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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봐?] # 10월 넷플릭스 추천

CULTURE

by 오즈앤엔즈(odd_and_ends) 2020. 10. 28.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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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랜만에 찾아온 히죽이다.


재택근무를 다시 시작한 지도 어언 3달이 다 되어간다. 6월이면 이놈의 지긋지긋한 코로나도 영영 이별일 줄 알았는데, 추석이 지나서도 제자리걸음이다.

 

 

코로나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마스크는 필수템이 됐고, 회사는 상시 재택근무를 실행하게 됐다. 코로나 덕분에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깨달은 회사가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재택근무를 유지한다고 공지한 것. 덕분에 나는 일주일에 한번 회의를 하기 위해 출근하면 된다. 근무시간도 유연해졌다. 일명 ‘9 to 6’ 루틴은 이미 깨져 버린 지 오래다. 내 경우에는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해 오후 3시면 퇴근을 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출퇴근이 사라지니 내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물론, 이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 없어 공부니 독서니 여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말짱 도루묵. 실상은 넷플릭스만 주야장천 보고 있다. 


오늘은 최근 봤던 넷플릭스 드라마, 영화 리뷰를 해보려고 한다.

 

 



원나라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고려 여인의 사람과 투쟁을 다룬 이야기

 

 

▲ 넷플릭스 시청 사진 (사진= 히죽)
▲ 넷플릭스 시청 사진 (사진= 히죽)

 


#기황후 (2013, 총 51부작)

 


이미 유명한 드라마다. 기황후는 지난 2013년 10월 MBC에서 제작 및 방영했다. 주인공은 무려 하지원이며, 최고 시청률 29.2%을 기록했던 바 있다. 당시 기황후는 역사왜곡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그해 하지원은 기황후로 ‘2013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한다.


자칭 사극 마니아인 내가 이 작품을 7년이 지난 2020년에야 보게 됐다. 당시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있던 터라 기황후를 챙겨보기는 어려웠고, 인기를 실감하지도 못했던 탓이다. 최근 넷플릭스에 기황후 전편이 공개돼 자연스럽게 정주행을 시작했다.

 

 

▲ (사진= 기황후 공식 홈페이지)


“7년 전 드라마가 재밌어 봤자지”



편견이었다. 이건 뭐 재밌어도 너무 재밌잖아. 분명 뻔하다고 느껴지는 플롯인데도 이거 원, 그 뻔함이 묘하게 매력 있다. 무려 51부작을 4일 만에 클리어했으니 말 다 했지. 


기황후의 매력 포인트를 뽑자면 단연코 ‘타환’ 역을 맡은 배우 지창욱이다. 타환은 기양(기황후)에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내는 인물이다. 기황후 줄거리를 “고려 여인을 향한 원나라의 지배자 타환의 짠 내 나는 순애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짠내’라는 표현을 쓰니 어딘가 찌질해보일테지만, 이 찌질함이 귀엽다고나 할까? 모성애를 자극한다.

 

 

▲ (사진= 기황후 공식홈페이지)
▲ (사진= 기황후 공식홈페이지)



주진모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이지 기황후 속에서 남자는 지창욱밖에 안 보인다. 게다가 황제 폐하 의상은 또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참. 내가 기황후를 본다니까, 누군가 내게 그러더라 “기황후는 지창욱 보려고 보는 거 아니야?”라고. 그만큼 기황후 속 지창욱은 독보적이다. 

 

▲ (사진= 기황후 공식홈페이지)

 

 

아, 물론 하지원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원 언니야 뭔들. 멋있고, 예쁘고, 사랑스럽고 이 언니는 원래 혼자 다 해 먹는 언니니까. 게다가 지원 언니 사극이야. 믿고 보는 거 아닌가. ‘다모’에서 보여준 액션, ‘황진이’에서 보여준 아름다움. 기황후에서는 이 모든 게 폭발하는 것 같다.


혹시라도 아직까지 기황후를 안 봤다면 꼭 보길. 스토리도, 스케일도 모두 만족스러울 테니. (요즘에는 왜 이런 대작 사극이 안 나오는지 모르겠다.)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교사 안은영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심상치 않은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와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시리즈

 

 

▲ (사진= 넷플릭스)

 


#보건교사 안은영(2020, 6부작)



요즘 가장 주목받는 드라마가 바로 이 작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지난 9월 25일 공개됐다. 이미 공개 전부터 원작 소설이 워낙 인기가 많았기도 했고, 주연배우가 무려 정유미 와 남주혁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 오랜만에 나오는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이기도 하고, 이미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킹덤’을 워낙 재밌게 보기 했다.(물론, ‘나 홀로 그대’같은 좀 아쉬운 작품들도 있었지만.) 게다가 은연중에 “주연이 정유미인데 중타 이상은 치겠지”라는 배우 신뢰도도 있었고.


그래서 실제로 본 ‘보건교사 안은영’은 어땠냐고?



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반’이다.


먼저 장점부터 말하자면, 우선 ‘CG’가 좋았다. ‘젤리’를 표현할 때 CG를 걱정했으나, 상당히 매력적이면서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줄거리 그대로 ‘명랑 판타지’스럽다고 표현하면 맞는 것 같다. 싸워 이겨야 할 젤리들은 징그러운 듯 귀엽고, 혐오스러운 듯, 사랑스럽게 표현됐다. 덕분에 19세 딱지가 붙은 폭력성 높은 애니메이션을 본 것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덕분에 과장되더라도, 다소 CG가 어색하더라도 “컨셉이려니” 이해할 수 있는 관용이 생긴다.

 

▲ (사진= 넷플릭스)
▲ (사진= 넷플릭스)

 


보-건, 보건교사다. 나는 안은영



다음은 음악이다. 이건 분명 취향의 문제, 개인적으로 보건교사 안은영의 OST들이 전부 극호다.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음악 역시 CG와 그 결을 같이한다. 여느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가사나 멜로디가 아니다. 게다가 중독성이 장난 아니다. 장담컨대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분명 당신도 모르는 새 흥얼거리게 된다. “보-건, 보건교사다. 나는 안은영- 나는 안은영”하고 말이다.

 

이상하기로 소문난 OST [보건교사 안은영] | The Weirdest OST ever



나중에 안 사실인데, 보건교사 안은영의 음악감독이 바로 ‘장영규’ 감독이란다. 천재 음악감독이라고 불린다는데. 백 퍼센트 공감한다. 맡았던 영화들도 살펴보면 장난 아니다. 무려 ▲달콤한 인생 ▲곡성 ▲부산행 ▲타짜 등 명작들이 수두룩하다.


아무래도 앞으로 영화나 드라마 볼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또 하나 생긴 것 같다. 바로 음악감독, 장영규 감독님은 ‘믿보(믿고 보는)’다. 

 

 

▲ (사진=넷플릭스)

 

나는 아무도 모르게 남을 돕는 운명을 타고났다, 씨발.



정유미는 ‘안은영’이 될 운명을 타고났나 보다. 그러지 않고서 이렇게나 연기가 자연스러울 리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유미 외에 어떤 배우가 이렇듯 ‘안은영’을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정유미는 그냥 안은영 그 자체라고 생각해도 좋다.


안은영은 선한 마음을 가졌지만, 어딘가 지쳐있는 평범한 어른이면서 동시에 특별한 능력을 소유한 일종의 히어로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여자 버전 '핸콕’이 떠오르기도 하네.


참 신기한 건. 안은영은 분명 의사 가운을 입은 채 장난감으로 보이는 비비탄총과 광선검을 들고 다니며 젤리와 싸우는 특별하고, 이상한 존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특별한 존재가 한편으로는 되게 평범한 여자로 느껴진다는 점이다.


도대체 정유미는 이걸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찰떡으로 연기하고 있는 거지? 글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는 나도 이렇게나 힘든데. 아무튼 ‘정유미=안은영’ 이건 백날 말해도 직접 보기 전까지 절대 이해 불가능이다.

 

▲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가장 큰 아쉬움은...


장점에 대한 설명이 참 길었다. 그만큼 매력적인 드라마다. 하지만 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아쉬움은 바로 ‘개연성’이다.


시즌제 드라마니 다음 시즌에서 다 풀어내기 위해서라고 포장을 해봐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심지어 내 경우에는 뒤로 갈수록 이상해서, 앞부분에서 지나친 부분이 있나  첫 화부터 돌려보기도 했다. 무슨 옴니버스 드라마도 아니고. 매화 스토리가 끊어지고 만다. 시즌 2에서 어떻게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개연성 없는 스토리 전개는 분명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이 드라마에 실망했다” "재미없다"라고 말하는 이유도 분명 개연성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어찌 됐던 ‘보건교사 안은영’은 아직 기대되는 드라마다. 시즌 2에서는 1에서 보여줬던 실망스러운 부분들을 만회하고, 좀 더 시청자의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친절한 드라마가 되기를 바란다.

 



사라진 엄마를 찾아야 한다! 홈즈 가문답게 탐정 본능 장착하고, 

런던에 간 에놀라. 하지만 시작부터 도망자 신세의 귀족 청년과 엮여버린다. 

그 와중에 오빠 셜록까지 따돌려야 한다니. 미스터리 가득한 이 모험,
사히 마칠 수 있을까?

 

 

▲ (사진=넷플릭스)


#에놀라 홈즈(2020.09.23)

 

에놀라 홈즈는 개인적으로 정말이지 굉장히 기다렸던 작품이다. 일단 히죽이 좋아하는 요소를 죄다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 셜록 홈즈와 19세기 말이라는 설정, 그리고 주인공 에놀라 홈즈 역의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까지. 모두 내가 환장하는 것들이다.


당연히 넷플릭스에 이 작품이 공개되자마자 봤다. 그리고 느낀 점은 “음… 딱 킬링타임 영화로 좋다”이다. 재미없다 혹은 나쁘다기보다는 생각 없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다.

 

▲ (사진=넷플릭스)
▲ (사진=넷플릭스)



에놀라 홈즈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아 떠나는 소녀의 추리와 여정을 담았다. 특히 이 소녀의 정체가 바로 ‘셜록 홈즈’의 여동생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에놀라 홈즈는 영화에서 내내 변장과 추리, 액션을 선보인다. 어린 나이에도 능수능란한 모습이 셜록홈즈의 여동생답다고 느껴진다.


중간중간에 주인공이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등 내레이션이 나와 영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도 좋았다. 적당한 액션과 화려한 의상을 보는 것도 눈요깃거리가 될만했고. 여성의 참정권이나 전통적 여성관에서 벗어나 주체적 인물이 되어가는 성장기도 보여준다. 그래서 더 에놀라에게 애정이 생기고, 응원하게 된다.

 

 

▲ (사진=넷플릭스)

 

멋진 변태 '셜록' 오빠, 어디 갔어요?



단, 단점 역시 분명하다. ‘셜록 홈즈’의 동생이라고 하기엔 추리가 놀랍다거나,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설프게 대강 넘어가는 수준이다. 가끔씩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도 세상에서 제일 섹시한 캐릭터 중 하나인 셜록 홈즈를 임팩트 없이 소비해버린다. 이토록 매력적인 캐릭터를 그저 말없이 지켜보거나, 어린 여동생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둘째 오빠로 만들어버리다니. 하. 할많하않이다. 진짜.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지만, 영화보다는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싶다. 캐릭터 설명이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지고, 추리에 대한 부분도 세심하게 파고들었다면 훨씬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왔을텐데.

 


말을 하다 보니, 되게 재미없게 영화를 표현한 것 같다. 절대 아니다. 재미는 확실히 있다. 다만 여러모로 조금씩 아쉬울 뿐.






시간이 많으니 이것저것 많이도 보게 된다. 영화부터 책, 글, 그림 등등. 최근 만난 친구 C는 내가 프리랜서인 줄 알았단다. 출퇴근이 없으니 좋긴 좋구나. 앞으로도 간간이 이것저것 보고 리뷰하는 히죽이로 돌아오겠다.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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