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희대의 살인마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대부분의 드라마들은 그들의 비상식적인 범죄 행동과 공포 그리고 이에 맞서는 형사들의 이야기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러나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다른 드라마들과 달리 범죄자들의 마음을 알아야만 했던 사람들, 프로파일러의 나날을 집중 조명한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는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악인들의 입에서 나오는 정보들로 진실을 파헤쳐야만 하는 프로파일러의 생을 담담히 보여주면서도 범인을 특정하는 단서들로 수사해 나가는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교수를 모티브로 한 주인공 송하영은 범인 면담 필요성을 느끼고 주변인들의 멸시를 받으면서도 범인을 찾아가 이야기를 듣는다. 심지어는 같이 앉아 있기도 싫은 범죄자와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이유는 프로파일러로서 범죄자의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생각과 의견을 파악해야만 이후에 또 일어날 수도 있는 범죄를 신속하게 막을 무기를 완성할 수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파일러의 노력은 철저히 배제되었다. 송하영은 살인자의 마음을 알아내기 위하여 영치금을 내면서까지 면담을 신청한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위상이 떨어졌다 생각한 조직은 그를 비난했고 또 무시했다. 게다가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억지로 만든 범죄행동분석팀은 창고에 둥지를 틀어야만 했다.
이런 차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범죄자들의 행동 분석을 그만두지 않았다. 그 결과 아이를 잔혹하게 살인한 범죄자를 잡는데 한몫을 하는 성과를 내었다. 이전에는 골목골목 눈이 되어주는 CCTV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기에 현장에 남겨진 범인들의 흔적과 패턴을 조합하여 범인을 특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힌트가 되었다. 그 덕분에 그들은 열약한 환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행동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범죄자들은 잔인하고 극악무도하다. 범죄를 왜 저질렀는가 하는 물음에 왜 그렇게 했을까 생각해 보라 반문하는 거만함도 가졌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파일러들은 차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그들의 입을 통해 최대한 많은 정보들을 얻어야만 한다. 그들은 이런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다음 범죄를 예방하고 더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프로파일러들의 노고는 드라마를 통해서 많은 이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있다.
프로파일러는 개인의 심리적, 행동적 특성을 분석하여 다음의 행동을 예상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을 활용한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과학적 수사로 범인상을 추정하는 과정은 시청자로 하여금 재미를 선사한다. 극 중 2화에선 송하영은 단순 강도, 절도로 잡혀 들어온 범죄자를 치밀하게 심문하여 살인죄를 밝혀낸다. 드라마에서 범죄자를 초조하게 만들고 살인을 자백하게 만드는 심문 과정은 희열을 느끼게 한다. "모두 너보다 똑똑하다"라고 소리 높였던 범죄 심리학자 박지선 교수의 명언이 생각난다.
이 드라마는 몰입도가 남다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드라마는 제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교수의 일대기를 담은 책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이 원작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토리가 탄탄하고 현실 고증도 잘 되어 있는 편.
그중 특히 감명이 깊었던 것은 범죄행동분석팀을 만드는데 일조한 윤외출 수사부장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 국영수이다. 해당 캐릭터는 형사들의 강압적인 수사, 폭행 등이 만연했던 시대에 누구보다 먼저 연쇄 살인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다보고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노력했던 인물이다. 편견에 맞서 보수적 조직에서 하영을 발탁했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이 힘든 하영에게 다정함으로 숨 쉴 수 있는 넓은 나무가 되어준 그의 리더십은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이처럼 재미와 감동으로 똘똘 뭉친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이제 Part2를 앞두고 있다. Part2는 공교롭게도 두 명의 연쇄살인마가 활동하게 되면서 수사에 혼란을 겪었던 시간들의 기록이다. 앞으로 프로파일러들은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리고 어떻게 그들을 잡아낼 수 있던 것일까. 아직 끝나지 않은 6편은 2022년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난 2월 25일 다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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