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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아름다운 도시 경주 (경주 2박 3일 여행 1편)

LIF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1. 6. 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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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을까? 나는 "경주 여행"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고 녹음이 가득할 즈음 경주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고분 사이를 지나다니고 싶다는 로망 말이다. 몇 년이나 지났을까 나는 드디어 경주에 가게 되었다.

2박 3일 경주 여행

▲ KTX를 타고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사진=슝슝)

수원역에서 KTX를 타고 약 2시간 만에  신경주역에 도착했다. 2박 3일의 여유로운 일정이고 버스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을 것 같아 뚜벅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신경주역에서 숙소가 있는 경주 시내까지는 시내버스로 30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 버스 배차는 15분 정도라 조금 기다리고 버스를 탈 수 있었다.

▲ 경주 쪽샘 유적 발굴관 (사진=슝슝)

내가 묵은 숙소는 경주역 근처에 위치해있었다. 경주역 근처에 도착해 식사를 마치고 한 바퀴 돌아보려고 골목을 나서자 바로 고분 여러 개가 보였다. 대릉원 가는 길에 있는 쪽샘지구였다. 아직은 발굴하는 중인지 주변이 어수선했다.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걸으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쪽샘지구를 가로질러 대릉원으로 향했다.

대릉원

▲ 대릉원 후문으로 가는 길 (사진=슝슝)

쪽샘지구에서 대릉원 후문으로 가는 길이다. 큰 길이 깨끗하고 정비가 잘 되어있어서 시원한 느낌이 난다. 왼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예뻐서 얼른 대릉원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 대릉원 입장권 사진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슝슝)

대릉원 후문에 도착해서 1인 3,000원에 입장권을 구매했다. 이날은 구름이 많았지만 해가 정말 뜨거웠다. 대릉원에 나무가 많아 그늘이 있지만 중앙 산책로에는 그늘이 전무했다. 혹시나 하고 양산을 챙겨갔는데 양산 덕분에 산책하는 동안 뜨거운 해를 피할 수 있었다. 햇빛이 강할 때 가게 된다면 양산이나 모자를 챙기면 도움이 되겠다. 

▲ 파란 하늘 덕분에 더 예쁜 풍경이 펼쳐졌다 (사진=슝슝)

대릉원 후문에서 조금 걷다 보면 나오는 작은 연못이 있고 그 뒤로는 황남대총남분과 황남대총북분을 볼 수 있다. 이 풍경에 바로 카메라를 켤 수밖에 없었다. 그냥 대충 찍어도 정말 예쁘다.

▲ 대릉원의 거대한 나무 (사진=슝슝)

연못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천마총이 보인다. 천마총 안에도 들어갈까 했는데 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서 그냥 바깥만 둘러보기로 했다. 해가 너무 뜨거워서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다가 다시 산책을 시작했다.

▲ 포토 스폿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슝슝)

걷다 보니 대릉원 사진 스폿이 나타났다. 대릉원에서 제일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포토존이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줄이 매우 길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경주 중앙시장 야시장

▲ 골목 나오면 고분과 마주친다 (사진=슝슝)

동궁과 월지 야경을 보러 가기 전에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경주 중앙시장에 갔다. 가는 중에 골목을 돌아 나오자마자 웅장하게 솟아오른 고분들을 만났다. 지도를 찾아보니 대릉원의 일원으로 금령총, 금관총이 있는 곳이었다. 경주 시내 어느 곳을 가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고분을 만나는 게 신기하고 경주 답다고 느껴졌다.

▲ 경주 중앙시장에서 저녁 먹기 (사진=슝슝)

 

▲ 금, 토, 일요일에만 만날 수 있다 (사진=슝슝)

20분 정도 걸으니 경주 중앙시장에 도착했다. 야시장은 주말마다 열린다. 푸드코트처럼 여러 종류의 음식을 팔고 빈 테이블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음식 종류가 워낙 많아 고르는데 한참 걸렸다. 두어 가지 음식을 골라 자리에서 먹고 닭강정도 조금 포장해 숙소로 돌아갔다.

동궁과 월지

경주의 야경하면 떠오르는 곳, 동궁과 월지에 가기 위해 저녁 7시쯤 버스를 타러 갔다. 분명 오전엔 버스가 꽤 많아 금방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녁이 되니 경주역에서 동궁과 월지 방향의 버스 운행은 끝나버렸다. 하는 수없이 걸어서 동궁과 월지에 갔다. 다행인 건 걸어서 20분 정도면 도착한다는 거였다. 

▲ 동궁과 월지의 야경 (사진=슝슝)

동궁과 월지에 도착하니 상상 이상의 관람객들이 있었다. 경주에 여행 온 모든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았다.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걱정하며 입장했다. 동궁과 월지 초입엔 사람이 너무 많았는데 들어갈수록 인원이 적당히 있어 관람하는데 어려움이 있진 않았다.

▲ 동궁과 월지의 야경 (사진=슝슝)

동궁과 월지까지 걸어가는 길에 가로등이 별로 없어서 많이 어둡다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주변이 어두운 덕분에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었다.

▲ 동궁과 월지의 야경 (사진=슝슝)

다 보고 나오니 일교차 때문에 쌀쌀했다. 쌀쌀한 날씨에 걸어가야 할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버스가 있어서 금방 숙소로 돌아왔다. 동궁과 월지 야경과 함께 경주 여행 1일차의 밤이 저물었다. 

불국사

나는 종교는 없지만 절에 들르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도 절에 가기로 했다. 분명 와본 적은 있지만 기억에 없는 불국사에 다시 한번 가기로 했다. 경주역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불국사까지는 버스로 30분 넘게 걸렸다. 사실 이날은 이동거리가 좀 있어서 차를 빌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빌렸어야 했다. 

▲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연등이 가득했던 불국사 (사진=슝슝)

분명 왔던 것 같은데 석굴암만 기억나고 불국사나 석가탑, 다보탑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처음 가는 마음으로 불국사 구경에 나섰다. 입장료는 1인 6,000원으로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놀랐지만 안에 들어가니 조금은 이해가 됐다.

▲ 실물을 담지 못해 아쉽다 (사진=슝슝)

정문으로 들어가면 보이는 큰 연못에 탄성이 저절로 나왔다. 절이 아니라 잘 꾸며진 수목원에 온 기분이었다. 울창한 숲 사이를 걸어가는 내내 나무에 둘러싸여 있어 시원했다.

▲ 소원을 담은 연등이 가득하다 (사진=슝슝)

얼마 뒤면 부처님 오신 날인지라 불국사 안은 연등으로 가득했다. 이맘때 절에 와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많은 연등이 있는 걸 처음 봤다. 어떤 염원이 담겨있나 유심히 살펴보고 내가 연등을 단다면 어떤 소원을 빌지도 생각해 봤다. 나와 우리 가족, 친구들의 건강을 빌고 로또 1등의 꿈도 꼭 빌어야지...!

▲ 다보탑과 저 멀리 보이는 석가탑 (사진=슝슝)

다보탑과 석가탑을 바라보면서 연등 아래에서 생각했던 소원을 다시 한번 빌었다. 불국사 구경을 끝내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불국사가 내 생각보다 훨씬 넓어서 둘러보는 데 한참 걸렸다. 석굴암에 갈까 고민했지만 버스로 30분이 넘게 걸려 발길을 돌렸다.

동궁원

나의 다음 목적지는 보문 단지에 있는 동궁원이었다. 사전에 찾아봤을 때 버스가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버스정류장에 갔는데... 배차시간을 생각 못 했다. 버스 전광판에는 '현재 운행 중인 버스가 없습니다.'라고만 쓰여있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다.

▲ 경주의 식물원인 동궁원 (사진=슝슝)

택시를 타고 도착한 동궁원이다. 식물원과 버드파크가 함께 있어서 볼거리가 많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나는 식물에 관심이 많아서 식물원 표만 끊고 입장했다. 작은 식물원과 곤충생태전시관을 지나 본관에 도착했다. 

▲ 아기자기한 플라밍고 조형물 (사진=슝슝)

 

▲ 신기한 식물이 많았다 (사진=슝슝)

쉽게 볼 수 있는 식물과 희귀 식물이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신기했다. 특히 천장에 닿을 것처럼 키가 큰 식물들과 바나나가 매달린 모습들이 눈길을 끌었다. 

▲ 고가 관람로에서 내려다본 풍경 (사진=슝슝)

동궁원의 고가 관람로에는 스카이워크가 설치되어 있다.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아찔한 높이에 오금이 저린다. 아이들과 함께 오기 참 좋을 것 같다. 식물을 좋아해서 동궁원에 왔는데 더운 날씨를 생각하지 못했다. 바깥 해가 쨍쨍한데 온실에 들어오니 마치 찜통 안에 있는 것처럼 더웠다. 동궁원은 날이 선선하거나 추울 때 방문하는 걸 추천한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배차가 문제였다. 15분 정도를 기다리는데 날도 덥고 힘들었다. 경주 시내 관광지만 다닌다면 도보나 버스로 충분하다. 하지만 시내를 벗어나 보문 단지나 불국사에 간다면 차랑 렌트를 추천한다. 버스의 배차간격이 생각보다 길다.

첨성대 야경

▲ 늦은 저녁이지만 사람이 꽤 있었다 (사진=슝슝)

숙소로 돌아와 한참 쉬다가 첨성대 야경을 보기 위해 나왔다. 가는 길에 황리단길 구경을 하기로 했다. 저녁 늦은 시간이어서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았다. 구경하면서 다음날 어느 식당을 갈지 정했다. 저녁 날씨가 선선해서 걸어 다니기 정말 좋았다. 

▲ 밤의 고분은 조금 으스스하다 (사진=슝슝)

황리단길을 구경하면서 첨성대가 있는 공원으로 갔다. 밤이 되고 조명이 켜진 고분들을 보고 있으니 예쁘다는 생각보단 살짝 으스스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첨성대 옆 길은 양귀비꽃으로 가득했다 (사진=슝슝)

이유는 모르겠지만 첨성대가 엄청 보고 싶었다. 반가운 첨성대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조명이 강해서 내 형체만 겨우 나왔다. 첨성대 조명 색은 시시각각 변했는데 개인적으로 첨성대와 조명 색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첨성대 바로 옆길 내가 좋아하는 양귀비꽃이 가득 피어있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경주는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 많기로 유명한데 계절 때문인가 낮의 풍경도 밤 못지않게 예뻤다. 파란 하늘과 초록 잔디만큼 멋진 배경이 있을까. 어딜 가도 기분 좋은 기운이 가득했다. 경주 여행의 마지막 날은 내 로망을 이루기 위한 날로 정해뒀다. 하지만 비 예보가 있어서 자전거를 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과연 자전거를 탈 수 있을 것인가? 경주 여행 다음 편에서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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