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얼마 전 새 식구를 맞이한 히죽이다.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달팽이 두 마리가 사는 작은 집. 얼마 전 이곳에 복슬복슬하고, 따뜻한 생명체 하나가 함께 살게 됐다. 정체는 이제 막 견생 1년 차라는 토이푸들 한 마리. ‘마리'에서 ‘오베’로 다시 살게 된 이 작은 생명체가 요새 히죽의 공사다망한 인생의 낙으로 자리 잡았다.
고작 등 길이 28센티에 불가한 작은 녀석이 불러온 변화는 꽤나 컸다. 안 그래도 좁은 집에는 오베의 물건이 비집고 들어와 꽉꽉 채우게 됐고, 하루 종일 집에 앉아 넷플릭스만 보던 내가 매일 3-4번씩 산책에 나선다. 이렇듯 일상은 물론, 생각 하나하나 마저도 모두 오베를 위해 재정비하게 됐다.
오베 덕분에 행복한 나날의 연속이지만, 단 하나 가장 큰 걱정이 있다면 ‘내가 없는’ 오베의 일상이다. 계속될 것만 같았던 재택근무는 최근 끝이 났고, 매일 8시 산책을 나가는 것 대신 다시 출근길에 나서게 됐다.
문제는 견생 처음으로 혼자 있게 된 오베다. 내게 오기 전에는 다른 강아지와 함께 지내며 주인 없는 시간을 보냈다는데. 나도, 남편도 출근을 하고 나면 남는 건 오베와 달팽이 두 마리뿐. 안타깝게도 달팽이는 오베의 외로움을 해결해 줄만한 친구는 아니다.
매일 함께 있다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참 곤욕이더라. 행여나 오베에게 사고는 나지 않을까, 너무 외로워하지는 않을까, 분리불안이 심하지는 않을까. 이런저런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다 생각한 방법 하나가 바로 ‘홈 CCTV’ 설치다.
일전에 홈 CCTV의 보안 문제가 심각하다고 들었던 적 있다. 제멋대로 집안 내부를 녹화하고, 해당 영상이 해킹을 당해 피해가 막심하다는 내용의 뉴스였다. 때문에 보안 문제를 생각하면 별도로 홈 CCTV를 구매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보안이 철저한 제품은 가격이 상당했고, 저렴한 제품은 믿음이 가지 않았다. 저렴한 제품을 구매할 바에는 차라리 앱을 이용하는 편이 가격이나 편의성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홈 CCTV 앱을 이용하려면, 가장 먼저 공기계가 필요하다. 집안 내부를 찍을 수 있는 용도인데. 보통은 사용하지 않는 옛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노트북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내게는 아이패드 프로라는 훌륭한 태블릿 PC가 있었고, 여기에 쿠팡에서 주문한 거치대까지 마련하니 더없이 훌륭한 홈 CCTV가 됐다.
공기계가 있다면, 이제 앱을 선정하면 된다. 우선, 네이버에 홈 CCTV 앱을 검색해보니 대표적인 앱 두 가지를 찾을 수 있었다. 하나는 ‘앳홈'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알프레드 집사'였다. 구글 스토어 평점이나, 블로그 평점을 살펴봤을 때 앳홈보다는 알프레드 집사가 사용성이 더 높아 보였으나, 앳홈에 대한 게시글을 먼저 본 후였기에 현재까지도 앳홈을 이용하고 있다.
약 한 달간 앳홈을 이용하고 있는데, 처음 가입이 어렵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아주 잘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일단 앳홈을 검색하면, 주황색 앱과 파란색 앱이 있다. 내부를 찍는 용도의 공기계에는 파란색 앱을, 홈 CCTV를 확인할 기계에는 주황색 앱을 설치한다. 이후 주황색 앱을 실행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된다. 페이스북과 구글 계정 연동을 통합 가입도 하나, 실제로 가입을 진행해보니 무한 로딩만 진행될 뿐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더라. 때문에 일반 회원가입 과정을 택했다. 가입 시 비밀번호는 숫자로만 설정 가능하니 이 점 기억해 주면 좋다. 또한, 로그인 시 ‘네트워크 오류' 안내 창이 뜨면서 로그인이 안 되는 겨우도 있는데. 이때는 앱을 완전히 종료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이후 파란색 앱을 실행해 홈 CCTV를 실행하고, 보안을 위해 암호 설정 등을 마치면 본격적인 사용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이 난다.
다음은 주황색 앱을 다시 실행, 오른쪽 상단에 더하기 버튼을 눌러 카메라를 추가해야 한다. 이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CID’ 방식이 편리했다. 파란색 앱에서 설정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QR코드 방식도 있는데, 가끔 오류가 발생해 추천하지는 않는다.
무료버전에서 이용할 수 있는 옵션기능은 크게 4가지로 추릴 수 있다. 각 기능은 하단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곧장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먼저 '음성소거' 기능이다. 홈 CCTV는 영상과 더불어 음성도 전달한다. 때문에 이어폰이 없거나, 조용한 실내에서 홈 CCTV를 봐야 하는 경우, 음성은 들리지 않도록 별도로 음량 조절이 필요하다. 이때, 음성소거 기능을 이용하면, 음성없이 실시간 영상 확인이 가능하다.
중앙 빨간색 '기록' 기능은 아직까지 제대로 이용해본 적은 없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홈 CCTV 영상을 그대로 녹화, 휴대폰에 별도 파일로 저장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좌측 '누르면서 대화' 기능이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내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분리불안이 심하던 시기에는 오히려 이 기능이 독이 됐다. 얌전했다가도 내 목소리를 알아 들은 오베는 다시금 흥분하면서 하울링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처음 한두번만 기능을 활용하고는 한동안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분리불안이 조금 나아진 후에는 자주 이 기능으로 오베에게 말을 건다. 대부분은 못 알아듣지만, 정말 가끔, 아주 가끔 알아듣고는 귀를 쫑긋할 때면 괜히 뿌듯하다.
하단 기능란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스와이프하면 다음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 기능은 캡쳐인데, 사실상 해당 기능을 이용하기 보다는 휴대폰 자체에서 제공하는 캡쳐 기능이 더 익숙해서 이쪽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기능들이 복잡하지 않고, 무료버전 치고는 꽤 활용성도 높아 쓸 만하다. 유료버전은 움직임 인식 등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데. 개인적으로는 지금 소개한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유튜브에서 가급적 홈 CCTV를 보지 말라는 사람도 있었다. 분리불안을 잘 견디고 있는지, 혹시 사고는 없는지 우려에서 설치했지만, 보면 볼 수록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란다.
"나는 괜찮아. 충분히 볼 수 있어"
라며, 자신만만 했는데. 역시 보지말 걸 그랬나 최근 후회하고 있다. 하루종일 나를 기다리며 문앞에 서성이는 모습도, 포기하고 캔넬에서 잠을 자는 모습도 어느 하나 마음이 아프지 않은게 없더라. 행동 하나 하나가 신경이 쓰이고, 그러다보니 틈만 나면 홈 CCTV를 보게 된다.
또 한편으로는 점점 분리불안이 좋아지는 걸 보면 가끔, 아주 가끔 흐뭇하기도 하다.
오베야, 너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너를 다 보고있어.
혼자라고 외로워 하지 않아도 돼. 이미 마음은 우리 함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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