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는 춤과 음악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의 희열을 즐긴다. 때문에 케이팝 가수들 혹은 그 외 댄스 가수들의 무대를 볼 때 음악의 리듬은 물론 춤까지도 세세히 보는 편. 몇 번씩이나 봤던 무대를 또 돌려보고 돌려보며 안무 영상까지 꼼꼼히 찾아보는 집착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이런 나의 덕후력을 폭발시켜주는 스트리트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는 요즘 나의 최애 예능이다. 매번 서바이벌로 욕을 먹는 엠넷이지만 솔직히 이 기획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춤에 대한 나의 그리고 대중의 관심을 최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스걸파 시작 이후 '우리나라에 저렇게 춤을 잘 추는 여고생들이 있었어?'라며 매번 놀라는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전 스우파(스트리트 우먼 파이터)의 성공으로 이미 기대치가 높아질 때로 높아진 스걸파의 시작이었고 프로그램 시작 전에는 춤을 잘 추는 여고생들을 스우파 원년 멤버들이 잘 가르쳐 무대를 함께 완성하는 그런 포맷을 생각했기에 독기는 조금 빠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우가 있었다.
그런데 스걸파에 나온 많은 크루들이 이미 튼튼한 춤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본인들이 자신의 스킬을 이용해 구성을 짜고 곡의 무드에 맞춰 춤을 완성하는 모습에 이렇게 많은 여고생들이 자신의 춤 그리고 인생과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이러한 감정을 가장 처음 느꼈던 것은 방송 전에 나왔었던 얼굴을 가리고 춤을 춘 원팀 합동 무대였다. 얼굴도 나이도 어느 팀인지도 모르는 채 시작된 블라인드 무대에서 나는 그들의 미친 재능과 각오 그리고 춤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그 무대들을 돌려보고 또 돌려봤던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열정에 대한 보답으로 한 표를 선사했다.
방송이 시작되고 팀을 꾸리는 과정에서는 이러한 스걸파 참가자 여고생들의 간절함과 춤에 대한 사랑은 더욱 절절하게 느껴졌다. 그중에서도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크루는 뉴니온.
뉴니온 팀은 고3 여고생들로 이뤄져 있어 스걸파로는 마지막 도전이었다. 3번의 팀 결정 과제였던 즉흥 배틀을 겪고 아슬아슬하게 웨이비에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의 절절한 도전은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남들을 다 홀릴만한 재능과 배짱을 가지고 계속해서 도전의 문을 두드리는 그 과정이 내 무기력한 삶과는 정 반대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꾸려가고 춤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자기반성과 본받을 점들이 보였다.
게다가 이미 프로의 세계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는 이들도 있다는 것도 놀랍다. 아마존의 박혜림, 턴즈의 송희수, 조나인은 이미 댄서로서 여러 번 무대를 오른 경험이 있는 타오르는 실력자이다. 파워와 기술 모두 상위권이라 보는 재미가 참 좋다. 실제로도 많은 덕후들이 이들의 모습에 반해 덕질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 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을 찾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하고 멋있어서 언니라 부르고 싶을 정도이다.
그 외에도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에서도 이미 탄탄한 팬을 두고 있는 유명인들도 등장한다. 스퀴드의 과천꿀수박, 이서인은 그 인기를 바탕으로 인스타그램 광고도 찍었으며 뉴니온의 시몬, 김수현은 17만 명의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매가 유튜버다. 이미 대중들의 픽에 들어 그들만의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면서 멋지다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더욱 스걸파를 열심히 보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마냥 이러한 방송이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경쟁에 내몰려서 끊임없이 크루와 자신을 시험대에 올려야 하는 상황이 그들에게 부담감과 슬픔을 느끼게 하고 혹은 잘못된 판단으로 이끈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가장 막강한 우승 팀이라 생각했던 아마존 크루가 일찍이 팀 배틀로 인해 떨어지게 되는 이변이 생기고 그다음 미션에서는 클루씨 크루가 이기고 싶은 마음에 안무 트레이드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여 열심히 응원하던 이들은 실망감을 토하기도 하였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 있다. 애초에 서바이벌 무대이기 때문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머리를 잘 써야 하는 것도 맞다. 대진운도 필요하고 흐름도 잘 타야 한다. 그렇지만 나를 포함한 일부 시청자들이 스걸파에서 보고 싶던 모습은 경쟁에 잡아먹히는 것이 아닌 선의의 경쟁 그리고 그 안에서 그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상대팀에 대한 리스펙을 놓치지 않는 그들이었을 것이다. 마치 5화에서의 미스몰리, 이데아 크루의 모습처럼 말이다.
여러 논란을 품고 이젠 스걸파는 1월 4일 마지막 파이널 생방송 무대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까지 올라온 6크루들은 지금 내가 방송을 돌려보며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열심히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스걸파에 도전하고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이 부디 경쟁에서 속 시원하게 모든 걸 쏟아붓고 후련히 마무리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의 열정이 나에게 많은 자극이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감사히 생각한다는 점을 이 글을 빌려 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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