 더 신기할까? 집에서 버섯을 재배하는 게 아이들이 체험하기 정말 좋을 거 같다.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되니 부모님도 참 좋을 것 같다. 물론 어른들이 하는 것도 강력 추천이다. 이 글을 보고 흥미가 생긴 당신, 얼른 버섯 재배 키트를 주문하길 바란다.
이효리가 떴다, 서울에 (<서울 체크인> 리뷰) (0) | 2022.06.01 |
---|---|
뜻밖의 여정 방송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 (0) | 2022.06.01 |
어느 라디오의 열혈 청취자가 써본 리뷰 (이지혜에서부터 배철수까지) (0) | 2022.05.15 |
‘완다비전’ 안 본 자의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리뷰 (0) | 2022.05.15 |
도심 속 정원 식물 카페가 좋아(feat: 서울 남양주 식물 카페 추천) (0) | 2022.04.29 |
꽉잡아윤기의 퍼스널 컬러 진단, 나는 무슨 톤일까? (feat. 쿨톤 메이크업 추천) (0) | 2022.04.21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