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4년 전부터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억이 없다. 대게 일을 하면서 보냈는데, 바빴던 기억만 몸이 기억할 뿐 정확히 무슨 일을 했는지는 생각 나지 않는다. 지난 4년간 나의 크리스마스는 그러했다.
드디어 2019년 올해, 나는 크리스마스를 온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상하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건데 포상휴가같은 이 느낌은 뭐지.
물론 연인인 볼로가 직원들을 대신하여 쇼룸에 출근해야하기에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낼 수는 없다는 나를 잠시나마 슬프게 했지만, 1분30초 만에 회복했다. 남자친구와 못보내면 어떠하리.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4년만에 되찾은 크리스마스에 혹여 갑자기 찾아올 외로움의 틈을 주지 않기 위해 나는 최근 막 솔로가 된 동생을 꼬셨고, 그녀에게 나의 엄청난 계획을 이야기했다.
하루종일 집안에서 침대에서 뒹굴면서 온갖배달음식을 시켜먹으며 넷플릭스를 정주행하는 것이다. 보라. 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계획인가. 크리스마스의 넷플릭스야 말로 최소비용으로 최고의 효율을 뽑을 미친 가성비를 자랑한다.
사실, 크리스마스가 별거 없다. 예수님의 탄생이 선물해준 하루의 달콤한 휴일이랄까. 크리스마스를 20년 넘게 겪어본 결과, 때로는 사람이 바글바글한 거리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피자 한 판 시켜놓고 노는 게 더 유익할 수가 있다. 특히나 솔로일 땐 집 밖을 나서기 보다, 친구를 불러 집에 있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는 점. (물론 잘 알고 있겠지)
그럼, 나와 같이 집에서의 완벽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정주행타겟인 ‘셜록’을 소개해 볼까 한다.
※ 셜록은 내용 상에 크리스마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지극히 개인의 취향입니다)
셜록은 시즌 4까지 완결된 영국드라마이다. 심장이 쥐었나 놨다하는 범죄 스릴러인데, 제작진과 각본가가 대단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탄탄한 스토리를 자랑한다. 매 시즌마다 포인트가 조금씩 다르지만, 찰떡궁함을 자랑하는 셜록과 왓슨의 케미와 (인간이길 거부하는) 완벽한 추리가 주를 이룬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했던 에피소드는 시즌2, 아이린애들러가 등장할 때인데 마성의 여자가 화이트 투피스를 입고 등장할 때는 여자인 나도 반해버렸다. 더불어 로맨스라고는 쓰레기통에 던져 버릴 것 같았던 셜록과의 위험한 로맨스가 있으니, 시즌 2는 매우 섹시한 에피소드들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마지막의 반전의 충격은 아이린애들러고 뭐고 뇌를 포맷해버리지만.
특히나, 솔로여인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셜록을 보며 심장이 콩닥콩닥대는 설레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아- 물론 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도대체 저남자의 어디를 보고 설렌다는 거지?’ 싶을 수 있지만, 잔말말고 딱 3회만 보라. 셜록의 섹시한 두뇌와 차가운 말투, 그러면서도 툭 튀어나오는 영국식 유머에 심장이 치일 수 있다.
시즌1,2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겠지만 시즌 3,4 로 갈수록 스케일은 커지고 숨겨진 거대한 흑막이 드러나면서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한다.
새벽 3시쯤 '한편만 더보고 자야지'하는 나, 어느샌가 다음화까지 연이어 재생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뭐할까, 고민하고 있는 당신에게 추천하고 싶다. 당신을 한 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줄 거라 확신하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엔, 딱 피자와 셜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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